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누군가는 고복희를 괴팍한 여자라고 정의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단지 고복희는 '정확한' 루틴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15page

원더랜드 사장님은 정이 없다. 한국인에게 정은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건 사람이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타인이 그저 타인으로 대하지 않는 것,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것. 안대용은 그렇게 배웠다. 못 먹고 살아도 정없이는 살지 마라.
-79page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캐릭터다. 생긴 것부터 만화 같다. 똑 떨이지는 단발에 눈썹이 진하다. 입가의 주름은 붓펜으로 뚝딱 그려놓은 것 같다. 성격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제껏 경험한 어른들 중 제일 이상하다.
-87page

원더랜드는 좋은 곳이다. 장담할 수 있다. 왜 손님이 없는지 의아할 정도다. 린은 원더랜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했던 저번 직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반죽을 주물거리며 조금씩 형체를 만들어가는 느낌.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해줬을 때 느끼는 뿌듯함. 조금 이상하지만 배울 점 많은 사장님까지.
-101page

자신만의 원칙과 규칙을 준수하며 삶을 살아가는 여자 고복희. 혹자는 그런 그녀를 이상하다, 정 없다, 이기적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니까. 자신에게 떳떳하면 그걸로 족하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원더랜드라는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고복희. 하지만 손님은 계속 줄어 호텔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 고복희, 그녀 자신의 다소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가 한 몫 했달까?

원더랜드의 유일한 종업원이자 현지인인 린은 강구책 마련을 위해 호텔에서 한 달 동안 머물수 있는 이벤트를 제안한다. 설마 그런 것에 응할 멍청한 인간이 있을까? 고복희는 생각한다.

박지우. 원더랜드에 한 달간 머물기 위해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었다. 생기발랄 20대의 박지우는 원더랜드 이곳저곳, 심지어 고복희 마음 속까지 들쑤시고 다닌다. 자신이 정한 규칙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편하지만 어쩐지 싫진 않다.

만복회 회장 김인석. 하루가 멀다하고 원더랜드를 찾아 와 고복희의 심기를 건드린다. (물론 응수하진 않는다. 감정낭비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호텔을 처분하란다. 이건 무슨 안하무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원더랜드에, 아니 고복희 인생에 어쩌면 두 번째 위기되시겠다. 첫 번째는 남편 장영수가 세상을 떠난 일이다. 그렇다. '로보트'라는 별명이 있는 그녀에게도 낭만은 있었다.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성가신 남자는 매일같이 찾아와 조금씩 그녀의 벽을 허물었다. 어떤 날은 달콤하게, 어떤 날은 아프게. (...) 그는 등 뒤로 어떤 세상을 데려왔다. 생전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고복희는 세계와 마주했다.

 

남편 장영수는 여러모로 고복희 자신과 많은 것이 달랐다. 타인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았고, 투쟁할 줄 알았으며 그로 인해 자신마저 태워버린 남자였다. 그는 디스코를 참 좋아했다. 누가 뭐라든 연애시절 매일 같이 클럽에서 디스코를 추었을 때도 고복희는 그저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어떤 날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추었던 춤이 유일하다면 유일할까. 이제 함께 춤을 출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녀 안의 꿈틀거리는 무언가는 손끝에서 발끝으로 피어오를 것이다. 원칙을 무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원더랜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복희와 원더랜드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화해와 성장을 통해 또다시 자신들만의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때론 뭉클하게, 때론 웃프게 스며드는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 - 여행홀릭 심리학자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 심리 안내서
제이미 커츠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과 심리학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읽는 순간 무릎을 뙇! 치게 된 진짜 여행이 뭔지 말해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남자를 잠시 쉬기로 했다
나타샤 스크립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가 없어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책! 나 자신으로 나를 가득 채워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근 후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박씨를 먹이면 이야기 속 지혜 쏙
김해원 지음, 김창희 그림 / 하루놀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중 한 권인 <호박씨를 먹이면>을 만나 보았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책이다. 호박씨를 먹이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궁금함과 호기심을 갖고 책을 펼쳐 보았는데, 책 속 문체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라 정감이 갔다. 옛날 어느 마을에 노부부가 운영하는 주막이 있었다. 여기저기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주막을 드나들었는데, 간혹 깜빡하고 주막에 짐을 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인 영감은 주인이 찾으러 올지도 모르니 주막에 짐을 보관했다. 그러나 짐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

 

 

 

*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보면, 나무 밑에서 주막의 마당을 쓸고 있는 주인 영감의 모습은 여느 선량한 노인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욕심이 생기자 주인 영감의 모습이 흑화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주인 영감의 욕심 많은 모습이 생생하면서도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다. 그렇게 나그네들의 짐을 하나둘씩 챙기던 어느 날, 돈궤를 짊어진 손님이 주막으로 오는 것을 본 주인 영감은 어떻게 해서라도 그 돈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호박씨를 먹이면 무엇이든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

주인 영감은 아내에게 마을에서 호박씨를 얻어오라고 부탁한다. 처음에 아내는 내켜 하지 않았지만, 영감의 끈질긴 부탁에 하는 수없이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많은 양의 호박씨를 얻어오게 된다. 아내가 이 집, 저 집 여러 경로를 거치며 호박씨를 얻어오는 과정들이 그려진 그림은 어느 집의 누구에게 호박씨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

주인 영감은 돈궤의 주인에게 호박씨를 먹으라 권하지만, 까먹는 것이 귀찮은 돈궤 주인은 거절한다.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주인 영감은 그러면 자신이 까서 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흔쾌히 주인 영감의 배려(?)를 받아들인 돈궤의 주인. 맛있게 호박씨를 한 바가지 다 먹은 돈궤의 주인은 주인 영감의 예상과는 달리, 자신의 돈궤를 잘 보관해 달라고 얘기한다. 다시 한 바가지를 더 까서 돈궤의 주인에게 주는 주인 영감. 하지만 여전히 돈궤의 주인은 자신의 돈궤가 잘 있느냐고 물으니, 주인 영감은 속이 타들어간다. 심지어 잠이 든 돈궤 주인에게 주인 영감은 계속해서 호박씨를 까서 주는데, 소용이 없다.

다음날 날이 밝아 길을 나서기 위해 주막 문 앞까지 걸어 나온 돈궤 주인. 이를 지켜보는 주인 영감은 노심초사 돈궤 주인이 돈궤를 잊고, 갈 길을 가길 바라는데... 과연 주인 영감의 욕심대로 돈궤 주인은 돈궤를 잊고 길을 떠났을까?

<호박씨를 먹이면>은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번뜩이는 지혜를 선물하는 멋진 그림책이다. 무엇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 아이로 하여금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그림체도 이야기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결말 부분에선 초심을 잃어선 안 된다는 것과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호박씨를 먹으면 기억을 까맣게 잊는다는 소재>를 옛날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