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는 ESL수업에 또 한국인이 나타났다.. 이로써 내가 수업에서 만난 두번째 한국인이 생긴거다.. 저번에 왔던 그는 이틀을 나오고 나오지 않았다.. 그가 왔던 첫날은 그냥 그가 혹시 한국인인가 탐색을 했고,,두번째 날에 그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그에게 얘길 걸었는데,, 그렇게 반가운 마음에 내가 좀 오바스럽게 그에게 다가갔나보다.. 그렇게 그와 얘길 하고 난 다음날 그는 학교를 오지 않았으니.. 난 그저 반가운 마음에 그랬던것 뿐인데 그가 그 이후로 더이상 수업에 나타나지 않았단건 나의 반응이 오바스러웠음을 증명하는것인것 같다...에휴..
그러고 난 또 계속 멕시코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즐기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두번째 한국인이 나타난거다.. 그는 이제 수업을 들어온지 이주일쯤 되어가는듯 하다.. 처음 그가 수업에 왔을때 동양인이니 어쩜 한국인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는데,,그의 이름이 스티브라고 했다.. 엥?? 스티브라고 하면 어느나라 사람인지 알수가 없잖아...ㅠㅠ 그렇게 그를 탐색중인 기간에 그가 중국인들과 얘길 하는걸 봤다.. 그는 또 여전히 중국인인것 같단 생각을 했고..난 멕시코 친구들과 친분을 쌓으며 수업에 열중했다..ㅋㅋ
그러고 이번주 첫수업날 수업시간에 혹시 지갑에 가족이나 친구 사진이 있는 사람은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난 손을 번쩍 들어 발표를 했다.. 이젠 자진해서 발표도 하고 나름 많이 발전했다..ㅋㅋ 내 지갑엔 두 장의 사진이 있는데 하나는 우리 신랑과 같이 한국의 경주에서 찍은 사진이고 다른 한장은 조카의 사진이라고 얘길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 어디서 "Excuse me"라고 하더군.. 난 나에게 얘길하는건지 신경쓰지 않고 우산을 펼치는데 어느새 그 스티브가 옆에 와 서있더군.. 그는 말했다.. " Are you Korean?" 응?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난 대답했다..한국말로 "네."라고.. 그러니 그가 한국말로 "아.. 그렇구나.. 반가워요"라고..
그는 수업중 내가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한국인인가 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한국의 경주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얘길했고,,수업중 선생님이 날 부르는 나의 이름을 들었다면 내가 한국인임을 똑같이 한국인인 그로썬 확신할수 있을텐데 왜 제일 처음부터 한국말로 내게 다가오지 않은건지..정말 이해할수 없는 노릇이다...ㅋㅋ
그는 저번엔 온 그 한국인과 달리 아주 말이 많고,, 많은 자기의 이야기를 해주더군.. 그도 저번 그사람과 같은 스물네살 청년이였다.. 근데 여기서 나이를 물어보면 꼭 "한국나이로 몇살"이라고 대답을 한다.. 이상하다..난 그냥 말하는데.. 굳이 한국나이로 몇살이라고 얘길하지 않고 그냥 한국에서 말하듯이 얘길한다.. 외국인들과 얘길할때도 난 그냥 얘길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한살을 더 많게 이야기 하는게 되겠지만,, 내가 한살이 더 많고 적음은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깐.. 난 그렇게 말하는게 이미 익숙해져있으니깐...
그는 내가 몇살인지 아는 순간부터 바로 날 "누나"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말을 놓으라고 얘길했고,, 내가 사는 곳이 어딘지, 내가 사는 곳의 아파트는 얼마인지, 누구랑 왔는지, 신랑은 뭘하는지, 주말엔 뭘하는지, 차는 있는지, 그렇다면 차는 얼마주고 샀는지, 차는 어디껀지, 그런 얘길들을 물었고 자신을 이야기들도 해주더군... 그는 미국영주권자이고 다섯살때까지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갔고,, 한국에서 대학교를 1학년까지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왔고 그 후 대학교엔 자퇴서를 내고 미국에 온거라고 얘길했다.. 참,,우리신랑 직업이 뭔지 물어보길래 뭐 딱히 뭐라 얘길해야할몰라 -사실은 포닥이라고 얘길하려다 혹시 포닥이 뭔지 모를까봐,, 난 사실 우리 신랑을 만나기 전까지 포닥이란 용어 자체를 들어본적이 없다..- 과학자라고 얘길했더니 그는 "아 그렇구나..나도 사실 대학교에서 물리학 전공했는데..근데 사실 물리학에 관심도 없고,,또 잘 알지도 못한다고 그런 사소한 이야기까지 하더군.. 내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그렇게 술술 풀어 놓는 그를 보고 사실 난 조금 놀랬다.. 같이 수업을 듣긴 하지만 오늘 처음 얘기해보는건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어서..
그와 얘길 한지 이틀째인 어제 그는 내게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가끔씩 만나서 밥도 같이 먹고 그러자고 얘길하더군... 자기 전화번호도 가르쳐주며 - 참, 한국이름도 가르쳐주더군 - 자기한테도 가끔 전화도 하고 그러라고 얘길했다.. 신랑한테만 전화하지 말고.. 또 그는 우리 아파트 옆에 있는 SFSU에 와서 가끔 공부도 한다면서 그럴때 한번씩 연락해서 보자고 그랬다.. 난 그가 하는 말에 "그래.. 그러자.." ,"응...알겠어.."라고 그냥 대답만 했다..
집에 와서 우리 신랑한테 얘길해주면 첫번째 한국인과 스티브는 너무 많이 다르다고,, 스티브는 너무 급속도로 내게 가까워지려는것 같아 조금 부담스럽다고 얘기했더니 우리신랑은 그런 내가 우습단다.. 생각해보니 첫번째 한국인이 혹시 나의 반응에서 느낀 생각이 내가 최근 이틀동안 스티브에서 느끼는 감정일까 싶기도 했다.. 내가 스티브의 그런 행동들을 조금 부담스러워하는것처럼 첫번째 한국인도 나의 그런 행동들이 부담스러워서 더이상 수업에 나오지 않은걸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될듯도 하고 또 뭐 그렇다고 수업에 나오지 않을정도였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ㅋㅋ
사실,, 오늘도 수업에 가는게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한다..우린 주 4일만 수업이 있다.. 그래서 내일은 수업이 없는데,, 혹시 내일 수업이 없으니 같이 시내구경이라도 가자고 스티브가 그럴까봐 난 벌써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한다..ㅋ 사실,, 오늘 수업에 가도 스티브가 그런 말을 안할수도 있지만... 그가 너무 급작스럽게 친한척 하는것 같아 괜히 혼자 또 먼저 부담을 느끼고 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