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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 미혹의 시대를 건너는 반야심경, 금강경, 천수경 필사집 ㅣ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평점 :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손끝으로 부처의 지혜를 깨우는 시간
🔺 저자 : 원명
🔺 출판사 : 오아시스

📜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반야심경·금강경·천수경이라는 익숙한 이름이 아니라 “필사집”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경전을 공부한다기보다, 그 말을 손끝으로 천천히 더듬어 보자는 초대처럼 느껴졌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공부는 늘 미루기만 했는데, 이 정도라면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한 밤마다 한 장씩 따라 쓰기 시작했습니다.
🔖 일상으로 내려온 필사 수행의 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수행”을 일상적인 습관으로 끌어내려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거창한 결심 없이도, 하루 한 쪽만 따라 써도 마음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생각이 단순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박문호 박사가 말한 것처럼 손의 움직임이 다시 깨어나니, 화면 속 정보로만 꽉 차 있던 하루에 숨 쉴 틈이 생긴 기분이었습니다.
🔖 손끝으로 만나는 반야심경의 공
이 책에서 만난 반야심경은 어려운 한문 대신 삶의 언어로 다가오는 ‘공’의 이야기였습니다.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충만하다”는 뜻을 필사로 따라 쓰다 보니, 머리로만 알던 공이 조금은 가슴 쪽으로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 마음을 짓누르던 걱정들도 결국 잠시 머물다 가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손으로 쓰는 동안 더 선명해졌습니다.

🔖 집착을 비우는 금강경의 칼날
금강경 부분은 유난히 문장 하나하나에 힘이 느껴졌습니다. 아상·인상 같은 집착을 내려놓으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떤 것에도 머물지 말라”는 구절을 쓰며 내 일상의 집착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게 되더라고요. 손으로 쓰는 시간이 조용한 참회와 정리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 천수경이 이끄는 자비의 서원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내가 내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임을 알게 됩니다. 소원을 담아 한 글자씩 써 내려가다 보니, 나 하나 잘되기를 비는 마음에서 조금씩 “함께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발원으로 시선이 옮겨졌어요.

💬 이 책을 따라 쓰는 시간은 거창한 깨달음의 순간이라기보다, 하루를 정리하며 마음의 먼지를 조용히 털어내는 의식처럼 느껴졌습니다. 반야심경·금강경·천수경이라는 무게 있는 이름들이, 원명 스님의 현대적인 해설과 함께 내 삶의 언어로 조금씩 번역되는 경험도 인상적이었다.
📌 이 책은 지친 마음을 부드럽게 다스리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