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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
이현주 지음 / 생각의빛 / 2026년 9월
평점 :
『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 글을 쓰다가, 결국 나에게 말을 걸게 되는 시간
✍🏻 저자 : 이현주
🏢 출판사 : 생각의빛

🎯 『글쓰기, 가장 사적인 위로』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 떠올린 것은 ‘글을 쓰면 정말 위로가 될까’라는 의문이었다. 글쓰기는 때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은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이기도 하다. 간호사로 일하며 필사와 글쓰기를 이어온 이현주 작가는 이번 책에서 잘 쓰는 기술보다 쓰면서 자신을 이해해 온 시간을 꺼내 놓는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방법론을 배우기보다, 한 사람이 왜 계속 펜을 놓지 않게 되었는지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 책의 첫머리에서 나는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의 영역으로 밀어두었던 오래된 생각부터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글을 쓴다는 일을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식’에 가깝게 놓는다. 거창한 결과보다 실패한 날에도 나를 다시 바라보는 행위라는 쪽이다. 읽다 보니 글을 못 쓰는 이유보다 쓰기 전에 만들어 둔 두려움이 더 큰 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줄이라도 적는 순간 그 벽에는 작은 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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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가 위로가 된다는 말은 익숙해서 처음에는 조금 쉽게 들렸다. ‘자기와의 평생 대화’라는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쓰는 사람은 자기 마음에 질문하고 다시 자기 문장으로 답하는 사람이 된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쓰는 동안만큼은 나를 건너뛰지 않는다. 그 점에서 글은 위로라기보다 나와 관계를 끊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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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걸렸던 대목은 ‘내 삶이 이해되지 않을 때 펜을 들어라’라는 문장이었다. 삶에는 이유를 붙이기 어려운 사건도 있고, 모든 원인과 결과를 나에게서 찾는 일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뒤엉킨 일을 문장으로 옮기면 무엇을 묻고 있는지는 조금 선명해진다. 마침표를 찍을 일과 아직 물음표로 남겨둘 일을 구분하는 것. 글쓰기가 삶을 해결한다기보다, 함부로 지나치지 않게 만드는 힘은 여기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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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작가라는 이름보다 ‘글 쓰는 삶’을 앞에 둔다. 이 부분에서 책의 방향이 조금 달라 보였다. 책을 내거나 인정받는 결과가 아니라, 계속 쓰면서 미처 몰랐던 나와 친구가 되는 시간을 말하기 때문이다. 걱정과 상념이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문장에 집중하는 동안 그것들과 거리를 둘 수는 있겠다. 완성된 사람이 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미완성인 채로 계속 써보는 것. 나는 그 편이 이 책의 제목과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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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장점은 글쓰기를 특별한 재능에서 일상의 행위로 끌어내린 데 있다. 필사나 한 문장부터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 결과보다 쓰는 삶 자체를 궁금해하는 독자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당신이라면 오늘 어떤 한 문장부터 적어보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