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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랜드 - 5억 5,000만 년 전 지구에서 온 편지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박진영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평점 :
+
굉장히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다만 이런 분야의 책은 자주 접하고 읽은 책이 아니라
나의 뇌가 이해를 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솔직히 지금도 100%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순 없다. 서평을 쓰고 난 후에도 여러 번 재독을 해야 할 것 같다. ㅎㅎ
이렇게 조금은 어렵기도 했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먼 과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시간 여행을 하고 온 듯 신비로우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한 느낌을 받았다.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아더랜드는 영국 에든버러 출신의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이며
영국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연구원인 토머스 할리데이의 첫 책이다.
다만 첫 책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책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은
실로 방대하고 어마어마하다.
책을 펼치면 지질연대표가 실려있는데 책을 읽을 때 꽤 많은 도움이 된다.
신생대, 중생대, 고생대는 익히 들어봤지만 각 대를 세분화한 기, 세는 낯이 익은 것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것도 있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아더랜드는 5억 5,000만 년을 거슬러 16개의 지질시대 풍경을 한 권에 모은 책인데
여행의 첫 출발은 비교적 가까운 (그래봤자 258만~1만 2,000년 전 ^^;;;)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낮았던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 근처가 첫 목적지다.
여기서부터 점차 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두근두근!!!
뭔가 시각자료로 재현되면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ㅎㅎ
지구라는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말 그대로 아더랜드가 펼쳐진다.
와..............나의 상상력으로는...!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는 약 45억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생명체는 약 40억 년 전부터 존재하기 시작했다. 단세포생물보다 큰 생명체로 한정해도
20억 년 전부터 존재했다. 만약 45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압축하여
영상으로 재생한다면 1분에 300만 년씩 흘러갈 것이다.
익룡과 수장룡, 비조류 공룡 모두를 절멸한 대량 멸종 사건은 불과 21초 전에 일어날 것이고
마지막 2,000분의 1초가 되어서야 역사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와... 역사 시간에 만날 달달 외웠던 구석기... 넌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야..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해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은 지구의
장구한 역사에 비하면 정말 찰나의 순간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느낀다.
"우리는 지금과 다른 과거의 세계, 아더랜드에 갈 수 없다.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그렇다. 거대한 공룡들이 활보하는 땅의 흙을 밟거나 바닷속에서
헤엄칠 수 없다. 그 환경을 경험해 볼 유일한 방법은 바위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얼어붙은 모래에 새겨진 흔적을 읽으며 사라진
지구를 상상하는 길뿐이다."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종의 생물이 출현했다
나타나기를 반복했고 다양한 기후변화를 겪었으며 지질학적으로도 여러 번
변형을 거듭해 왔다. 지구는 그렇게 비워내고 채워내기를 거듭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를 재구축해왔다.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언젠가 인류라는 종이 사라질 시대가 오겠구나 싶었다.
사실 인류는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탄소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와 온난화, 오존층 파괴, 수많은 쓰레기 문제 등등
역사상 인류만큼 지구 환경을 파괴한 종이 또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인류의 멸망은 예견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만약 지구에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분명 인간을 대체하는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
다른 종이 번영의 씨앗을 심을 거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은 질문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사는 행성에 대한 질문. 작가는 말한다. 지구의 먼 미래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만큼 먼 과거의 지구를 돌아봄으로써만 찾을 수 있다고.
결국 아더랜드로의 장구한 여정은 단순히 과거의 생물들을 호기심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도 아니고, 지금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진귀한 구경을
하기 위함도 아니다.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야 할 미래 변화를 예측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참, 식물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나인데 책을 읽다 보니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현재 지구 생태계의 주요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풀'은
백악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등장했다고 한다.
디플로도쿠스 같은 쥐라기 생물은 풀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꽃을 본 적도 없다. 꽃을 피우는 종자식물이 분화해 나온 시기가
백악기 중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상물 같은 곳에서 보이는, 예를 들면
쥐라기 공룡들이 초원에서 달린다든가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요? 모르고 봤다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텐데...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바로 보게 되기도 한다.
이게 책을 읽는 즐거움이겠지.
어쨌든 아더랜드. 한 번 읽어서 될 책이 아니다. 여러 번 재독을 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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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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