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ESL수업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스티브도 꾸준히 학교를 나오고있다..근데 이상하게 스티브는 꼭 한시간씩 늦게 수업에 나타난다.. 한번은 이유를 물었더니 뭘 좀 사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한시간씩 늦는다..그렇지만 난 그 이후로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다..
어제도 첫시간에 오지 않았길래 뒷시간에 들어오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어젠 아예 수업에 들어오질 않았다.. 수업마치고 집으로 가는길 "스티브에게 전화를 해봐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그래도 인지상정이란게 있으니깐.. 근데 사실 그가 왜 학교를 오지 않았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수업을 들을때 항상 같이 앉는 나의 파트너인 마리아가 수업에 오지 않았을땐 많이 궁금했는데..그래서 안되는 영어로 난 마리아에게 전화까지 하고,, 우린 서로 잘 통하지 않는 영어로 대화를 했었다.. 그때 그녀는 주말에도 계속 일하느라 너무 피곤해 그날은 학교를 오지 않았다고 얘길했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 멕시코인 마리아에게 전화를 하면서 말이 너무나도 잘통하는 한국인 스티브에겐 왜 전화가 해지지 않는건지... 혹시 내일도 그가 학교를 오지 않으면 그때 전화나 한번 해봐야 겠다 생각하고 있는 데 스티브가 내게 전화를 했다.. 그는 지금 학교라며 수업 마쳤나며 내가 어디 있는지 묻더군.. 그리고 그를 만났다.. 그는 주말인 어제 어딜 좀 갔다가 오늘 새벽에 도착해서 피곤해 너무 늦게 일어나 수업을 들어오지 못했다고 했다.. 학교에 오니 2시 30분이더라며..그 시간에 수업을 들어오기 좀 뻘쭘했다나... '그 전에도 항상 그 시간에 수업에 들어와놓구선...' 이라고 난 속으로 생각만 했다..
그러면서 그가 얘길했다..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학생 식당에 보니 한국인이 수업하는 무료영어 수업이 있더라며 같이 듣는게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 수업은 우리집과 가까운 교회에서 하는 수업이라며 집도 가깝고, 또 학교 수업이 없는 금요일에 하니깐 시간도 괜찮고,, 또 거기가서 한국인 친구도 사귀고 좋지 않겠냐며 얘길했다..근데 난 그 얘길 듣는 순간 별로 내키질 않았다..이유는 알수 없지만.. 수업이 금요일 오후 4시 30에서 6시까지라고 얘기하길래 그 시간엔 저녁을 준비해야하는데...란 궁색한 핑계를 댔더니 일주일에 하루쯤은 신랑보고 밥 사먹으라고 하라고 그러더군...그래서 일단 생각해볼께..라고 대답했다..
난 이상하게 스티브가 조금 부담이 된다.. 너무 급친해지려는 그의 행동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만드는듯하다.. 그는 수업을 마치면 바로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도 불구,, 좀 더 걸어가서 다른 정거장에서 버스를 탄다.. 그것도 역방향으로... 이유는 내가 가는 방향이 그쪽이여서 내가 가는 쪽으로 같이 걸어가면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이다.. 근데 난 그것도 조금 부담이 된다..왜 인지 모르겠지만...어떤 명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가 좀 부담스러운건 확실한것 같다..
교회에서 하는 영어 수업이 크게 내키지 않는 이유에 스티브도 포함이 된다.. 난 지금 학교듣는 수업만으로도 만족을 하고,, 또 금요일 그 시간엔 금요일의 즐거운 저녁시간을 위한 밥과 술안주를 준비해야하고,,금요일 하루쯤은 집에서 혼자 쉬고 싶기도 하고,,또 일주일동안 밀린 집안일도 해야하고,, 이런 저런 이유 이외에도 월요일이서 목요일까지 스티브와 같이 걸어가며 이야기 하는 그 20분정도가 부담스러운데,, 금요일에 수업을 같이 듣는건 더 많은 시간을 그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걸 의미하니 부담이 더 커질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우리 신랑은 친구도 사귈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들어보라고 얘길 하는데 난 크게 내키지 않으니..우리 신랑이라도 말려주면 더 좋은 핑계꺼리가 생길듯 한데,,그러지도 않고..난 정말 고민에 빠졌다...이건 다 그 스티브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