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5개월이 지나고 있다..근데 난 벌써 임신에 조급해하고 있는 듯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지난달 내가 겪은 자연유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듯 한데,, 왜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직도 종종 생각나게 되는 그 아기..의 기억을 잊고 싶기도 하고.. 아니,, 잊진 못하더라도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우울해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혹시나 임신이 어려워질까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음을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맘이기도 하다..
3개월 미만의 자연 유산은 다른 원인이 없다고들 한다.. 원래 아기가 만들어질때부터 염색체 이상으로 유산이 예정된거라고 한다.. 근데,,, 난 그 말을 믿기도 또 믿지 않기도 한다.. 처음 우리가 미국에 도착했던 그때 임신이 된 듯했고,, 우린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병원을 한번도 가지 못했었다.. 그때까지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서.. 우리 신랑은 11월이 되면서 출근을 했고,, 그럼과 동시에 의료보험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신청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느린 행정처리로 인해 우린 한달하고도 보름이 넘어서야 겨우 의료보험 번호를 받았다.. 그때까지도 의료보험카드가 집으로 오진 않았었다... 그 번호만으로 우린 겨우 병원을 갔고,,그날 유산이 되었다..
우린 그때까지 한번도 병원을 가지 못했으니 생리주기로 따진 계산으로 그 때가 11주였었다..근데 그날 나에게서 나온 아기는 5주정도 였다고 했다..이미 그 전에 수정된 배아는 자라지 않는 상태였던 건데.. 그것도 우린 확인하지 못했던 거다..
우린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힘든점도 많았다.. 집을 구하고 살림들을 사고 그렇게 모든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 아무 연고도 없는 여기에서...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우리였는데.. 그래서 우린 힘들었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런 곳에 와 있는게 힘들다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고,,그런 상황에서 임신을 하게 된것도 많이 힘들었었다.. 제일 힘들었던건 병원을 가지 못하는게 제일 힘들었던듯 하다.. 난 병원에서 임신이란 얘길 확인받고 싶어했고,,그래서 그때까지 집에도 알리지 말고 기다리자고 얘길했다.. 얼른 사람들에게 얘길해 축하를 받고 싶은 마음도 컸으나,,, 단지 임신테스트기 보다는 병원에서 확인 받고 싶었다..
지나고 나서 보면 그때 그래서 내가 많이 힘들었구나 생각이 든다.. 조금만 걸어도 난 너무 많이 힘들었다... 그런 나를 보면 운동 부족이여서 그렇다며 임신하면 더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며 힘든 나를 자꾸 운동하라면 내밀던 우리 신랑도 난 힘들었다.. 임신하면 원래 이렇게 힘든건가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땐 내가 몸이 좋지 못해서 그래서 그렇게 힘들었구나 싶다...
지난달의 그날,,,로 부터 일주일전부터 난 몸이 좋지 않았었다..그래서 계속 집에서 쉬고 있었고,,그날은 정말 조금씩 하혈까지 하기에 이르렀고,, 그래도 우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집에서 쉬고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 우리의 상황이 너무 서글펐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었다.. 근데 우리신랑이 의료보험 번호가 나왔단 얘기에 혹시나 해서 예약을 하니 예약이 되더란다.. 그래서 그날 병원을 갈수 있었고,, 병원에서 하혈을 통해 모든걸 쏟아냈다..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이런일을 겪게 되어 안됐단 얘길 많이 했고,, 그렇지만 이런일은 있을수 있는 일이라며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니라고 했다..혹시 필요하다면 유전자 검사를 해볼수도 있으나 그건 돈도 많이 들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얘길했다..우린 건강하니깐.. 금새 또 시도할수 있을꺼라고...
근데 난 자꾸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해진다.. 혹시 다른 문제가 있었던건 아닐까..라고 혹시 조심해야할 뭔가를 잘 알지 못해 그래서 그렇게 된건 아닌지..그게 궁금하다.. 염색체 이상의 자연 유산이 아닌 내가 뭔가 조심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 아닌가... 걱정 된다...왜 그 아기는 5주밖에 자라지 못한건지..
임신한걸 알고 많은 준비를 했었다.. 비타민제나 철분제같은 약도 미리 사두고,, 또 임신 관련책이나 태교책 같은것도 사서 미국으로 보내주길 동생에게 부탁했었다.. 그렇게 책들이 도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내겐 그런 일이 일어났고,, 그 책들은 지금 당장은 별로 소용이 없어졌다..
그래서 난 생각한다.. 그때 그 책들과 같이 왔었던 다른류의 책들을 다 읽기 전에 내가 임신이 되면 좋겠다고..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다 읽고나서 또 더이상의 읽을 거리가 없어져 내가 심심해 하지 않았음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