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건과 에피소드로 보는 도쿠가와 3대
이언숙 옮김, 오다와 데쓰오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역사 관련서적을 고를 때는 실망할 때가 더 많다. 한글로 번역되어있거나 한국 사학자가 기술한 일본사 관련의 대부분의 책은 고대사나 근세/현대사에 집중되어 있기 마련인데, 그 내용의 대부분은 그 역사가 어떻게 왜곡되어 있나라든가 그들이 어떻게 주변국을 파멸시켰나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읽고 싶은 일본사는, 중세 일본에서 일어난 일본인들끼리 만들어간 한편의 드라마이다. 전쟁을 통해서 한 부락을 초토화하고 한 지방을 파멸시킨다. 그 뒤에는 항상 관련된 여러 인간군상의 다양한 드라마가 펼쳐지기 마련인데, 그러한 것을 옛날 이야기인 양 접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일본사 관련 서적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그 시대는 덜 조명받는 듯 하다.
그래서 오히려 온라인으로 일본사 관련책을 선택할 때는 더 조심스러웠던 것이, 보통 그런 중세사를 다른 한국 사학자나 번역가들의 자질이 검증받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알라딘을 통해서 주문했던 '세키가하라 전투'는 책의 그 조잡한 편집과 3류 수준의 번역으로 수준 이하의 작품이었다. 온라인 구매의 맹점은 역시 직접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혹시 또 같은 실수를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 이 책을 구입하기까지에는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감수를 해준 이가 일본의 사학과 교수란다. 아무려면 자국의 역사를 기술하는데, 그 저자 개인의 왜곡된 시각이나 딸리는 필체로 쓰여진 책을 인정해주지는 않겠지 싶은 마음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만큼 객관적으로 잘 기술된 책이다.
역사서를 선택할 때는, 그 시대를 처음으로 접하는 초보자는 일단 그 당시를 객관적으로 기술한 책부터 읽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도쿠가와 막부의 초기 3대 시기에 대한 초보자로서 접하기에 손색없는 객관적으로 기술된 역사서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솔직히 이 책의 구매는 흡족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