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인가
이홍준 외 지음 / 생각의빛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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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인가』― 세 사람이 건네는,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삶의 언어


🔺 저자 : 이홍준, 이현주, 김지연

🔺 출판사 : 생각의빛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요?

혹은, 우리가 흔들릴 때마다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줄 문장이 있을까요?


📌 요즘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걸까?”를 자주 묻는 분이라면, 이 책은 곁에 둘 만한 인생 지도입니다. 아동병원 간호사로 ‘돌봄의 시간’을 통과해온 이현주, 지역 현장에서 정신건강을 붙드는 이홍준, 글과 그림으로 일상의 감정을 기록해온 김지연. 세 작가가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한 삶의 풍경을 나누며, 얻은 통찰을 엮어, 인생관이 ‘고정불변’이 아니라 경험을 거치며 계속 수정되는 살아 있는 관점을 저자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 이홍준 ― 가변하는 인생관

정신건강 현장에서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온 이홍준 작가는, 인생을 경험의 누적으로 바라봅니다. “경험은 곧 인생관이 된다.”

그는 사회의 잣대로 스스로를 평가하기보다, 나만의 시선으로 ‘쓸모’를 정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쓸모와 무쓸모는 정하기 나름이다.”라는 구절은,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낙인찍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또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불완전한 삶, 불완전한 글, 불완전한 인간…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고 말이지요.

이홍준 작가님의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삶은 정답이 있는 시험지가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 한 줄만으로도 우리는 삶 앞에서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 이현주 ― 인생이 나만의 철학을 만든다

병동에서 매일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이자 글 쓰는 사람, 이현주의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그는 삶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삶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걱정한다고 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걱정해도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 순간에 집중하며 대응할 힘을 준비하라고 권합니다.

또한 그는 자기다움을 강조합니다. 사회의 기대와 타인의 기준을 좇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을 잃게 되죠. 하지만 작은 습관을 바꾸고, 시선을 다르게 두는 것만으로도 삶의 궤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이현주 작가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 삶의 바닥점도 사실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모두 점점 나아지는 중이다”라는 문장은, 독자의 마음을 천천히 끌어올립니다. 


🔖 김지연 ― 인생이란 무엇인가?

김지연 작가님는 글과 그림을 함께 그려내는 창작자답게, 인생을 한 폭의 화폭처럼 그립니다. 그는 단호하게 말하죠. “인생이란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그의 글에는 거짓과 위선으로 포장된 삶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흐릅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 험담을 멀리한다는 것, 그리고 인맥보다 주체성을 먼저 세운다는 것.

김지연작가님의 인생관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박한 솔직함 속에 있습니다. “정말 사랑한 것도 아니면서 미워할 필요는 없다”는 구절은, 읽는 내내 가슴을 울립니다. 결국 우리 삶을 지켜주는 힘은 ‘진정성’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니까요. 



하루 한 장씩 필사하기 좋은 짧고 강렬한 문장들

번아웃, 관계, 선택 앞에서 길을 잃었을 때 다시 호흡을 찾아주는 책

인생의 각 시기를 돌아보게 하는 삶의 성찰 



💬 살다 보면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불안해지고, 때론 내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워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조용히 속삭입니다.
“흔들리는 건 실패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다.”

오늘의 나를 업데이트할 언어가 필요하다면, "세 작가가 건넨 문장들을 천천히 필사해 보세요 

완벽보다 성장,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사실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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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패스 손해평가사 2차 문제집 1과목 - 농작물재해보험 및 가축재해보험의 이론과 실무 2025 이패스 손해평가사
정근식 지음 / 이패스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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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이패스 손해평가사 2차 문제집 1과목』 – 합격을 향한 가장 가까운 길잡이


🔺 저자 : 정근식 

🔺 출판사 : 이패스코리아


📌 손해평가사 자격시험은 이제 농업 분야에서 ‘꿈의 직업’으로 떠올랐습니다.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지요. 하지만 2차 시험은 낯선 용어와 계산 문제, 실무 감각을 동시에 요구해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벽처럼 다가옵니다.
정근식 저자의 『2025 이패스 손해평가사 2차 문제집 1과목』은 그 벽을 허물어주는 디딤돌 같은 책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공식 이론서를 바탕으로, 시험에 꼭 맞는 요약과 최신 기출 반영 문제를 담아냈습니다. 책장을 펴는 순간, “이제 제대로 길을 찾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 단순한 요약서를 넘어선 차별화된 교재 


저자는 단순히 메뉴얼을 옮겨 적지 않았습니다. 농정원의 이론서를 기반으로 하되, 단기간 학습에 최적화되도록 구조화했습니다.

핵심이론 정리 : 반드시 출제되는 주요 개념을 이해 위주로 설명.
기출·예상 문제 수록 : 최신 출제 경향과 유형별 풀이 연습.
모범답안 제시 : 실제 시험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답안 작성 훈련.
수험생 입장에서 꼭 필요한 실전 감각을 심어주는 점이 가장 돋보입니다.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왜 이런 공식이 나왔는지’ 이해하면서 익힐 수 있어, 시험장에서 흔들리지 않게 해줍니다.



🔖 수험생에게 다가오는 위로와 응원 


“내가 만든 책이 어린 나무에게 풀을 헤쳐 주듯, 손해평가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합격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공부 팁 이상의 울림을 줍니다. 수험생의 고단한 길에 작은 불빛이 되어 주겠다는 따뜻한 마음이 책 전반에 스며 있습니다. 


🔖 합격 전략 – 실제 수험장에서 빛을 발할 팁 


책 속에 담긴 학습전략은 그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실전 노하우입니다.

계산 문제는 반드시 손이 기억하도록 반복해야 한다.
시험 시간은 1과목 50분, 2과목 70분으로 전략적 분배가 필요하다.
반복 출제된 문제를 우선 학습하고, 신규 유형에도 대비해야 한다.
유사한 보험금·보험료 계산법을 비교 정리해서 묶어 공부하면 효율적이다.
단순한 저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경험의 결과물이었습니다.



🔖 시험 불안에서 희망으로 


처음 손해평가사 2차를 준비할 때, 누구나 느끼는 것은 불안감입니다. ‘외계어 같은 용어’, ‘높아진 난이도’, ‘시간 부족’. 하지만 이 교재를 읽다 보면 점점 감정선이 바뀝니다.
“할 수 있을까?” → “할 수 있겠다.” → “이제 정말 해낼 수 있다!”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책, 그것이 바로 이 문제집의 진짜 가치입니다.


🔖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 


첫 도전 수험생 :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고 싶다면 필수.
재도전 수험생 : 최신 기출 경향과 모범답안으로 실수 줄이기.
현업 종사자 : 실무 이해와 자격 준비를 동시에 하고 싶을 때.
손해평가사라는 전문직업의 길로 들어서는 ‘입문서이자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저자가 말한 “어린 나무에게 풀을 헤쳐주는 역할”이라는 비유가 오래 남습니다. 합격을 향한 길은 고단하지만, 누군가 앞서 걸으며 길을 닦아준다면 훨씬 수월해지겠지요.
이 책은 바로 그런 길잡이입니다. 단순히 합격을 넘어서, ‘현장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료가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이 묻어 있습니다. 혹시 지금, 합격의 길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꼭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언젠가 합격증을 들고 미소 지을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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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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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먼 자들의 나라』 – 정상성의 폭력을 묻는 고전, 지금 우리의 이야기


🔺 저자 : 허버트 조지 웰스

🔻 옮긴이 : 차영지 

🔺 출판사 : 내로라


📌 H.G. 웰스의 이름은 이미 익숙합니다. 《타임머신》, 《우주 전쟁》 같은 공상과학 소설의 거장으로 알려진 그는 언제나 “미래를 예언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지요. 『눈먼 자들의 나라』는 그가 남긴 짧은 단이지만, 짧음 속에 담긴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번에 차영지 번역가의 매끄러운 문장으로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시각이 없는 공동체와 시각을 가진 한 이방인의 충돌을 통해 “정상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날카롭게 던집니다. 저는 책장을 열기 전부터, ‘혹시 지금 우리의 온라인 세상과 겹치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와 긴장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 눈먼 나라의 첫 장면 – 설원의 고립 ❄️

안데스 산맥 깊은 곳, 인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마을.
“Three hundred miles and more from Chimborazo... there lies that mysterious mountain valley, the Country of the Blind.”
첫 장면부터 독자는 차갑고 신비로운 설원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눈보라 속 추락, 사라져 가는 탐험대, 홀로 살아남은 한 남자의 고립. 독자의 감정은 모험의 긴장감에서 곧 불안과 경이로움으로 흔들립니다.


🔖 보는 자의 충돌 – 규범의 낯섦 ⚡

시력을 가진 이방인은 자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보는 능력’으로 우월함을 증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눈먼 공동체는 오히려 그를 미성숙한 존재, 치유가 필요한 환자로 간주합니다.
“그의 경험은 ‘치유가 필요한 질병’으로 취급된다.”
이 장면은 낯설고도 충격적입니다. 다수의 규범 속에서 ‘다름’은 배척당하고, 새로운 시각은 위험한 것으로 치부됩니다. 독자는 ‘내가 믿는 정상성은 과연 절대적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되지요.


🔖 사랑과 체념 – 정상성을 향한 강요 💔

주인공은 공동체의 규율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기 위해 눈을 없애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사랑과 자유, 체념 사이의 갈림길에서 그는 깊은 고뇌에 빠집니다.
“내일이면, 전 더는 볼 수 없게 되겠군요.”
이 짧지만 절절한 대사는, 정상성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의 잔혹함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대목에서 독자의 감정은 절정에 이르며, 분노와 슬픔이 교차합니다. 


🔖 열린 결말 – 자유를 향한 퇴장 🌄

마지막 장면, 주인공은 결국 공동체를 떠나 험준한 산맥을 홀로 오릅니다. 그는 끝내 살아남았는지, 아니면 사라졌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자유를 향해 나아간 그 결연한 뒷모습입니다.
“붉게 물든 석양, 고독한 실루엣, 그리고 끝내 뒤돌아보지 않는 남자.”
읽는 내내 가슴이 서늘해지며, 동시에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 오늘 우리의 이야기 – 알고리즘 사회와 필터 버블 🌀

『눈먼 자들의 나라』는 1904년에 쓰였지만, 오늘날에도 무섭도록 유효합니다. 다수가 공유하는 감각이 곧 ‘진실’이 되는 세상, 그리고 다른 의견을 지닌 자는 배제되는 사회. 웰스가 묘사한 눈먼 공동체는 오늘날 알고리즘이 만든 필터 버블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SNS 속 ‘추천 피드’, 확증편향의 굴레, 그리고 보지 못하게 되는 진실들. 이 책은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지 못하게 되었는가?”
 


💬 ‘보는 자는 눈먼 자들 사이에서 왕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사실 ‘다른 눈을 가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인생의 중요한 지점을 찌르는 책. 가볍게 읽되, 결코 가볍지 않은 울림을 전해주는 책.
당신도 언젠가 자신만의 ‘눈먼 나라’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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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E STAR 폴 스타 1 (더블특전판) - 일러스트 카드 + 포토카드
NON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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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E STAR 폴 스타 1 (더블특전판) 일러스트 카드 + 포토카드 


저자 : NON 

출판사 : 학산문화사


NON 작가의 신작, 드디어 도착!
폴 댄스라고 하면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은 강한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진짜 스포츠🔥


호리 야야노 

중학교 2학년 소녀. 갑작스런 전학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과거에 엄마가폴 댄서였다는사실을 알게 된다!

호리 미츠에 

남에게 쉽게 속고,마음도 여린 야야노의 엄마.과거에는 사실 ‘이와마의 여신‘이라 불리는 엄청난 폴 댄서였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세계에 뛰어든 중2 소녀 ‘야야노’의 성장기예요.

엄마가 과거 전설적인 폴 댄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엔 두려움과 편견으로 가득했지만 무대와 춤을 통해 점점 자신만의 열정을 찾는 과정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


💡 『하렘 혼』의 NON이 보여주는 새로운 도전,
스포츠 성장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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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도서관 : 체 게바라 - 십진분류법으로 읽는 혁명가의 다층적 초상 인물 도서관 1
송영심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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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도서관: 체 게바라》십진분류법으로 읽는 혁명가의 다층적 초상


저자 : 송영심 

출판사 : 구텐베르크



혁명은 낭만으로만 남기엔 너무 뜨겁고, 역사로만 읽기엔 너무 현재적입니다. 구텐베르크 전기 총서의 첫 권, 송영심 작가의 《인물 도서관: 체 게바라》를 읽기 전 제 기대는 단순했습니다. 티셔츠 속 아이콘이 아닌 ‘한 인간’ 체 게바라 를 만나고 싶다. 분류표(000~900)를 따라 서가를 옮겨 다니는 동안, 체 게바라 의 신념·모순·격랑이 제일상까지 걸어 들어왔습니다.교과서식 서술에 지쳤지만 역사적 맥락은 놓치고 싶지 않은 분,토론하기를 좋아하는분들 에게 권합니다


한 권으로 걷는 ‘인물 도서관’


작은 판형에 200쪽 안팎. 그러나 얕지 않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독자의 동선’을 설계한다는 데 있습니다. 000 총류에서 프로필과 핵심 연표를 정리해 주고, 이후 100~900으로 이어지는 서가를 따라가다 보면 체 게바라의 생애가 지도처럼 펼쳐집니다. 입구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 주는 안내표지판이 참 든든합니다. 덕분에 독자는 복잡한 역사·사상·문화의 층위를 자신의 속도로 소화할 수 있고, 어느 순간 “내가 궁금한 건 지금 300인가, 600인가?”를 스스로 묻게 됩니다. 읽기 경험 자체가 도서관을 거니는 산책처럼 설계되어 있어요.


십진분류법이 보여 준 체의 다층성


가장 신선했던 대목은 십진분류의 분할이 곧 ‘인물의 측면들’을 자연스럽게 환기한다는 점입니다. 100(철학)에서는 인권·해방·평등에 대한 체의 근거들을 보여 주고, 200(종교)에서는 가톨릭 문화권에서 태어난 무신론자가 어떻게 ‘신 대신 혁명’을 선택했는지 맥락을 잡아 줍니다. 300(사회과학)으로 건너가면 라틴아메리카의 빈곤과 쿠데타가 ‘청진기에서 총으로’ 손을 옮겨 놓은 사연이 살아나고, 500(기술과학)·600(예술)에서는 산업·기술·이미지 정치가 그의 실천에 어떻게 접속했는지 읽힙니다. 700(언어)의 “Hasta la victoria siempre!”는 문장이 아니라 행동의 레토릭으로, 800 (문학) 『돈키호테』네루다.『볼리비아 일기』, 총알 사이를 비춘 책들 ,900(역사)에서는 39년의 짧은 생이 한 세기를 관통하는 신화가 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각 장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를 비추는 구조라, 어느 장에서 시작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의사에서 혁명가로: 청진기와 총 사이의 진동


체 게바라 는 의사였습니다. 빈곤과 병이 중첩된 환자 앞에서, 그는 치료의 ‘원인’을 자꾸만 사회 구조로 돌려보게 됩니다. 과테말라에서의 좌절, 멕시코에서의 재정비, 피델과의 조우, 그리고 쿠바 혁명의 성공까지 이 책은 ‘의사적 현실감각’이 ‘혁명적 결단’으로 기울어지는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의료·위생 캠페인과 토지개혁, 산업화 정책 등 행정가로서의 모습도 놓치지 않습니다. 단,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경제 모델의 한계’까지 같이 보여 주기 때문에 책은 찬양도, 악마화도 아닌 균열을 남깁니다. 청진기와 총 사이에서 흔들린 건 체 게바라 만이 아니라, 시대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합니다.


이상과 폭력의 간극, 그리고 균형의 문장들


혁명은 언제나 윤리의 모서리를 긁습니다. 책은 게릴라 전술의 효용과 폐해, 국제 연대의 명분과 현실, 그리고 냉전의 그림자까지 함께 비춥니다. 유엔 연설과 외교 행보, 콩고·볼리비아에서의 실패는 ‘낭만의 후광’을 걷어내는 사례로 제시됩니다. 특히 사진 한 장(알베르토 코르다의 이미지)이 ‘저항의 보편 아이콘’으로 굳어지는 서사는 600(예술)과 700(언어)의 교차점에서 설득력 있게 읽힙니다. 저자는 “미화도 악마화도 아닌 서술”을 고집합니다. 그래서인지 독자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대신 질문을 오래 붙잡게 됩니다. 그 여운이 오래갑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 비추어 본 질문들


체 게바라 를 통해 ‘나’를 묻게 만듭니다. 불평등과 구조적 폭력, 국제질서의 비대칭은 20세기의 유물만이 아닙니다. “내가 바라는 세상과 현실은 얼마나 겹치는가?”, “나는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책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질문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나듭니다. 낭만을 경계하는 독자에겐 구조 분석이, 이상을 꿈꾸는 독자에겐 실천의 윤리가 남습니다. 작은 문고본이지만 토론의 불씨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한 권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는 독서 ,이 시리즈가 노리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벽에 걸린 체 게바라 의 얼굴이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반짝이는 상징에서, 모순을 감당한 인간으로. 뜨거운 신념과 서툰 결정, 용기와 한계가 동시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생각하게 됩니다. 당신의 도서관에서 체 게바라는 어디일까요? 오늘, 당신의 삶이라는 도서관에서 어떤 분류표로 걷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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