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찰리>는 자신의 자랑이라던 그 <포트남의 프라이드 호>에 대한 말을 처음으로 했었다.
그러자 그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네? <포트남의 프라이드(pride) 호(號)>라구요?"
"응! 나의 자랑인 명마(名馬)를 말하는 것이네! 하지만 그 반병(半甁)에서 조금이라도 넘어선다면 그때는 어떤 잔이라도 좋네! 아니, 리큐어 잔(liqueur glass-리큐어용의 아주 작은 잔)이라면 더 좋겠지! 하지만 그때도 중요한 것은 적당량이야! 그러면 나는 다시 내 자신으로 돌아오고, 그때는 마치 왕(王)이라도 된 기분이 되지!"
"네, 그렇군요..."
"음, 그리고 언젠가 한번 누구 왕실(王室) 사람의 유적(遺蹟)으로 놀러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동행했던 세 사람이 두 병을 마셨는데 정말로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지, 진짜로! 하지만 그것은 아주 특별했던 일이었지만, 그러나 또 마치 그때는 <캡틴 이스키에르도(captain Izquierdo)>가 된 느낌이었지!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다음에 언제 한번 이야기를 해주지! 그러니 내가 까먹었거든 자네가 먼저 이야기를 해주게!"
하지만 그때 <닥터 에드>는 <찰리>의 말을 다 이해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느덧 목적지에 다 왔다고 생각했을 때 이렇게 말을 했었다.
"네, 그런데 영사관(領事館)은 어디입니까? 저 다음 모퉁이를 돌아가면 됩니까?"
그러자 <찰리>가 마치 자기 도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듯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음, 그렇지. 하지만 그 다음, 그 다음도 괜찮네! 아니면 그 다음도 괜찮고!"
"네?!"
"아, 나에겐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네! 그리고 자네와 함께 이야기를 해보니 아주 즐겁군? 그런데 <닥터>! 나는 아직 자네 이름도 모르는데?..."
"네, 에듭니다! 에드워드!"
"음, 그렇군! 근데 내 이름은 알고 있나?"
"네!"
"음, 그 사람이 가르쳐줬나보군?"
"네!"
"음, 그리고 내가 학교에 다녔을 때, 내 이름은 <메이슨(mason)>이었어! 그러니까 <포트남>과 <메이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이야기지."
"네..."
"음, 그리고 내가 그때 다녔던 학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었던 영국인 학교였지! 하지만 성적이 특별히 좋았던 것은 아니었고, 그것 역시 적당했었지! 그리고 학급에서 무슨 위원(委員)이니 하는 직책 같은 것도 맡았던 적이 없었고, 그래서 내가 했던 것이란 고작 구슬치기 팀(team)을 조직해서 놀았던 것뿐이었지! 그리고 뭐, 꼭 공인(公認)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었기로 그 학교는 제법 수준이 높았던 학교였어! 그리고 또, 그 학교의 교장(校長)은 이름이 <아덴(aden)>이었는데, 우리들은 그 선생을 <개코선생>이라고 불렀었지! 그리고 그 후에 새로운 교장이 왔었는데,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나중에 영사(名譽領事)가 되었을 때 축하편지도 보내주었어. 물론, 내가 먼저 편지를 보내서 그런 기쁨을 알려주었던 결과였기는 했었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래서 그 사람도 분명히 나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했을 거야!"
하지만 <찰리 포트남>의 이야기가 길어지자 <닥터 에드>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영사관(領事館)이 보이면 말씀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그러자 또 마치 별 것 아니라는 듯 <찰리 포트남>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벌써 지났네, 하지만 괜찮아! 내 정신은 말짱하니까! 그러니 한 바퀴 더 돌지 뭐! 우선 오른쪽으로, 그 다음에는 왼쪽으로, 그렇게 해서 밤새도록 우리 드라이버나 하면 어떨까? 자네 볼수록 마음에 드는데 말이야? 그리고 일방통행 표시 같은 것은 무시하게! 나에겐 외교관특권이란 것이 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내가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 동네에서는 마땅하게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이네. 그러니까 스페인사람들은 코만 높아서 사람의 정(情)이란 것도 없고, 우리 영국인들과 달리 집이나 가정(家庭)이란 개념도 부족해! 그런데다 슬리퍼나 질질 끌고 다니질 않나, 탁자 위에도 아무렇게나 다리를 올리고, 무턱대고 우정(友情)의 건배(乾杯)를 교환한다거나, 문도 아무렇게나 열어놓고 다녀! 그리고 자네도 아는지 모르겠지만 <험프리즈> 그 자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그 사람도 우리와 같이 영국인이니까! 아니, 스코틀랜드사람인가? 아무튼 그 사람에게는 뭐랄까, 일종의 교사(敎師) 근성(根性) 같은 것이 있어! 뭐, 그런 것도 없는 것보다야 있는 것이 낫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그는 나만 보면 항상 도덕적(道德的)으로 가르치려고만 들지! 하지만 뭐, 그래도 나는 별 불만이 없어! 왜냐하면, 그게 정말로 나에게 악의(惡意)가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오늘은 본의 아니게 조금 취하고 말았지만, 하지만 그건 바로 잔(cup) 때문이었어! 그런데 자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네, 에드워드라고 했습니다."
"음, 근데 영국인 맞지?"
"어머니는 <파라과이 사람>입니다."
"음, 그렇군!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를 <찰리>라고 불러도 되네! 나도 자네를 <에드>라고 부를 테니!"
"예, 그렇게 하죠! 그런데 제발 부탁입니다만, 영사관(領事館)이 어딘지 좀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아, 다음 모퉁이야!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게! 대리석으로 깔아놓은 큰 홀(hall) 같은 곳은 없으니까! 그리고 멋진 샹들리에(chandelier)나, 화분조차도 없어! 그러니까 말하자면 홀아비가 하숙(下宿)을 하는 곳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물론, 사무실도, 침실도, 부엌 같은 것은 따로 있지만 말이야? 그래서 본국(本國)에서 혜택을 받은 것은 거의 없고, 그래서 국가적인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없는 곳이지! 그리하여 본국(本國)의 입장에서는 소탐대실(小貪大失)한 경우라고 볼 수 있지! 그래서 또 말이지만, 언제 꼭 한번 내가 경영하는 산장(山莊)에도 놀러와 줘! 그곳이 진짜 내 집이니까 말이야?"
"얼마나 큽니까?"
"음, 천(千) 에이커(acre-땅 넓이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 1에이커는 대략 4,047제곱미터이며 기호는 ac이다) 정도네! 하지만 800은 충분히 될 거야!"
"네..."
"그리고 그곳에서는 이 나라 최고급의 <마테 차(茶)>가 나온다네! 어떤가? 지금 당장 한번 가볼까? 여기서 45분, 아니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건데! 그리고 우선 한숨 자고 같이 한잔 하지 어때? 진짜 스카치(Scotch whisky)도 있는데, 말이야?!"
하지만 <닥터 에드>는 그것을 거절했었다.
"오늘은 힘들겠습니다. 낮에 환자를 봐야하기 때문에!"
그리고는 <코린트식(corinthian order-기원전 6세기부터 5세기경, 그리스의 코린트에서 발달했던 고대그리스 대표적인 건축양식의 하나로, 화려하고, 섬세하며, 특히 기둥의 장식을 말하며, 기둥머리에 아칸서스 잎을 조각한 것이 특징임)>의 기둥이 서있던 오래된 식민지풍의 건물 앞에 차를 세웠었다.

<코린트 식의 예>
그러자 또 그때, 그 건물의 흰 벽은 달빛을 받아서 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이층에는 깃발이 꽂혀 있었는데, 그 깃발에는 영국(英國) 왕실(王室)의 문장(紋章)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자 <찰리>가 차에서 내려서는 흐느적거리던 걸음으로 잠시 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위로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영국 왕실 문장의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