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청소년 논어 한 문장 ㅣ 삶의 태도와 인성을 배우는 고전 수업 2
김한수 지음 / 하늘아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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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청소년 논어 한 문장』- 읽는 논어에서, 내 삶의 기준을 만드는 논어로, 2,500년 전의 문장을 오늘의 선택 앞에 다시 놓아보다

✍🏻 저자: 김한수

🏢 출판사: 하늘아래


🎯공자의 말을 이해하려면 한문부터 알아야 할 것 같고,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해도 결국 좋은 말씀을 쉽게 풀어놓은 책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김한수 작가는 처음부터 다른 쪽을 바라본게한다. 『논어』20편을 따라가면서 원문과 뜻을 읽게 하고, 지금의 학교생활과 공부, 친구 관계, 말과 행동으로 다시 가져온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한 문장을 직접 쓰고 작은 행동 하나까지 이어 보게 한다. 나는 공자의 말을 배우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 평소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





🔖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익숙한 문장이 첫머리에 놓인다. 뒤이어 아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낫다는 구절을 만나니 배움의 모양이 조금 달라진다. 성적이나 지식의 양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배우고, 반복하고,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계속하게 되는 것. 김한수 작가는 이 오래된 문장을 청소년의 공부와 꿈 가까이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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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찾아온 친구를 기뻐하는 마음과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 태도가 한 구절 안에 있다. 우정을 말하다가 어느새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건드린다. 친구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잘못했다면 먼저 사과하고, 서로 다르더라도 존중해 보라는 책의 실천도 그래서 거창하지 않다. 그런데 막상 관계 속에서는 이런 작은 일이 더 어렵다. 상대가 나를 이해해 줄 때가 아니라 그렇지 않을 때 나는 어떻게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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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에 맞지 않는 것은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행동하지 말라.” 처음에는 금지해야 할 일을 늘어놓은 엄격한 말처럼 보였다. 책은 이 구절을 친구와의 대화, 인터넷과 SNS, 수많은 정보 속에서 매일 무언가를 선택하는 청소년의 생활로 옮겨놓는다. 그러자 ‘예’도 낡은 격식보다는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내보낼지 판단하는 기준처럼 읽힌다. 작은 선택이 쌓여 한 사람의 태도가 된다는 설명도 여기와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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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왈」에 이르면 자신의 삶의 방향을 알고, 예를 알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일이 한데 이어진다. 앞에서 읽었던 배움과 우정, 인내, 책임과 배려도 결국 이 자리로 모이는 듯하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책은 이 질문에 공자의 문장을 보여주지만 내 몫의 답까지 대신 써주지는 않는다. 김한수 작가가 읽기 뒤에 필사와 실천을 붙여놓은 이유도 조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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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과 독음, 뜻풀이에서 생활 해설과 필사, 실천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논어』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꽤 낮은 문턱을 만든다. 다만 청소년의 일상에 맞춰 의미를 선명하게 풀어낸 만큼 원문의 시대적 맥락이나 여러 갈래의 해석을 깊이 파고드는 독자에게는 간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이 책은 공자를 많이 아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읽은 문장 하나를 오늘의 말과 행동에 가져가 보는 것. 지금 자기 삶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청소년과, 그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부모·교사도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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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 - 영상화 기획 소설
현영강 지음 / 잇스토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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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 향이 사라진 뒤, 기억은 다른 냄새로 돌아왔다.선의와 사랑의 경계에서 자신의 기억까지 추적하게 되는 심리 범죄 스릴러


✍🏻 저자 : 현영강

🏢 출판사 : 잇스토리



🎯 “향수를 뿌리고 지옥으로 들어갔다.”처음에는 이 문장이 사건의 분위기를 압축한다고 생각했다. 향수와 지옥이라니,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붙으면서 묘하게 불길하다. 번아웃에 빠진 기자 서정화에게 도착한 제보 한 통, 사람의 이성을 무너뜨리면서도 기존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는 향, 그리고 환락가 ‘모름지기’. 여기까지만 보면 빠르게 범인을 좇는 범죄 스릴러의 시작이다. 




🧴정화가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펼쳐 이다정의 흔적을 더듬는 장면에서 사건의 추적과는 다른 조사가 시작된다. “왜 나는 그때 그걸 연민과 불우, 더 나아가서는 금기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을까.” 과거는 이미 끝난 사실처럼 보이지만, 정화가 기억하는 방식까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록은 남아 있는데 그 시절 사람을 바라보던 자신의 눈은 기록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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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식의 다정을 바라보는 정화에게는 애정과 걱정이 함께 있다. 동시에 “가난이란 건 대체, 한 인간의 자존감을 어디까지 곤두박질치게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스며든다. 다정을 돕고 싶지만 자존심을 건드릴까 망설이는 마음은 선의에 가깝다. 그런데 다정의 자리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보면 온도가 달라진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위치가 이미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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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철에게 향은 아름다운 냄새가 아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뒤 그가 찾아낸 것은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숨겨진 짐승의 뇌를 조종하는 법”, 바로 향이다. 이 대목에서 제목의 조향사가 꽤 섬뜩하게 뒤집힌다. 향료를 섞어 향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공포와 쾌락, 욕망을 배합해 사람 자체를 움직이려는 존재가 된다. 눈은 감을 수 있어도 숨을 쉬는 동안 냄새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그 감각을 지배의 수단으로 바꾸는 발상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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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든 지옥. 나의 오만함이 완성한 지옥.” 정화가 무너지는 순간에는 여러 책임이 한꺼번에 뒤엉킨다. 아버지가 저지른 폭력, 다정을 향했던 자신의 선의, 덕철이 만든 복수의 논리까지 모두 자신의 죄처럼 덮쳐온다. 그러나 “네 애비 죄는, 네 애비 죄고, 너는 서정화야”라는 말이 그 엉킨 책임을 잠시 갈라놓는다. 정화는 죄책감에서 도망치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린다. 기자로서 펜을 쥐었던 이유도 다시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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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향사》는 Top Note, Middle Note, Base Note, Sillage를 따라 사건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관계의 밑바닥으로 내려간다. 향수의 구조를 서사에 붙인 방식은 작품의 소재와 잘 맞다. 나는 이 책을 단순히 범인을 쫓는 스릴러를 원하는 독자보다, 선의와 사랑에도 보이지 않는 높낮이가 생길 수 있다는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는 독자가 읽어주길 바란다. 향은 흩어졌는데, 그 뒤의 문제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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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영혼 - 진정한 부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50가지 성찰
대니얼 크로스비 지음, 고영훈 옮김 / 알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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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영혼』- 숫자를 늘리는 기술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와 삶의 방향을 다시 묻게 하는 책 

The Soul of Wealth 

✍🏻 저자 : 대니얼 크로스비 Daniel Crosby 

✍🏻 옮긴이 : 고영훈 

🏢 출판사 : 알레



🎯 심리학자이자 행동금융 전문가인 대니얼 크로스비는 시작부터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가 아니라 그 돈이 내 삶에서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묻는다. 50개의 짧은 글에는 투자와 소비뿐 아니라 건강, 관계, 일, 습관, 시간까지 들어온다. 읽다 보니 재테크라는 좁은 문으로 들어왔는데 어느새 삶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다.




💰 “진짜 부는 결승선의 숫자가 아니라, 그 너머에서 시작된다.” 첫 장에서 이 문장을 만난 뒤 돈을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 복잡해진다. 돈은 분명 필요하고 많으면 선택지도 늘어난다. 하지만 저자는 그 다음을 묻는다. 관계와 시간, 의미를 깎아내면서 숫자만 키운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부자가 되려는 걸까. 돈을 덜 중요하게 여기라는 말과는 다르다. 오히려 돈을 어디에 연결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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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생활에서도 실수와 손실은 게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투자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찾는 일은 당연해 보이는데, 책은 그 기대 자체를 의심한다. 시장은 원래 흔들리고 실패도 생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모든 손실을 제거하는 기술보다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면서 계속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인지도 모른다. 실패한 결과를 보기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까지 이어지니 투자 문제가 숫자 계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보인다. 손실을 받아들이라는 말은 쉽지만, 실제 내 돈이 줄어드는 순간에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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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은 늘 두려워할 이유를 만들어낸다.” 하락할 때는 더 떨어질 것 같고, 오르면 이미 늦은 것 같다. 어느 쪽이든 기다릴 이유는 생긴다. 제록스가 가능성을 보고도 검증된 사업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것이 투자 시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확실성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행동할 순간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움직이라는 주장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미래를 정확히 맞히려는 집착과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일 사이에서 어느 정도를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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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돈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일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부분에서 앞의 이야기들이 다시 이어졌다. 내가 원하는 재정적 성공이 남들이 말하는 성공과 같은지, 더 많은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다면 저축과 투자도 숫자를 늘리는 습관에 머물 수 있다. 책 후반의 “아무도 혼자 부자가 되지 않는다”는 관점까지 가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모든 성공을 설명하기도 어려워진다. 교육과 환경, 가족과 주변 사람, 우연까지 함께 놓고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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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개의 이야기가 짧게 이어지는 구성은 부담 없이 읽히지만, 역사적 인물과 연구, 투자 사례가 빠르게 교차하다 보니 더 깊이 머물고 싶은 대목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느낌도 있다. 이 책이 돈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돈의 자리를 다시 정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건강과 관계, 시간과 자유까지 재무 계획 안으로 들어오면 ‘얼마를 모아야 하는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생긴다. 나는 왜 돈을 원하는가. 투자 방법은 많이 알지만 이 질문에는 아직 답이 흐릿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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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
이현주 지음 / 생각의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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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 글을 쓰다가, 결국 나에게 말을 걸게 되는 시간 

✍🏻 저자 : 이현주

🏢 출판사 : 생각의빛



🎯 『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 떠올린 것은 ‘글을 쓰면 정말 위로가 될까’라는 의문이었다. 글쓰기는 때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은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이기도 하다. 간호사로 일하며 필사와 글쓰기를 이어온 이현주 작가는 이번 책에서 잘 쓰는 기술보다 쓰면서 자신을 이해해 온 시간을 꺼내 놓는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방법론을 배우기보다, 한 사람이 왜 계속 펜을 놓지 않게 되었는지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 책의 첫머리에서 나는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의 영역으로 밀어두었던 오래된 생각부터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글을 쓴다는 일을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식’에 가깝게 놓는다. 거창한 결과보다 실패한 날에도 나를 다시 바라보는 행위라는 쪽이다. 읽다 보니 글을 못 쓰는 이유보다 쓰기 전에 만들어 둔 두려움이 더 큰 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줄이라도 적는 순간 그 벽에는 작은 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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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가 위로가 된다는 말은 익숙해서 처음에는 조금 쉽게 들렸다. ‘자기와의 평생 대화’라는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쓰는 사람은 자기 마음에 질문하고 다시 자기 문장으로 답하는 사람이 된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쓰는 동안만큼은 나를 건너뛰지 않는다. 그 점에서 글은 위로라기보다 나와 관계를 끊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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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걸렸던 대목은 ‘내 삶이 이해되지 않을 때 펜을 들어라’라는 문장이었다. 삶에는 이유를 붙이기 어려운 사건도 있고, 모든 원인과 결과를 나에게서 찾는 일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뒤엉킨 일을 문장으로 옮기면 무엇을 묻고 있는지는 조금 선명해진다. 마침표를 찍을 일과 아직 물음표로 남겨둘 일을 구분하는 것. 글쓰기가 삶을 해결한다기보다, 함부로 지나치지 않게 만드는 힘은 여기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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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작가라는 이름보다 ‘글 쓰는 삶’을 앞에 둔다. 이 부분에서 책의 방향이 조금 달라 보였다. 책을 내거나 인정받는 결과가 아니라, 계속 쓰면서 미처 몰랐던 나와 친구가 되는 시간을 말하기 때문이다. 걱정과 상념이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문장에 집중하는 동안 그것들과 거리를 둘 수는 있겠다. 완성된 사람이 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미완성인 채로 계속 써보는 것. 나는 그 편이 이 책의 제목과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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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장점은 글쓰기를 특별한 재능에서 일상의 행위로 끌어내린 데 있다. 필사나 한 문장부터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 결과보다 쓰는 삶 자체를 궁금해하는 독자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당신이라면 오늘 어떤 한 문장부터 적어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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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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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죽은 이를 붙잡는 마음이 저주가 되는 순간,그리움과 소원이 뒤엉킨 자리에서 죽음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をんごく 

✍🏻 저자 : 기타자와 도 北沢陶 

✍🏻 옮긴이 : 전선영 

🏢 출판사 : 반타



🎯 죽은 이를 보내지 못하는 마음과 죽은 이가 떠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욕망은 닮은 듯 전혀 다르다. 기타자와 도가 데뷔작에서 꺼낸 공포는 귀신 자체보다 그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에 가깝다. 간토 대지진 이후의 오사카, 상업 가문의 오래된 욕망까지 겹쳐지자 한 사람의 그리움은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로 불어난다.




⛩️무녀 주변에 몰려든 망자들이 “나도 말하고 싶어” 하며 부러워한다는 대목부터 죽음의 풍경이 이상하게 바뀐다. 처음에는 소이치로가 시즈코를 불러내려는 장면이 무서울 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걸린 것은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죽은 자들이었다. 말하고 싶지만 들을 사람이 없는 존재들. 강령 의식은 산 자의 미련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죽은 자에게도 아직 끝내지 못한 말이 있다는 상상을 끌어낸다. 




⛩️ 얼굴 없는 에리마키는 처음 등장할 때만 보면 가장 위험한 괴이에 가깝다. 그런데 그가 먹는 것은 “죽었는데도 자기가 살아 있다고 믿는” 망자들이다. 먹힌다는 말과 구원이라는 말이 한자리에 놓이는 순간부터 선악의 위치가 흐려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으려는 인간이 망자를 가두고, 망자를 먹는 괴이가 오히려 그들을 떠나게 한다. 소이치로가 에리마키의 진짜 모습을 바라보는 과정도 흥미롭다. 이 소설에서 무서운 존재가 누구인지 쉽게 정해두면 자꾸 판단이 뒤집힌다. 




⛩️ 장지문 너머에서 “소이치로 씨”라고 부르는 목소리는 살아 있을 때의 시즈코와 다르지 않다. 하녀는 귀신이라고 말하지만 소이치로에게 목소리의 기억은 그 판단보다 빠르다. 문을 열면 안 된다는 사실과 열고 싶다는 욕망이 한 장의 문을 사이에 두고 맞선다. 나는 여기서 무엇이 진짜 시즈코인가보다,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완벽히 되돌아온다면 과연 의심할 수 있을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움직였다. 그리움은 때로 눈앞의 기괴함조차 정상으로 보이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 사북을 떼어 망자의 소원을 풀어줘야 할 부채에 오히려 사북을 남겨둔다. 그러면 소원은 끝나지 않고 망자도 떠나지 못한다. 후루세 가문은 그 희생 위에서 장사 번창을 빌어왔다. 어린 소이치로가 복을 달라고 악을 쓰는 아버지를 보며 ‘귀신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은 그래서 섬뜩하다. 살아 있는 사람의 탐욕과 죽은 자의 원망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대로 이어진 소원이 축복이 아니라 빚이었다는 사실 앞에서, 이 작품의 저주는 꽤 인간적인 얼굴을 갖는다.




📌 《온고쿠 : 망자의 터》에서 가장 기묘했던 것은 죽음보다 소원이다. 한 번 더 만나고 싶다는 소이치로의 바람도, 장사가 번창하기를 외친 후루세 가문의 욕망도 처음부터 악의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런데 끝나야 할 소원을 끝내지 않는 순간 사랑과 기원이 누군가를 붙드는 족쇄로 변했다. 부채, 백분 향, 목소리, 얼굴 없는 에리마키를 서로 다른 공포로 엮는 방식은 선명하다. 귀신이 무서운 독자보다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나는 마지막까지 소이치로가 아내를 불러낸 것인지, 자신의 미련을 불러낸 것인지 그 경계를 쉽게 나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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