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部

 


 

 

 


<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요 가의 카페>

 

 <닥터 에드>가 그 <이탈리안 클럽(Italian Club)> 앞에 도착했을 때 <닥터 험프리즈>는 열려 있던 창(窓) 근처 탁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다 낡은 셔츠칼라(collar)에 냅킨(napkin)을 꽂고 있었다. 그는 마치 <플로렌스(Florence)>에 살았던 <빅토리아 조(朝-the Victorian Age)> 때의 문인(文人)들처럼,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항상 양복에다 넥타이와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마치 <지성의 상징>이라는 듯 얼굴에는 항상 철(鐵) 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몇 년이나 검안(檢眼)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지만...

 

 그리고 또 그때, 그는 마치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는 양, 앞에 놓였던 <굴라시>를 감정하는 듯한 눈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의 백발(白髮)에서 갈색의 머리카락들이 드문드문 보였고, 그가 꽂고 있던 냅킨에도 그런 색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굴라시>를 먹다가 흘렸던 것이었다.

 

 <닥터 에드>는 바깥에서 그의 그런 모습을 잠시 지켜보고 섰다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먼저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가 잠시 깜짝 놀라는 척 하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내가 써두었던 것을 봤던 모양이군?"

 그러자 또 <닥터 에드>가 그의 앞자리에 앉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어차피 여기 계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것을 보고 올 줄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니, 나는 자네일 줄은 몰랐지!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보고 올 것이라고는 생각했었네, 누군가는!"

 

 그는 이 부분에서 힘주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러셨습니까? 저는 <호텔 나시오날(Hotel-Nacional-내셔널)>에서 식사라도 같이 할까 해서 찾아갔던 것입니다만?!..."

 

 그리고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 식당 안을 한번 둘러봤다.
 그러자 그때, 그 안에는 그 두 사람밖에 없었다.

 "아, 고맙게도!..."

 

 그러자 <닥터 험프리즈>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다음 기회를 즐겁게 기다리도록 하지! 하지만 그럴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곳의 <굴라시>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군? 맛은 별로지만! 그래도 배는 채울 수 있을 정도니 말이야?"

 <닥터 험프리즈>는 상당히 마른 몸의 노인이었다. 그래서 또 마치 그는 바닥 없는 구멍을 가득 채우려는 듯한 희망 없는 희망을 가지고서 긴 시간 동안 열심히 먹기만 하는 사람 같은 인상을 주는 사람이었다. <닥터 에드>는 그런 그를 보다가 자신도 <굴라시>를 주문했다. 그러자 또 <험프리즈>가 깐깐한 태도로 이렇게 말을 했다.

 

 "자네를 여기서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나는 분명히 지사(知士)가 자네를 초대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오늘의 만찬(晩餐)에는 분명히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때서야 <닥터 험프리즈>가 왜 그 거울 앞에 그런 메모를 붙여두었던가에 대해서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그곳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단 세 사람, 그리고 그 <험프리즈>는 이미 그 지사(知士)로부터 한번 초대를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그날도 그는 지사(知士)로부터 그런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고, 그래서 또 아마도 그 메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문도 잠그지 않았던 채로, 그리고는 잘 보이는 거울 테두리에다 붙여두고 나왔던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러자 또 마치 <닥터 에드>가 헛된 희망은 갖지 말라는 듯 이렇게 말을 했다.

 "오늘은 <찰리 포트남> 씨가 초대된 것으로 압니다만?"
 "음, 그랬구먼! 우리 명예영사(名譽領事)가!"

 

 그러자 <닥터 험프리즈>는 그 <명예영사(名譽領事)>란 부분에서 힘을 주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는데, 그러자 또 그때부터 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 이렇게 이어졌다.

 

 "그런데, 오늘밤은 외교(外交)상의 만찬이기 때문에, 명예영사(名譽領事)의 부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을 했을지 모르겠군?"
 "미국(美國) 대사(大使)는 독신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형식 같은 것도 없이 남자들만 모인 파티였을 겁니다."
 "음, 그렇다면 <포트남>의 부인(夫人)을 불러서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겠군? 명예영사(名譽領事)는 지금 한창 그들과 어울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 지사(知士)는 당신과 나는 왜 부르지 않았을까?"

 

 <닥터 험프리즈>는 그것이 계속 걸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왜?"

 "아무래도 우리는 공무(公務)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요!"
 "하지만 예수교회의 유적(遺蹟)에 관해서라면 <찰리>보단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내가 알기로 그 미국(美國) 대사(大使)가 이곳에 온 것은 바로 그 유적(遺蹟)들을 둘러보기 위해서인데, 그래서 홍차(紅茶)나 <마테 차>의 수확이나 보려고 온 것은 아니잖아? 정말 믿을 수 없는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그 미국(美國) 대사(大使)들은 전부 실업가(實業家-장사꾼)들임에 틀림없을 거야!"
 "이번 대사(大使)는 그래도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습니까? 거기다 예술(藝術)과 역사(歷史)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싹쓸이하기 위해서 왔다는 의심은 들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 이번 대사(大使)는 이 지방의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학문적(學問的)인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조금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지 재무장관(財務長官)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게 아니면 빌려준 돈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조금 들지만요!"
 "그런데 그 대사(大使)는 건배(乾杯)의 인사는 물론, 웬만한 일상회화도 <스페인어>로 한다고 하던데?"
 "그럼, 꽤 빠르게 진보(進步)하고 있군요?"
 "음, 그런데 자네는 그에 대해서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군? 그렇다면 대사(大使)는 내일 그 유적(遺蹟)들을 둘러보러 갈 것 같은가?"
 "아닙니다. 오늘 벌써 갔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오늘밤 안에 비행기로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Argentina의 수도)>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허허, 그럼 신문(新聞)이 오보(誤報)를 냈나?"
 "공식발표(公式發表)의 스케줄이란 것은 부정확할 때가 많지요! 지사(知士)가 사고(事故)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고요!"
 "뭐? 사고(事故)라니! 여기서? 설마 그럴 리가! 우리가 여기 온지도 벌써 20년이야. 그런데 그동안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그리고 그런 사고(事故) 같은 것이 생기려면 <코르도바(cordoba-아르헨티나 중북부 코르도바 州의 도시)>밖에는 없어! 그런데 이 <굴라시>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

 그리고는 마치 동의를 구한다는 듯 <닥터 에드>의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봤다.

 그러자 <닥터 에드>가 마치 그때가 언제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다.

 "네, 저는 이것보다 더 나쁜 것도 먹어봤으니까요!"

 그러자 또 <닥터 험프리즈>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그건 뭔가? 호주머니에 책 같은 것이 삐죽 나와 있군?"
 "아, 이건 저의 환자(患者)가 쓴 것입니다만..."

 그러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말을 하면서 책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또 <닥터 험프리즈>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아니 이건 <사아베드라>의 책이 아닌가?"
 "네!"
 "음, 자네도 이걸 읽고 있는 모양이지?"

 그러자 또 마치 <닥터 험프리즈>가 경멸하는 투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물었다.

 "그래, 읽어보니 어떻던가?"
 "네, 재능(才能)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또 <닥터 험프리즈>가 발끈하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뭐, 재능(才能)이라고? 자네는 졸작(拙作)을 좋아하나 보지? 그럼, 자네는 정말로 그 사람이 말하는 명예(名譽) 어쩌구 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는 모양이지?"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그리고는 또 <닥터 에드>가 진중(鎭重)하게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저는 불신(不信)의 생각을 보류(保留)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서 객관적(客觀的)인 생각이 그렇다?!"
 "네, 뭐!..."
 "무슨 소린가?! 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의 할아버지들이 <가우초(gauchos-가우초바지로, gaucho가 입는 복사뼈까지 오는 헐렁한 바지)>를 입고, 말을 타고 다녔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그렇기 때문에 그 사아베드라(Saavedra)의 <남자의 명예(名譽)>란 것도 <찰리 포트남>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야! 그런데 이제 곧 그 <찰리>의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이 사실인가?"
 "네."

 

 그러자 또 <닥터 험프리즈>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그럼! 그 행운의 애비는 누구인가?"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 아이의 아버지는 당연히 <찰리>죠!"
 "뭐? 그 늙은 주정뱅이가? 그리고 자네는 그 부인의 의사가 아닌가 말이지! 그러니 조금이라도 좋으니 내게 그 진실(眞實)을 말해주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절대로 말을 하지 않을 테니!"
 "그런데, 항상 그렇게 진실을 좋아하십니까?"
 "뭐,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사실, 진실이란 것들이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것들이어야 말이지! 그러니까 비극적(悲劇的)인 이야기지만, 그 진실이란 것들도 다 따지고 보면 인간들이 지어낸 것들이 태반이란 말이지!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 <굴라시>만 해도 말이지, 자네가 여기에 뭐가 들어갔는지 알게 되면 아마 토하고 말거야!"
 "그럼,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아신다는 말씀입니까?"
 "아아, 그만 둬! 어떻게 전부들 공모(共謀)해서 나 하나만 몰아붙이는 거야?"
 "그러시면?..."
 "그럼, 자네까지 나를 믿지 못한단 말인가?!"
 "네? 그럴 리가요!"
 "뭔가 자네! 지금도 나를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잖아?! 그리고 그 <사아베드라>만 해도 그렇고. 그리고 그 <찰리 포트남>의 아이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무튼, 이렇게 되면 자네 때문에라도 그 아이가 여자아이로 태어나길 빌어야겠군?!"
 "네? 그건 또 왜입니까?"
 "허허, 이 사람아! 그래야 자기 아버지를 닮아서 못 생긴 여자로 태어날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마치 한심하다는 듯 <닥터 에드>를 잠시 쳐다보고 있다가

 그때부터 남은 빵으로 접시를 깨끗이 닦아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어째서 나는 항상 배가 고픈지 알 수가 없는 걸까? 뭐, 좋은 음식 같은 것은 먹지 않았지만, 그래도 영양식품 같은 것은 좀 챙겨먹었던 편이었는데 말이지?"
 "궁금하시면 진찰을 한번 받아보시지요! <뢴트겐(Röntgen-X線)>도 한번 찍어보시고..."
 "아니야, 아니야, 됐어!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다른 사람과 얼마나 차이가 있냐는 것이야! 그러니 그런 것은 나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지!"
 "그러시면 왜 물어보셨는지?..."
 "뭐, 일종의 회화(會話)의 양동작전(陽動作戰-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하여, 실제 전투는 하지 않지만, 병력이나, 장비를 기동함으로 해서 마치 공격할 것처럼 보여서 적을 속이는 작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양동작전입니까?"
 "음, 마지막 남은 빵 한 조각을 먹을 때의 결정적인 아쉬움 같은 것을 감추기 위한 뭐, 그런 것이지!"
 "여기서는 빵을 원하는 만큼 주지는 않는 모양이지요?"

 그리고는 <닥터 에드>가 웨이터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웨이터! 여기 빵을 좀 더 주세요!"

 그러자 잠시 후, 단 한 사람뿐이었다던 그 <이탈리아인>이 질질 끄는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빵 3개가 담겼던 바구니를 가지고 왔는데, 그리고는 빵이 한 개도 남지 않을 때까지 살기(殺氣)를 가득 담은 듯한 불안한 눈빛으로 바구니를 내려다 봤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빈 바구니를 들고 돌아가자 <닥터 험프리즈>가 또 이렇게 말을 했다.

 "봤지? 저 자식 방금 손짓이 거슬리지 않았나?"
 "아니요!"
 "아니, 방금 손가락을 두 개 내밀었잖아? 그것은 누군가가 자신을 노려보거나, 또는 재난(災難) 같은 것을 만났을 때, 그런 좋지 않은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할 때나 보이는 행동이야! 저 녀석, 아마도 나에게 무슨 악감정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 내가 언젠가 <폼페이(Pompeii-이탈리아의 나폴리 동남 21km에 있었던 고대도시로, 79년 Vesuvius화산폭발로 매몰되었다가, 1755년부터 발굴되기 시작했음)>의 <마돈나(Madonna-성모마리아 또는 성모상)>의 일로 실례의 말을 했던 적이 있었거든!"
 "네... 그리고 다 드시고 체스(chess)나 한판 두시겠습니까?"

 그러자 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닥터 험프리즈>도 긍정의 뜻을 이렇게 표했다.

 "뭐, 그러든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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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요 가의 카페>

 

 그 <이탈리안 클럽(Italian Club)>이라는 곳은, 도로(道路)를 마주보는 위치에 서있었던 식민지(植民地) 풍의 아주 인상적(印象的)인 건물 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이탈리아 위인(偉人) 흉상(胸像)이 몇 개나 서있었지만, 너무 오래 되고 얼룩이 져서 새겨진 글자는 잘 읽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또 대충 상식적인 견해로 봤을 때 그것은 <카밀로 벤소(Camillo Benso-1810년-1861년, 카보우르 백작. 이탈리아의 정치가, 이탈리아 통일의 지도자. 아래의 주세페마치니, 그리고 주세페 가리발디 함께 이탈리아 통일 3걸로 불린다. 아래 사진 왼쪽)>와 <주세페 마치니(Giuseppe Mazzini-1805년-1872년. 이탈리아의 애국자로서, 민주운동을 전개했던 사람. 이탈리아의 애국자, 혁명가. 아래 사진 오른쪽)> 정도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또 그곳은 높은 창문들 위에 돌로 장식된 꽃이 있었던 건물과 도로 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 옛날에는 <이탈리아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했지만, 그러나 그때 그 <클럽> 등에 남아 있었던 것은 흉상(胸像)과 <로마> 숫자로 <19세기>의 어떤 날짜가 새겨져 있던 당당한 정면(正面)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또 그 안에는 탁자가 몇 개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도 식사가 가능했다. 그리고 또 그때, 단 한사람 남아있던 그 <이탈리아인>은 <나폴리(Napoli)> 출신의 고독(孤獨)한 급사(給仕)였다. 그리고 그 식당의 요리사는 <헝가리> 계의 남자로, 그가 만들 수 있었던 음식은 거의가 <굴라시(goulash-소고기와 양파 그리고 고추와 파프리카 등으로 만든 매운 수프로 헝가리 전통 음식의 하나. 구야시라고도 하며, 한국의 육계장 맛과 비슷하다고 함)>뿐이었다.

 

 

                                     

<빈 풍의 구야시>

 

 그런데 그 요리사는 <굴라시> 내용의 질(質)을 교묘하게 속여서 조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 그것은, 최상품의 육우(肉牛)는 그곳에서 800킬로미터도 더 떨어져 있었던 수도(首都)까지 배를 타고 가서 사와야 했기 때문에 <닥터 에드>가 봤을 때는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을 했던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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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一 部

 


 

 

 


<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그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그때, 별들이 가득했던 하늘에서는 <남십자성(南十字星)>이 십자가(十字架)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또 그때는 이미 어둠에 묻혀서 겨우 존재의 흔적만 검게 나타내고 있던 지평선을 방해하는 불빛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또 그 주위로는 인가(人家)의 불빛이라거나, 차라리 티브이안테나 탑(塔)을 표시하던 불빛조차도 없었다.

 그는 그런 것들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집으로 돌아갈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의 마지막 환자였고, 가벼운 열병(熱病)의 기운이 있었던 <재무장관(財務長官)의 부인(夫人)>에게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또 그날은 마침 <찰리 포트남>이 그곳 지사(知士)와 저녁식사를 하기로 되어있던 날이었다. 그것은 또 그 지사(知士)가 주빈(主賓)이었던 미국(美國)대사(大使)를 만나기 위해서는 통역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통역의 역할로 <찰리 포트남>이 선택되었는데, 그 때문에 <찰리 포트남>의 아내 <클라라((Clara)>가 그때가 바로 호기(好機)라고 생각하고는 자신에게 전화연락을 할지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날이었다면 몰랐지만, 그날 밤만은 그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 이유는 그날 밤에는 그의 성욕(性慾)이 불안(不安)에 의해서 마비(痲痺)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또, 무슨 이유 때문으로 그날 밤에는 <찰리 포트남>이 빨리 귀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는 그날 저녁에는 밤늦게까지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그때쯤이면 파티도 모두 끝이 나고 <찰리>도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은 적어도 명예(名譽)로운 남자는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 모든 사실을 알게된 <찰리>가 칼을 들고 자신에게 달려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몸에서 소름이 끼쳐지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그곳을 떠났던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재무장관(財務長官)의 부인(夫人)>에게로 가서 상태를 봐주고는 <호텔 볼리바르(Bolívar)>로 향했다. 하지만 그때 <닥터 험프리즈(Humphries)> 노인(老人)은 어디로 가고 그곳에는 없었다. <닥터 험프리즈>는 그 호텔의 1층에, 그러니까 관수기(灌水機-물을 대는 기계 또는 그런 장치. 여기서는 샤워시설 정도)가 설치되어 있던 작은방 하나를 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 안에 단 한 개뿐이었던 창문은 먼지투성이의 종려나무(야자과의 상록 교목) 한 그루와, 물이 나오지 않던 분수(噴水)가 있던 정원(庭園)과 면(面)해 있었다.

 그때 <닥터 험프리즈(Humphries)>는 방의 문을 잠그지 않고 외출하고 있었다. 그것은 또 그가 생각했을 때, 그만큼 자신이 그곳에서 안주(安住)하고 있다는 자신감(自信感) 같은 것을 과시(誇示)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을 보자 문득 자신이 <파라과이>에서 살았을 때 자신의 아버지가 밤이 되면 문이란 문은 모조리 다 잠갔던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것은 도둑이 들 것을 염려해서 그랬던 것이라기보다는, 그의 아버지는 경찰이나 군대가 들이닥친다거나 또는 정부(政府)가 보낼지도 몰랐던 암살자들로부터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그때 그런 사람들은 단 한명도 오지를 않았다.

 그리고 또 여기서, 이야기가 나온 참에 그 <닥터 험프리즈(Humphries)>의 방에 대해서도 조금 소개를 하고 넘어가면, 그의 방에는 침대와 화장대(化粧臺) 그리고 두 개의 의자와 세면기(洗面器) 그리고 관수기(灌水機)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유 공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 안을 통과하려면 만원(滿員)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처럼 악전고투(惡戰苦鬪)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다 또 그는(Humphries)> <라이프지(Life-誌-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의 스페인어판(語版)에서 오려냈던 새로운 사진을 벽에 붙여두고 있었고, 그것은 또 말을 타고 군기경례분열식(軍旗敬禮分列式)을 하고 있던 여왕(女王-영국여왕)의 사진이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왠지 그것이 자꾸 신경 쓰였는데,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가 그런 사진을 벽에 붙여두었다는 것은 십중팔구(十中八九) 자신의 애국심(愛國心)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노스탤지어(nostalgia) 즉, 향수병(鄕愁病)에 기인한 행위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다 또 그 방에는 항상 습기(濕氣)가 차있었기 때문에 벽에는 얼룩이 많이 져있었다. 그래서 또 <닥터 험프리즈>는 손쉬운 방법으로 그런 사진들로 그것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진의 선택에 대해서도, 그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닉슨(Nixon, Richard Milhous. 1913년부터 1994년. 미국의 정치가, 공화당원으로 두 번 부통령을 역임하고, 69년 제3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나, 소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74년에 실각함. 나머지 상세한 것은 후술 또는 생략함)>의 얼굴을 보는 것보다는 여왕을 보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던 때문으로 그렇게 했던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그리고 또 참고로, 그 <라이프지>의 같은 호(號) 안 어딘가에는 <닉슨>의 모습도 함께 들어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작은방 안은 시원하기는 했다. 그러나 역시 그것도 습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또, 그 옆에는 샤워를 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작은 공간으로 관수기(灌水機) 앞에 비닐로 커튼을 쳐둔 곳이 있었는데, 그런데 그 타일바닥이 관수기의 고장으로 인해 항상 물에 젖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그의 침대는 정연(整然)이라기보다는 잡연(雜然)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 정도로 어수선했고, 그것은 또 침대시트만 봐서도 울퉁불퉁 또는 우툴두툴했던 것이 마치 사해(死骸) 위에 씌운 백포(白布) 같았다고 하면 더 어울릴듯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그 위에 둘둘 말아서 매달아 두었던 문장(蚊帳-모기장)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 같았던 회색구름처럼 보였는데, 그래서 또 <닥터 에드>는 그런 것을 보면서 <자칭(自稱) 문학박사(文學博士)>라고 했던 그를 생각할 때면 항상 <안됐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는 <그런 것이 자유의지(自由意志)를 가졌다는 인간의 참모습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러면 또 필연적으로 <그런 인간도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것은 결국 앞으로 금방 죽음을 맞이할 한 인간이 선택한 마지막 장소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곤 했던 것이다. 그럴 때면 또 그는 자연스럽게 <우리 아버지도>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것은 또 불안한 마음으로 이어지곤 했던 것이다.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때쯤에는 그의 아버지의 나이도 그 <자칭(自稱) 문학박사(文學博士)>와 비슷한 연배(年輩)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는데,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마도 <닥터 험프리즈(Humphries)>보다 훨씬 더 열악(劣惡)한 환경에 처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 * *

 아무튼 잠시 후, 그는 그의 방 거울에 붙어있던 다음과 같은 글의 메모(memo)를 발견했다.

 <이탈리안 클럽(Italian Club)에 갑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아마도 <닥터 험프리즈>가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學生) 누군가가 자신이 부재(不在) 시에 올 것을 예상해서 문도 잠그지 않았던 채로 그런 메모를 잘 보이는 거울에다 붙여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 <이탈리안 클럽>으로 가기 위해서 서둘러 그 호텔을 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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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一 部

 


 

 

 


<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그때, 조금 전에 지나갔던 그 배가, 그때는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 대안(對岸)의 관목(灌木-떨기나무)이 가득 자란 늪지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그런 것을 보면서 <모레노>의 마음인 <과묵함>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책을 폈을 때, 이야기는 갈등의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의 아내는 그런 생활을 견디지 못했던지 그 집에 임시로 고용되어서 일을 하러 왔던 젊은이와 눈이 맞아서 도망을 가버렸다. 그 남자는 젊었던 데다 잘 생겼고 거기다 말솜씨도 아주 좋았다. 그 때문에 그의 아내는 금방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던 모양이었지만, 하지만 그 후, 그의 아내는 그 남자를 따라갔던 어느 바닷가의 마을에서 행복하지는 못했다. 그곳에서 그 남자는 일거리를 찾지 못했고, 그 때문에 두 사람은 끼니조차 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때부터 동네의 술집을 전전하며 외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잔뜩 취한 채로 집으로 들어와서는 그녀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모레노>의 집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후에 그녀는 다시 <모레노>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을 본 <모레노>는 자신의 아내가 너무도 반가웠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던 때문으로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평소에 먹었던 형편없는 식사를 했을 때처럼 식탁에 가만히 앉아서 말없이 두 손으로 턱을 괴고만 있었는데, 그때 그의 아내가 '마테 차'를 들고 와서 다시 그의 앞에 섰다...>


 그러자 그는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버려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때 남았던 페이지는 100페이지나 되었다. 그래서 또 당연하게 그때까지는 그 <모레노의 마치즈모>도 충분히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그 결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 페이지를 빨리 넘기며 내용을 확인했을 때,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흘러가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 후 <모레노>는 그 남자가 있던 술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는 가져 갔던 나이프(knife)를 들이대며 결투를 신청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웃으면서 승낙을 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모레노>보다 훨씬 젊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서 결투에 임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아내가 달려와서 <모레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는 울면서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두 남자는 결국 승부에 임했고 예상대로 <모레노>는 그 젊은 남자의 칼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울면서 <모레노>의 가슴에 쓰러졌다. 그리고 잠시 후 <모레노>는 그의 아내를 용서하면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는 <사아베드라>의 글 쏨씨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의 글에서는 장중(莊重)한 음악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있었고, 거기다 운명(運命)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 느낌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또 그는 때때로 그 우울증(憂鬱症)환자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고 싶다는 충동도 느끼고 있었다.

 <보시오,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니요! 인생이란 위엄(威嚴) 같은 것도 필요가 없고, 더욱이 불가피적(不可避的)이란 것들도 하나도 필요가 없는 것이오. 아니, 오히려 인생에는 놀라운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조리(不條理)란 것이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는 희망이 있는 것이며, 그래서 또 어떤 암(癌)에 걸렸다거나, 아니면 보통의 감기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찾아보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도 나타나기 마련인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오!>

 어쨌든, 그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뒤적거렸다. 그러자 <모레노>는 그곳에서 서서히 죽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하늘을 찢는 듯한 그의 아내의 비명 속에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모레노>의 완고하게 닫혔던 입가 근육의 느슨함이, 마치 존재(存在)란 거대(巨大)함의 고통 앞에 눈을 감기 전에 자기 아내가 와주었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 같은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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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一 部

 


 

 

 


<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아무튼, 그날도 그가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기 시작하자 그 옆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호기심어린 눈빛을 하며 그를 보고 지나났다. 그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자신을 외국인(外國人)이라고 생각해서 <저런 외국인들은 저렇게 벤치에 앉아서 책도 보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곳의 남자들은 주로 길모퉁이 같은 곳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창(窓)에서 몸을 내밀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처럼 그렇게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을 그곳에서는 단 한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 또 비록 그 역시도 그곳에서 태어났고 생활해 나가고는 있었다지만, 그러나 결코 그들과 같이 동화(同化)되지는 않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아베드라>는 한때 <수도(首都)>에서 비평가들에게도, 일반 독자들에게서도 인기가 아주 높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후에 서평(書評)을 하던 사람들, 거기다 그에게 악의(惡意)를 가졌던 여자들, 그리고 신문기자들로부터 무시(無視) 당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그는 <수도(首都)>를 떠나서 그곳 <북부(北部)>로 자리를 옮겨왔던 것이다. 그러자 또 그곳은 과거 그의 증조부(曾祖父)가 지사(知士)를 지냈던 곳이었던 때문이었던지 금방 그가 <수도(首都)에서 온 유명한 소설가>란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그러자 또 그는 그곳 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실제로 그의 작품을 단 한번이라도 읽어봤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는데, 어쨌든 그럼에도 신기하다 싶었을 정도로 그곳에서는 그의 작품들이 마치 정신적(精神的)인 성물(聖物)처럼 되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닥터 에드>가 봤을 때, 그리고 또 그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 간에, 그의 <신화(神話)세계>는 자신이 어렸을 때 발견했던 특별한 장소라든가 또는 그가 휴일을 보냈다던 아주 먼 남쪽의 <트렐레우(Trelew-아르헨티나 추부트 주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 249㎢, 높이는 11m, 인구는 2012년 기준 98,602명. 추부트 강 유역과 접하고, 1886년 영국 웨일스 출신 이주민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근처 해변의 작은 동네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또 그는 <모레노> 또는 그런 사람과는 만났던 적도 없었다. 단지 어느 날 밤 <트렐라우>의 어떤 작은 호텔의 바(bar)에서 어떤 남자가 말없이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것을 보고서 <모레노>란 인물을 구상했을 뿐이었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사아베드라>가 <수도(首都)>에 있었을 때, 그의 옛날 친구였고 또한 그를 깊이 경멸하고 있었다던 어떤 남자로부터 들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또 그런 증언(證言)으로 다변(多辯)적인 조울병(躁鬱病)의 발작(發作)에 고민하고 있던 그를 파악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면, 그가 그 <사아베드라>의 과거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되었던 것은 어느 정도 유익했던 것이었다고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런 것들을 토대로 생각했을 때 <사아베드라>의 전(全) 작품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성격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간의 경력(經歷) 같은 것은 조금 변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러나 그의 <침울한 침묵(沈默)>만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젊었던 날의 <사아베드라>의 발견에 동행했던 그 친구이자 적(敵)이었던 그 남자는, 그에게 경멸(輕蔑)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까지 질렀던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 자(者)를 도대체 어떤 놈이라고 생각하는가? 설마 <마치즈모-남자의 명예>를 가진 웨일즈(Wales) 인(人)이라는 말 따위를 들었던 것은 아니었겠지?! 하기야 그쪽에는 <웨일즈 사람>들이 조금 살고 있기는 하지! 하지만 그 놈이 1주일에 한 번씩 그 촌구석에서 바깥으로 나온 것은 순전히 술을 마시기 위해서일 뿐이었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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