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며칠 정체모를 울렁증과 싸우고 있다.. 아마 이게 입덧인가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도 알수 없는 일이다.. 이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생각해보니 지난 목요일 아침까지 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 전날인 수요일 저녁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아마도 이 메스꺼움이 목요일 아침부터 시작 되었다 생각한다..

목요일 아침엔 신랑의 도시락을 위해 김밥을 싸려고 했던 날이다.. 김밥을 말기 위해 난 계란을 부쳐야헸고,, 당근이나 맛살 오뎅도 볶아야 했고,, 소고기도 볶아야 했다... 그때부터 시작된듯 하다.. 그렇게 기름에 그런것을들 볶고 있는데 그 냄새를 견딜수가 없었다..그래서 주방에서 나와 거실 쇼파에 잠시 앉아 있었고,, 도저히 메스꺼움이 가시질 않아 사과를 껍질채 하나 먹었었다.. 그렇게 진정이 되지 않았지만 난 김밥을 열줄이나 말았고 도시락을 싸서 신랑을 출근 시켰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계속 메스꺼움과 울렁증은 계속 되고 있다...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지만 그래도 뭘 먹어야 한다고 신랑이 자꾸만 그래서 뭘 좀 먹다보면 또 잠시 괜찮아 지는듯도 하다..

근데 음식 냄새가 너무 싫어 며칠동안 밑반찬을 만들지 않았고,, 그냥 달랑 국 하나 끓여서 그거 만으로 며칠째 밥을 먹었었다.. 그렇게 식탁을 차리는거 우리 신랑 맘에 들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우리 신랑 잘 참아 주고 있다..

난 요즘 밥을 먹을때 한가지 반찬만 먹는다... 금요일은 하루종일 아침에 끓였던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었고,, 토요일은 소고기국에 밥을 말아 먹었었다.. 일요일은 참치죽을 끓여 먹고,, 어제 아침과 점심은 남아있던 미역국과 소고기 국을 해치웠다.. 그리고 어제 저녁엔 콩나물 밥을 먹고 오늘 아침엔 김에 밥을 싸 먹었다... 다른 반찬들에 손이 가질 않는다...그냥 한가지만 계속 해서 먹게 된다.. 어젠 신랑을 위해 밑반찬을 몇개 만들어 놓긴 했는데,, 난 그런 반찬들을 먹지 않는다...

이게 정말 입덧인지 알지 못하겠지만,,, 난 이 입덧과도 같은 증세로 너무 힘이 든다..하루종일 속이 메스꺼워서 참을수가 없다.. 억지로라도 속에 걸 다 뱉아내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몇번은 일부러 밥을 먹자 마자 양치를 해 뱉아냈더니 신랑이 왜 그러냐고 그러며 화를 낸다..난 그렇게 뱉아 내고 있는 동안은 속이 개운해 진것 같아 좀 살것 같은데... 하루 종일 속이 메스꺼운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난 너무 힘들고 그래서 난 또 울었었다... 이게 도대체 언제가지 계속 될지 알수 없다.. 난 정말 힘이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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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임신을 하게 된걸까... 정말.. 난 아직 마법에 걸리지 않고 있고,,세번의 임신테스트 결과 두번이 그렇다고 얘길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난 생각한다.. 마법은 조금 늦게 걸릴수도 있고,,세번의 테스트중 한번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지금 난 내가 마법에 걸려야 하는 시간에서 12일이 지나고 있고,, 한번 나타나지 않았던 그 테스트기는 불량인듯하긴 하지만.. 그 테스트기엔 아무런 표시가 나타나지 않았었다.. 임신이란걸 알려주는 두줄도,, 임신이 아니란걸 알려주는 한줄도..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난 그래도 어쩜 아직은 임신이 아닐수도 있단 생각을 한다..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지도 모른다..

열흘전 쯤 임신 테스트기를 처음 해보고 임신일지도 모른다는 두줄을 봤을때 난 그날 저녁에 울었었다..이건 우리의 계획과 달랐으니깐...난 올해 가을쯤이 지나 노력을 하고,, 그렇게 내년에 아기를 낳았음 바랬었다...올 한해는 충분히 난 여기 미국 생활을 즐기고 싶었으니깐.. 우린,, 그와 난 그렇게 계획을 했었다.. 근데 그게 계획대로 되지 않아 난 속상했던것 같다.. 여기 생활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난 나의 생활 모두를 아기를 위해 써야한다는 사실이 난 억울했던것 같다..그래서 아마도 난 그날 저녁 그렇게 울었던것 같다.. 그런 날 보고 우리 신랑은 많이 당황했고,, 그게 계획처럼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그건 울 일이 아니라고,,좋은 일이니 울지 말라고 얘길하더군..

그래 생각해보면 좋은일이긴 하다... 그래 분명 이건 좋은 일이다..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면 아마도 다들 좋아할것 같다.. 근데 난 온전히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작년 겨울에 있었던 나의 유산.. 그 일로 난 더 걱정이 되고 소심해 지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의 임신을 기뻐하지않거나 아직 받아 들이지 않거나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나는 좀더 있다가 내가 정말 임신한거라 믿을테다.. 병원에서 의사의 얘길 들으면.. 그땐 나도 내가 정말 임신을 한거라 믿을 테다.. 아직 우린  병원진료를 예약해둔 상태이다.. 온라인 상으로 예약을 해 뒀는데 병원측에서 우리의 예약을 확인을 하고 우리에게 약속을 잡아주기 위해 전화를 하고 그렇게 시간 약속을 잡고 그 시간이 될때까지 기다리고 그리고 우린 의사를 만나고 그 담에 의사에게 얘길 들을테다...

아직은 시간은 조금 있다...아직은 내가 정말 임신하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시간이...지금의 이 시간이 지나고 내가 정말 임신인게 확인이 되면 난 그땐 많은 사람들에게서 축하 인사를 받을 테다.. 지난번엔 받지 못했던 그 축하 인사를... 그땐 너무나도 받고 싶었던 축하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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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나면 각자의 비밀은 어떻게 되는걸까?? 내가 지금 여기서 말하는 비밀이란 서로의 예전 상대들에 대한 감정..정도가 되겠다.. 난 결혼을 하기전부터 미니홈피에 일기를 적어왔었다.. 지금 내가 결혼을 한 이 사람을 만나기 전부터...그러니 그 일기에는 내가 소개팅을 했던 남자들,,그리고 내가 만남을 지속했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미니홈피에 일기를 적을땐 그 글들은  비공개로 처리되어 아무도 볼수 없는 나만의 비밀이 되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도 난 계속 일기를 적었고,, 결혼생활의 힘든점 그냥 나의 생활들을 적었었다..

내가 미니홈피를 하기전엔 알라딘을 했었고,, 그 땐 알라딘에 그 이야기들을 적었었다..근데 지금은 나의 미니 홈피에도 알라딘에도 예전에 내가 적었던 나의 비밀 이야기는 다 지워지고 없다..

결혼을 하고나서 우연히 우리 신랑이 나의 예전 일기를 보게되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창만 내리고 로그아웃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그런일이 발생한거지만,, 그래도 난 나의 일기를 본 그가 미웠다.. 그는 나의 일기에서 내가 지금의 우리 신랑을 만나기 전의 이야기들만 봤다고 했다.. 그러니깐 예전에 내가 만났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보게 된거다.. 그걸 본 순간 화가 나서 참을수 없었지만,,그렇게 몰래 본 자신의 잘못도 있으니 모른채 넘어가려 했다고 했다.. 근데 그가 나의 일기를 본 다음날 우린 볼일을 보고 들어오던 길에 밖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고,, 그러면서 술을 한잔 하게 되었다.. 술을 마시다가 그가 내게 물었다.. 혹시 뭐 실수한거 없냐고... 그땐 우린 미국에 오기 전이여서 시댁에서 같이 살고 있었는데, 그의 질문을 받는 순간 난 혹시 시어니니께 섭섭하게 해드린게 있나 아무리 생각해봤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잘 모르겠는데 내가 실수 한게 뭐냐 물었더니 그가 나의 일기얘기를 꺼냈다.. 그가 말한 실수는 나의 미니 홈피를 로그아웃하지 않는것이였다...

그가 말한 나의 실수로 인해 난 변명을 해야했다.. 그건 널 만나기 전의 일이라고... 그러니 중요하지 않다고.. 내가 널 만나기전에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는 너도 생각하지 않냐고...그리고 그 일기들을 모두 지우겠다고 얘길했고,,난 모두 다 지웠다... 미니홈피의 일기를 지우며 그것보다 훨씬전 에 알라딘에 기록된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도 모두 지웠다...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 그래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혹시 지금 나의 신랑이 예전 여자친구에 대한 일기를 가지고 있다면 난 기분이 상할것 같지만 내가 그렇게 되고,,나의 일기들을 지워야 되니 난 조금 억울했다.. 지금은 난 결혼을 했고 난 지금의 신랑을 사랑하고 있는데,, 지난 일기는 그냥 나의 추억일 뿐인데 왜 지워야하는지 모르겠단 생각을 하며 난 일기들을 모두 지웠다...

궁금하다.. 결혼한 사람들은 각자 서로 얼만큼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모든게 다 오픈이 되어야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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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ESL수업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스티브도 꾸준히 학교를 나오고있다..근데 이상하게 스티브는 꼭 한시간씩 늦게 수업에 나타난다.. 한번은 이유를 물었더니 뭘 좀 사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한시간씩 늦는다..그렇지만 난 그 이후로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다..

어제도 첫시간에 오지 않았길래 뒷시간에 들어오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어젠 아예 수업에 들어오질 않았다.. 수업마치고 집으로 가는길 "스티브에게 전화를 해봐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그래도 인지상정이란게 있으니깐.. 근데 사실 그가 왜 학교를 오지 않았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수업을 들을때 항상 같이 앉는 나의 파트너인 마리아가 수업에 오지 않았을땐 많이 궁금했는데..그래서 안되는 영어로 난 마리아에게 전화까지 하고,, 우린 서로 잘 통하지 않는 영어로 대화를 했었다.. 그때 그녀는 주말에도 계속 일하느라 너무 피곤해 그날은 학교를 오지 않았다고 얘길했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 멕시코인 마리아에게 전화를 하면서 말이 너무나도 잘통하는 한국인 스티브에겐 왜 전화가 해지지 않는건지... 혹시 내일도 그가 학교를 오지 않으면 그때 전화나 한번 해봐야 겠다 생각하고 있는 데 스티브가 내게 전화를 했다.. 그는 지금 학교라며 수업 마쳤나며 내가 어디 있는지 묻더군.. 그리고 그를 만났다.. 그는 주말인 어제 어딜 좀 갔다가 오늘 새벽에 도착해서 피곤해 너무 늦게 일어나 수업을 들어오지 못했다고 했다.. 학교에 오니 2시 30분이더라며..그 시간에 수업을 들어오기 좀 뻘쭘했다나... '그 전에도 항상 그 시간에 수업에 들어와놓구선...' 이라고 난 속으로 생각만 했다..

그러면서 그가 얘길했다..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학생 식당에 보니 한국인이 수업하는 무료영어 수업이 있더라며 같이 듣는게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 수업은 우리집과 가까운 교회에서 하는 수업이라며 집도 가깝고, 또 학교 수업이 없는 금요일에 하니깐 시간도 괜찮고,, 또 거기가서 한국인 친구도 사귀고 좋지 않겠냐며 얘길했다..근데 난 그 얘길 듣는 순간 별로 내키질 않았다..이유는 알수 없지만.. 수업이 금요일 오후 4시 30에서 6시까지라고 얘기하길래 그 시간엔 저녁을 준비해야하는데...란 궁색한 핑계를 댔더니 일주일에 하루쯤은 신랑보고 밥 사먹으라고 하라고 그러더군...그래서 일단 생각해볼께..라고 대답했다..

난 이상하게 스티브가 조금 부담이 된다.. 너무 급친해지려는 그의 행동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만드는듯하다.. 그는 수업을 마치면 바로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도 불구,, 좀 더 걸어가서 다른 정거장에서 버스를  탄다.. 그것도 역방향으로... 이유는 내가 가는 방향이 그쪽이여서 내가 가는 쪽으로 같이 걸어가면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이다.. 근데 난 그것도 조금 부담이 된다..왜 인지 모르겠지만...어떤 명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가 좀 부담스러운건 확실한것 같다..

교회에서 하는 영어 수업이 크게 내키지 않는 이유에 스티브도 포함이 된다.. 난 지금 학교듣는 수업만으로도 만족을 하고,, 또 금요일 그 시간엔 금요일의 즐거운 저녁시간을 위한 밥과 술안주를 준비해야하고,,금요일 하루쯤은 집에서 혼자 쉬고 싶기도 하고,,또 일주일동안 밀린 집안일도 해야하고,, 이런 저런 이유 이외에도 월요일이서 목요일까지 스티브와 같이 걸어가며 이야기 하는 그 20분정도가 부담스러운데,, 금요일에 수업을 같이 듣는건 더 많은 시간을 그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걸 의미하니 부담이 더 커질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우리 신랑은 친구도 사귈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들어보라고 얘길 하는데 난 크게 내키지 않으니..우리 신랑이라도 말려주면 더 좋은 핑계꺼리가 생길듯 한데,,그러지도 않고..난 정말 고민에 빠졌다...이건 다 그 스티브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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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는 ESL수업에 또 한국인이 나타났다.. 이로써 내가 수업에서 만난 두번째 한국인이 생긴거다.. 저번에 왔던 그는 이틀을 나오고 나오지 않았다.. 그가 왔던 첫날은 그냥 그가 혹시 한국인인가 탐색을 했고,,두번째 날에 그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그에게 얘길 걸었는데,, 그렇게 반가운 마음에 내가 좀 오바스럽게 그에게 다가갔나보다.. 그렇게 그와 얘길 하고 난 다음날 그는 학교를 오지 않았으니.. 난 그저 반가운 마음에 그랬던것 뿐인데 그가 그 이후로 더이상 수업에 나타나지 않았단건 나의 반응이 오바스러웠음을 증명하는것인것 같다...에휴..

그러고 난 또 계속 멕시코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즐기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두번째 한국인이 나타난거다.. 그는 이제 수업을 들어온지 이주일쯤 되어가는듯 하다.. 처음 그가 수업에 왔을때 동양인이니 어쩜 한국인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는데,,그의 이름이 스티브라고 했다.. 엥?? 스티브라고 하면 어느나라 사람인지 알수가 없잖아...ㅠㅠ 그렇게 그를 탐색중인 기간에 그가 중국인들과 얘길 하는걸 봤다.. 그는 또 여전히 중국인인것 같단 생각을 했고..난 멕시코 친구들과 친분을 쌓으며 수업에 열중했다..ㅋㅋ

그러고 이번주 첫수업날 수업시간에 혹시 지갑에 가족이나 친구 사진이 있는 사람은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난 손을 번쩍 들어 발표를 했다.. 이젠 자진해서 발표도 하고 나름 많이 발전했다..ㅋㅋ 내 지갑엔 두 장의 사진이 있는데 하나는 우리 신랑과 같이 한국의 경주에서 찍은 사진이고  다른 한장은 조카의 사진이라고 얘길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 어디서 "Excuse me"라고 하더군.. 난 나에게 얘길하는건지 신경쓰지 않고 우산을 펼치는데 어느새 그 스티브가 옆에 와 서있더군.. 그는 말했다.. " Are you Korean?" 응?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난 대답했다..한국말로 "네."라고.. 그러니 그가 한국말로 "아.. 그렇구나.. 반가워요"라고..

그는 수업중 내가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한국인인가 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한국의 경주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얘길했고,,수업중 선생님이 날 부르는 나의 이름을 들었다면 내가 한국인임을 똑같이 한국인인 그로썬 확신할수 있을텐데 왜 제일 처음부터 한국말로 내게 다가오지 않은건지..정말 이해할수 없는 노릇이다...ㅋㅋ

그는 저번엔 온 그 한국인과 달리 아주 말이 많고,, 많은 자기의 이야기를 해주더군.. 그도 저번 그사람과 같은 스물네살 청년이였다.. 근데 여기서 나이를 물어보면 꼭 "한국나이로 몇살"이라고 대답을 한다.. 이상하다..난 그냥 말하는데.. 굳이 한국나이로 몇살이라고 얘길하지 않고 그냥 한국에서 말하듯이 얘길한다.. 외국인들과 얘길할때도 난 그냥 얘길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한살을 더 많게 이야기 하는게 되겠지만,, 내가 한살이 더 많고 적음은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깐.. 난 그렇게 말하는게 이미 익숙해져있으니깐...

그는 내가 몇살인지 아는 순간부터 바로 날 "누나"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말을 놓으라고 얘길했고,, 내가 사는 곳이 어딘지, 내가 사는 곳의 아파트는 얼마인지, 누구랑 왔는지, 신랑은 뭘하는지, 주말엔 뭘하는지, 차는 있는지, 그렇다면 차는 얼마주고 샀는지, 차는 어디껀지, 그런 얘길들을 물었고 자신을 이야기들도 해주더군... 그는 미국영주권자이고 다섯살때까지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갔고,, 한국에서 대학교를 1학년까지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왔고 그 후 대학교엔 자퇴서를 내고 미국에 온거라고 얘길했다.. 참,,우리신랑 직업이 뭔지 물어보길래 뭐 딱히 뭐라 얘길해야할몰라 -사실은 포닥이라고 얘길하려다 혹시 포닥이 뭔지 모를까봐,, 난 사실 우리 신랑을 만나기 전까지 포닥이란 용어 자체를 들어본적이 없다..- 과학자라고 얘길했더니 그는 "아 그렇구나..나도 사실 대학교에서 물리학 전공했는데..근데 사실 물리학에 관심도 없고,,또 잘 알지도 못한다고 그런 사소한 이야기까지 하더군.. 내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그렇게 술술 풀어 놓는 그를 보고 사실 난 조금 놀랬다.. 같이 수업을 듣긴 하지만 오늘 처음 얘기해보는건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어서..

그와 얘길 한지 이틀째인 어제 그는 내게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가끔씩 만나서 밥도 같이 먹고 그러자고 얘길하더군... 자기 전화번호도 가르쳐주며 - 참, 한국이름도 가르쳐주더군 - 자기한테도 가끔 전화도 하고 그러라고 얘길했다.. 신랑한테만 전화하지 말고.. 또 그는 우리 아파트 옆에 있는 SFSU에 와서 가끔 공부도 한다면서 그럴때 한번씩 연락해서 보자고 그랬다.. 난 그가 하는 말에 "그래.. 그러자.." ,"응...알겠어.."라고 그냥 대답만 했다..

집에 와서 우리 신랑한테 얘길해주면 첫번째 한국인과 스티브는 너무 많이 다르다고,, 스티브는 너무 급속도로 내게 가까워지려는것 같아 조금 부담스럽다고 얘기했더니 우리신랑은 그런 내가 우습단다.. 생각해보니 첫번째 한국인이 혹시 나의 반응에서 느낀 생각이 내가 최근 이틀동안 스티브에서 느끼는 감정일까 싶기도 했다.. 내가 스티브의 그런 행동들을 조금 부담스러워하는것처럼 첫번째 한국인도 나의 그런 행동들이 부담스러워서 더이상 수업에 나오지 않은걸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될듯도 하고 또 뭐 그렇다고 수업에 나오지 않을정도였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ㅋㅋ

사실,, 오늘도 수업에 가는게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한다..우린 주 4일만 수업이 있다.. 그래서 내일은 수업이 없는데,, 혹시 내일 수업이 없으니 같이 시내구경이라도 가자고 스티브가 그럴까봐 난 벌써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한다..ㅋ 사실,, 오늘 수업에 가도 스티브가 그런 말을 안할수도 있지만... 그가 너무 급작스럽게 친한척 하는것 같아 괜히 혼자 또 먼저 부담을 느끼고 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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