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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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신작 장편소설

7년의 밤





(은행나무刊)








" 7년의 밤 "은 다 읽고 나니 머리 속에 한편의 영화와 같은 느낌으로 남는 소설이었다. 아직까지도 세령호를 둘러싼 사건들과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기만 할 줄 아는 한 아버지의 사랑이 마음 속 깊이 느껴져서 가슴한구석이 뻐근해진다. 여운이 참 많이 남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국문단에서 가장 강력하고 스케일이 큰 서사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가들 중에 한 명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정유정님의 소설을 아직 접해본적이 없던 터라 더욱 더 7년의 밤으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중에 7년의 밤을 먼저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나와 같이 그녀의 다른 소설들도 꼭 만나볼것이란 생각이 든다.

 





 

 7년의 밤은 어느 날 일어난 사건! 하나 때문에 7년이라는 세월동안 지속되어지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후회를 남기게 만드는 그런 사건말이다. 사회적으로 무능력한 남편, 실패한 프로야구선수 최현수. 이 남자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소중한 아들 최서현과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둘도 없을만큼 악착같은 현실파 아내가 있다. 실패한 야구선수 남편의 연봉 800만원! 이라는 가난속에서도 아내는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일을 해나간다. 가난을 탈출하고자 악착같이!  어느 날 그녀는 무능력한 남편에게 통장 5개를 내밀며 중산층의 대표 상징 아파트 33평을 구입한다. 그는 그런 빠듯한 삶을 살기 싫다. 하지만 아내는 원한다. 떠밀리다시피 대출금을 갚아나가기 위해 사택에 살기위해 지방으로 "세령호"라는 곳에서 직장을 잡는다.

 

 모든 일의 시작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최현수. 그는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칼같이 덤벼드는 아내와 병약한 아이를 위해 세령호를 향해 무면허음주운전을 감행한다. 그가 그때 그런 일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33평 아파트를 우리 능력에 벗어나는 그런 삶을 살기 싫다!라고 아내에게 말하였다면 그들에게 이런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원하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던 중 최현수는 한 소녀를 차로 치게된다. 여기서 그쳤으면... 여기에서나마 그쳤다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무면허음주운전과 한꺼번에 떠오르는 아내와 아들, 33평집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눈을 뜨고 "아빠"라고 부르는 소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세령호에 던져버렸다. 일어난 일이 사고에서 살인으로 바뀌어버렸다. 돌이킬 수 없는 살인.

 

 작가는 "눈앞에 보이는 최선을 두고 최악의 패를 잡는 이해 못할 상황도 빈번하게 벌어진다."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사람이 살면서 정말 최선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이기때문에 늘 최선과 최악을 사이에 두고 갈팡질팡하게 된다. 책 중반에 "멈춰라 생각하고 행동하라"라는 말이 계속 머리에 남는 이유도 작가의 이 말때문이었던 것 같다. 최선을 두고 최악의 패를 잡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멈춰라 생각하고 행동하라.... 계속 되네이게 된다.

  

 





 


 7년의 밤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한인물에 대해서만 감정을 담은 것이 아니라 인물 한명 한명 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물의 마음 속에 들어가 사실이 나닌 진실을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에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끈을 보여주는 복선으로서의 "웃는 해골"도 참 매력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실패한 프로야구선수에서 살인자가 된 최현수, 아버지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7년동안 타지를 떠돌며 '살인마의 아들'로 살아온 그의 아들 최서원, 그리고 그저 억척스럽게만 보였던 그의 아내 강은주, 자신만의 아픔을 간직한채 현실에서 도피중인 마음 따뜻한 작가 승환, 진정한 살인자 요영제, 목숨을 잃게된 소녀 오세령, 남편의 폭력에 못이겨 딸을 버리고 프랑스로 홀로 도망간 오영제의 아내 하영. 7년의 밤은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담아낸다. 뉴스에서 간단하게 전해지는 듯한 사실에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도 있나라는 생각에서부터 어릴 적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도 새삼느끼게 되는 사람에 대해 내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아주 어두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사람에 대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아들을 맹목적으로 사랑만 해온 아버지 최현수의 뒷모습과 그런 아버지를 마냥 쳐다보며 좋아했던 아들 최서현의 뒷모습이 각인되어 버렸다. 그래서 살인사건! 음울한 세령호를 배경으로 한 다소 이 음침하고 우울한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보이는 것 같다.  이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정유정님의 다른 소설들을 빨리 집어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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