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章
"저대로도 괜찮을까?" "네? 뭐가 말입니까?" "저 깃발 말이야! 너무 기울지 않았나?" "저는 괜찮아 보이는데요?" "음, 그러니까 저것도 <유니언잭(Union Jack-영국의 국기. 성(聖) 조지(잉글랜드), 성 앤드루(스코틀랜드), 성 패트릭(아일랜드)을 상징하는 십자가들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같이 단순하게 만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내가 실수를 해서 여왕(女王)의 생일에 거꾸로 걸어버렸던 거야! 그런데 나는 그런 사실을 정말로 꿈에도 몰랐었는데 <험프리즈>가 그것을 알아차리고는 마구 화를 냈던 거야. 그래서 대사(大使)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난리를 피웠었지!" "네..." "자, 우리 같이 올라가서 한잔 하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만!..." "아, 내가 보증을 하지! 정말로 진품 <스카치>야! 대사관에서 몰래 빼낸 <롱 존(LONG JOHN-Blended Scotch Whisky)>이거든! 그리고 그 <롱 존>에는 병마다 잔이 딸려 있는데, 그 잔이 좋은 것이지. 왜냐하면 그 잔에는 부인(婦人)용, 신사(紳士)용, 즉, 남성용, 그리고 선장(船長)용 등, 마시는 사람에 따라서 적정한 량을 표시하는 눈금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나는 물론 당연히 선장용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내가 그 잔을 몇 타(打-dozen)나 빼내서 내 산장에다 가져다 놓았지! 그리고 나는 그 <십마스터(shipmaster)>라고 말하는 것이 특히 좋아! <캡틴(captain)>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그런데 그 사이에도 <찰리>는 계속해서 열쇠로 문을 열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구식(舊式)이라 세 번 만에야 문을 열었던 그는, 문 앞에서 비틀거리며 <코린트식>의 기둥 아래에까지 걸어가더니 <닥터 에드>를 향해서 돌아서서는 이렇게 일장연설을 하기 시작했었다.
"아, 오늘밤은 실로 유쾌한 밤이군, 에드?! 물론 <굴라시>는 형편 없었지만! 하지만 때론 우리 모국어(母國語)로 이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말이지! 그러니까 <쓰지 않으면 녹(綠)슨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말일세! 하지만 내가 언제나 이렇게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 두게! 사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지! 그러니까 나 역시도 슬플 때도 있다는 이야기지만, 어쨌든 그럴 때는 친구를 만나지! 그러니까 자네도 언제라도 영사(領事)가 필요하게 되면 나를 생각해 주게! 그러면 이 <찰리 포트남>이 자네를 기쁘게 맞이할 것인즉! 물론, 그것은 다른 영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네. 그러니까 그것이 <스코틀랜드인>이든, 아니면 <웨일즈인>이라도 말일세! 그러니까 우리들에게는 뭔가 공통점이 있다는 이야기지. 우리는 원래부터 대영제국(大英帝國)의 백성들이니까! 그러므로 또, 민족의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하기 싫은 말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그 <진하다>는 것 말이지! 왜냐하면, 그것이 또 잊어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을 다시 생각나게 하니까 말인데, 어쨌든 자네도 어렸을 때 <무화과주스>란 것을 마셔봤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은 한 번에 죽 마셔버리는 것이 좋았지. 그리고 2층 중앙의 문, 큰 놋쇠로 만든 문패가 있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알 수 있었지. 그것을 나는 매일 닦아야만 했었지. 그런데 그것을 닦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아는가? 자네는 절대로 믿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그것은 <포트남의 프라이드 호>를 손에 넣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었지!"
그리고는 <찰리>가 금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레서 <닥터 에드>는 그때서야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해보려고 했는데, 그런데 또 그때부터 <찰리>의 일과 함께, 그날 있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생각이 났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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