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때문에 죽고 아이 때문에 산다 - 아이 셋 데리고 미국으로 간 채트리오맘의 육아 적응기
이순영 지음 / 싱글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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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후 뒤늦게 갖게 된 아이는 그야말로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었다. 그러나 임신기간 동안 몸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니 걷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주변 육아맘들에게 투정 아닌 투정도 부리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들은 얘기들은 한결같았다. "애 낳고 키워봐라. 다시 뱃속으로 집어넣고 싶어질 거다." 당시 나로선 당연히 그 말이 주는 무게감을 실감하지 못했었는데, 진심 출산 후 지금까지 애를 낳고 키워오면서 느낀 점은 육아 때문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란 것이었다. 24시간 동안 2시간마다 깨서 울고 보채는 아이 때문에 통잠을 잔다는 것은 꿈꿀 수도 없었다. 실행으론 옮기진 않았지만, 너무 힘들고 지치다 보니 내가 아파 낳은 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른 집 앞에 놓고, 도망 오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다행히 지금은 100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아기가 저녁에는 통잠을 자주어서 조금 살 것 같긴 하다. , 육아라는 것이 여기에서 끝난다면 괜찮겠지만 이제 아기가 기고, 걷고 성장하면서 또 어떤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것은 겪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엄마로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 생활 속에서 이순영 작가님의 <육아 때문에 죽고 아이 때문에 산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딱 내 마음과 같아서 이끌렸던 책이기도 하다. 육아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아기에게 못할 짓까진 아니어도, 못할 생각까지 했었던 나였는데. 책의 제목처럼 육아 때문에 죽을 것 같았어도 엄마를 바라보며 순진무구한 웃음을 짓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사르륵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나 하나만 믿고 태어났을 우리 아기. 엄마라는 존재는 아기에겐 하나의 우주와도 같은 존재였을 텐데. 내가 이런 너를 두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육아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할 테다.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많이 했을 것이다.


<육아 때문에 죽고 아이 때문에 산다>의 저자인 이순영 작가님도 아이 셋을 키우는 평범한 엄마이다. 단, 한국을 떠나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새롭게 정착을 하면서 그곳의 문화와 육아방식들을 배우면서 깨닫게 된 것들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잘못된 육아 실태를 꼬집기도 한다. 책의 목차는 총 5장으로 <엄마가 육아의 기본을 세워라>, <아이는 성장 중이다>, <아빠는 육아의 변방이 아니다>, <시댁, 독립은 만세다>,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로 구성되어 있다.


육아는 출산보다 더한 고통의 연장인 만큼 힘들더라도, 엄마가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 엄마의 감정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일관성 없는 육아는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결국 엄마도 지치게 만든다. 또한 육아의 주도권은 반드시 엄마가 가져야 한다. 아이가 울고 떼를 쓰면 엄마들은 보통 당황하게 되고,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라도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주는 경우가 많다. 즉, 아이에게 엄마가 휘둘리는 것이다. 그런 일들이 계속적으로 반복된다면 과연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 미국의 육아맘들의 경우는 이런 면에선 굉장히 단호하다고 한다. 이순영 작가님도 처음엔 아이에게 너무 매정한 것이 아닌가? 그들의 건조한 반응에 꽤 당황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잘했을 때는 과할 정도로 칭찬과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고 한다. 즉, 미국의 아이들은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명확한 기준점을 갖게끔 교육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도권을 쥔 엄마와 아이 사이에는 라포(rapport), 즉 서로 간의 신뢰와 애정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아이를 키우는 우리나라 육아맘들의 실태(드라마 자체는 일부 상위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초반에 나온 충격적인 장면은 더욱 그런데,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욕망이 어떤 결말로 치닫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육아 현실이자, 민낯이기도 하다. 아이는 절대 부모의 전유물이 아니며, 욕망의 대상도 아니다. 그 자체로 고유한 삶을 갖고 있는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운,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경향이 너무 심하다. 예를 들면 내 아이가 몇 점을 받아왔는지 보다 옆집 아이는 몇 점을 받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당하며 살아가다 보니 자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좌절감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기도 한다. 미국의 육아맘들은 절대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다. 아니, 비교 자체를 할 수가 없다. 학습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획일적이며 교사중심의 교육 시스템이 아닌, 개별적이며 학생중심의 교육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수준에 따라 테스트도 달라지기 때문에 옆 집 아이와 비교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인 만큼 다양성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아이들이 목표로 하는 길도 여러 갈래로서 주체적이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나아갈 수 있기에 옆의 친구가 단순 경쟁자가 아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답도 정해져 있고, 가야 하는 길도 (드라마 속 S대 의대만을 목표로 한 것처럼) 하나뿐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갈등은 깊어지니 옆의 친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순영 작가님 또한 주부이기 전에 잘 나가는 대치동 학원강사셨던 만큼 누구보다 이 상황들을 더 잘 이해하고 아셨을 것이다. 그랬기에 미국에서의 육아방식이 낯설고 어색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경험하게 된 육아생활은 작가님의 삶과 생활을 바꿔 놓았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아이들이 너무도 행복해졌다는 사실이다.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내 아이와 비교한다면 내 아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꽃도 저마다 피는 시기가 있다. 봄철 이르게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겨울철 뒤늦게 피는 꽃이 있다. 하지만 뒤늦게 피었다고 그 꽃이 결코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보다 내 아이가 조금 뒤처지더라도, 내 아이는 계속 성장 중이다. 그러니 부모로서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으면서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사회의 육아방식이 너무 부러웠다. 반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이 책대로, 엄마인 내가 올곧게 나만의 기준점과 가치관을 갖고 육아를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상황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두려워지기도 했다. 때문에 나와 비슷한(이 책을 읽고 깨달은 많은 육아맘들)성향을 지닌 육아맘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그래야 가는 길이 외롭지 않을 테니...

마지막으로 이 책의 좋은 내용들, 많은 내용들을 다 담을 수없기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육아맘들이라면, 조심스레 일독을 권해보며 부족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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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려 봐 : 그림 그리기 - 감성.표현, 4세+ 기적 워크북
기적학습연구소 지음 / 길벗스쿨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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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내지만 봐도 알록달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곁들여 있어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네요!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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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조각
박경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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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열하게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는 그런 고민들이 더 많았고, 그만큼 더 많은 방황을 했었다. 그래서 내가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이런 방황도 끝나겠지?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겠지? 뭔가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정도로 정립이 되어있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그때 생각했던 나이가 되고 보니 여전히 나는 흔들리고 있고, 삶에 대한 방향성마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자신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인생에 대한 고민은 각 나이에 따라 구성 성분만 다를 뿐 무게는 비슷비슷한 것도 같다. 즉, 우리는 어쩌면 삶이 끝날 때까지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박경수 작가님의 <인생 조각>은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나의 생각들을 한 곳에 모아 다시금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제공해 준 참 고마운 책이다.

책의 목차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행복은 가까이에>, <사랑은 시처럼>, <변화는 자신부터>, <일상 속의 철학>까지 총 4개의 큰 챕터에 각각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장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나왔을 땐 밑줄도 치면서 잠시 책 읽기를 멈추고 그 문장들을 몇 번씩 곱씹으며 생각하고, 음미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인생은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미켈란젤로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이탈리아의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조각의 형상이란 깎아서 만드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 돌 안에 잠재해 있는 형상을 조각가가 깎아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프롤로그에 나와 있는 내용인데,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기 속의 진정한 자신을 찾아내는 과정은 정말 어렵습니다.

누구나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그 과정 속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체계가 구축되기 때문에

변화보다는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더욱 강해집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찾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 가장 미안한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자기가 알고 있는 모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모습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잠들어 있는 멋진 형상을 끄집어낼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


나 자신이 '인생의 조각가'가 되어서, 내 안에 잠재해 있는 나의 또 다른 멋진 모습을 세상에 드러나게 할 수 있다면, 나에게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참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한편으론 너무 미래의 성공에 집착하느라 현재의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오늘이라는 순간을 담보로 나 자신을 희생할 때가 너무나 많다. '성공과 실패', '모 아니면 도'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곳에 시선을 열고 관심을 두면 어떨까? 요즘 유행하는 용어인 <소확행>처럼 말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행복은 가까이에> 중 '꽃잎보다 열매가 아름답다'라는 소 챕터가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의 내 상황을 대입해 보았다. 임신하기 전의 내 모습이 꽃잎이었다면, 임신 후의 내 모습은 열매의 모습으로 말이다. 임신 후 여러 가지 호르몬 변화로 몸에 지방도 많아지고, 예민해지면서 나름 스트레스도 받고, 거울조차 보기 싫었는데 '열매'라는 하나의 생명을 잉태한 나는 꽃잎보다 아름다운 존재라고 말을 해주니, 이 글이 참 많은 위로가 되었고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멀리 있는 성공을 쫓기보단, 지금 내 상황 내 앞에 놓여있는 사소하지만 확실하고 소중한 행복에 더 집중하고, 초점을 두기로.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삶에 대해 감사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는 것이다.

*

자신이 변해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야 합니다.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면 세상이 그렇게 보이게 됩니다. 지금은 조금 힘든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바라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세상을 그런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라보게 되고,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일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던 세상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안 될 거라는 생각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만듭니다.

*

끊임없이 주변 환경을 탓하고, 남을 의식하면서 비교하고, 타인을 질타하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매사 냉소적이고, 회의적이고, 염세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 내 마음이 강퍅하고 내 속에 여유와 사랑이 없으면 그런 마음들이 쉽게 침투하는 것 같다. 예전의 나도 조금은 그런 면들이 있었다. 하는 일들이 잘 안 풀리고, 내 주변 사람들은 뭔가 하나씩 다 이뤄가고 있는데 나만 혼자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그런데 지금 '임신'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한 후로는 어머니의 마음이랄까? 뭔가 마음에 조급함이 사라지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다 보니 세상이 또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상황에 감사하게 되고, 인내와 여유를 갖게 되기도 했다. 때문에 요즘은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잘 정립되지 않았던 삶에 대한 마음들이 <인생 조각>이라는 책을 만나서 뭔가 조각들이 맞춰지면서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고,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장'을 펼쳐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여러 채널들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뭐랄까? 조용히 책상에 앉아 다시금 생각하면서 읽으니 되새김도 되면서 머리와 맘속에 더 단단하게 맺힌 것 같다.


*

행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만족할 줄 아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성공보다는 행복을 위해 달려가고, 사랑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진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타인의 변화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여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다면

오늘의 하루하루는 어제의 그것과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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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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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스릴러계의 거장이자 히스토리 팩션계의 최고봉 등으로 작가적 입지를 다진 '로버트 해리스'의 최신작 <콘클라베>. 작가의 책 중 <폼페이>라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아직 읽지를 못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통해 '로버트 해리스'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 셈이다. 책이 출간되고 책 소개를 읽었을 때 첫 느낌은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작품세계가 떠올랐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가 창조한 스릴 넘치는 허구의 세계.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긴장감과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댄 브라운'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고, 실제 역사적 사건 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은 '로버트 해리스'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평이자, 생각임을 밝힌다.) 우선 <콘클라베>라는 책의 제목이 나에겐 참 생소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보다 정확히 <콘클라베>에 대해 알아보았다.


<콘클라베>란?

:요약정리하자면 가톨릭의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시스템으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의 선거회를 말한다. 보다 자세히 풀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 혹은 사임 후 15~20일 이내에 추기경들에 의해 진행된다. 추기경들은 임명된 날로부터 새로운 교황의 선거권을 갖게 되나 80세 이상의 추기경들에게는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비밀유지를 위해) 선거를 할 때 추기경들이 유폐되는 장소는 바티칸 안의 시스티나 성당이다. 이곳에서 추기경들은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만을 공급받으며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가운데 투표를 진행한다. 콘클라베가 열리기 이전 성당 내부의 도청장비 검사를 진행하며, 그 어떤 통신기기의 반입도 허용되지 않고 전파 차단기를 작동시킨다. 콘클라베 기간에는 라틴어 사용만이 허락되며, 투표 전 과정에 걸쳐 종이와 펜만 사용할 수 있다. 투표는 오전과 오후에 비밀투표로 각각 진행되며 3분의 2 이상의 득표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모든 투표는 무기명으로 하며 3일째가 되어도 결정이 되지 않을 때는 부제급, 사제급, 주교급 추기경의 순으로 강화가 진행되어 다수의 의견에 따라 3분의 2 이상의 득표 수 대신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자 두 명의 결선 투표로 진행되기도 한다. 투표가 끝난 뒤에는 투표용지를 태워 나오는 연기로 외부에 결과를 알리게 되는데 검은 연기는 미결, 흰 연기는 새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바티칸 교황의 선종으로 시작된다. 새벽녘 추기경단 단장직을 맡고 있는 로멜리는 노구를 이끌고 바티칸 수도원을 지나 황급히 교황 침실로 향한다. 대혼란이 일어났을 거라는 짐작과는 다르게 고요한 적막 속에 구급차 한 대가 사람들을 피해 서 있을 뿐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침소를 지키고 있고, 잠자듯 누워있는 교황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하다. "세데 바칸테(Sede Vacante)". 이제 교황의 자리는 공석입니다. 선언 이후 로멜리는 조용히 교황과 작별 인사를 한다. <로멜리는 객실로 빠져나왔다. 교황은 이런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하루하루, 한 해 한 해. 무장 경호원들한테 둘러싸인 것도 그렇지만, 이 방은 또 어떤가? 50평방미터의 무미건조한 공간이 주는 초라한 삶> 깊은 슬픔과 허망함 속에 로멜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추기경단 단장직으로서 해야 할 임무를 상기한다. 새 교황을 선출해야 하는 것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콘클라베>를 시작해야 하는 것.

이제 전 세계 118명의 추기경들이 바티칸 내의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신의 사자이기 전에 평범한 인간이자 야망을 갖고 있는 남자로서 교황이 되고자 하는 각 추기경 후보군들의 중상모략, 깊은 고뇌(인간적 번민과 신의 사자로서의 양심 사이의) 치열한 경쟁구도 그리고 비밀 등등은 이 책의 재미 중 하나이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체 여러 차례 투표를 진행하는데, 매 투표마다 결과가 달라지고 후보군에 없던 새로운 후보가 나타나기도 하고, 하~! 과연 누가 신의 열쇠를 쥔, 신의 선택을 받을 새로운 교황이 될 것인지! 약간의 긴장감과 궁금증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깊어진다. 또한 점점 고조되는 경쟁상황 속에서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각 추기경들의 비밀, 음모가 로멜리에 의해 파헤쳐 지고 드러나게 된다. 이 부분은 스릴러적 요소로 볼 수 있으나 기존에 읽었던 여타 다른 스릴러 소설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점은 없잖아 있다. 그동안 센 스릴러를 읽어 온 독자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쩌면 마지막 반전을 위한 성스러운 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콘클라베>가 무엇인지 알게 된 지적 쾌감과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생생한 묘사는 분명 매력적인 포인트였으나, 스릴러적 요소로서의 긴장감이나 재미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마지막 반전이 부족한 부분을 다 갚아 준 느낌이랄까?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같은 주님을 섬기는 기독교인으로서 마지막 문장은 살짝 눈물도 나왔다.

"잠깐 잊었는데 비밀을 아는 분이 또 있어요."

"누구죠?"

"주님이시죠." 




​<책 속 문장들>


 "교황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셨는데, 여러분은 그 말을 믿지 않으신다는 뜻이오?"

"오, 벨리니 추기경은 진심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지지하죠. 위험한 사람들, 그러니까 막아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정말로 교황이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이죠."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 교회에 봉사하는 동안, 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죄는 바로 확신입니다. 확신은 통합의 강력한 적입니다. 확신은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그리스도조차 종국에는 확신을 두려워하시지 않았던가요" '주여, 주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Eli, Eli lamasabachtani)


그야말로 징후가 아닐까? 교회의 시조께서 우리한테 보내는? 악마는 세상을 뒤집으려 한다네. 하지만 이렇듯 고통스러운 세상에서조차 축복의 사제 베드로는 우리가 이성을 유지하고, 부활의 구세주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잃지 말라고 가르치고 계시네. 주께서 원하시는 대로 일을 마무리하세나. 콘클라베는 멈추지 않아.


어떻게 얘기하고 무슨 말을 할지 걱정하지 말지어다. 네가 할 말은 그  말을 할 순간에 주어질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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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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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참 좋았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 지금도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살면서 내가 소홀했던 것들이 참 많았다. 내 감정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감정엔 소홀했고, 무심했던 시간들. 왜 후회와 깨달음은 그런 것들이 한 차례 지나간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 미안하다고,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고 말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그리고 멀리 흘러가 버렸는데. 바쁘게 하루를 사느라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 감정만을 우선시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흔글 작가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 마치,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소홀했던 것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소홀했다고 생각했던 것들 외에 소홀했지만 소홀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들까지) 그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건져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 장 한 장 작가의 글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오래전 잃어버린 시간과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지만 서로 좋지 못한 감정으로 이별을 고해야 했던 순간들. 아 맞아,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바로 이런 감정이었어. 당시 입 밖으로 뱉어지지 못한 감정의 말들이 흔글 작가의 문장 속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경험을 했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혼자 피식 웃기도 했다. 심장과 마음은 그때의 시간을 흐르고 있는 것처럼 잠시 들썩이기도 했다. 사랑부터, 이별까지. 사람 사이의 관계부터 나 자신까지 흔글 작가의 글은 살아가면서 우리가 부딪히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아주 작은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둔 것 같다. 촘촘한 그물망으로 최대한 많은 물고기를 낚아 올리려는 뱃사람의 마음처럼. 추억과 기억이 환기되고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글들도 좋았지만, 새삼 타인에게 내 감정의 밑바닥까지 보여주기엔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일 것 같은 감정선들까지 흔글 작가는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이 또 공감이 되었다는 건... 나 역시 부끄럽고 초라한 감정들을 가슴속 깊은 곳에 갖고 있었다는 걸 거다. 덕분에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감춰두었던 내 마음속 깊은 곳 감정의 더께들을 이 책을 통해 다소나마 털어내고, 편안하게 들여다본 것 같아서 홀가분하다.   


포장


당신을 굳이 '좋은' 사람으로 포장할 필요도

남들이 옳지 않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겁난다고 해서

그들의 '맞춤'옷이 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은 그 누구의 쓸모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는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고, 누군가에겐 선물이죠. 


공허하다


공허에 가까운 말은 외로움.


나는 혼자 있을 때, 사랑이 막 끝났을 때,

수업이 끝난 뒤 혹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에,

속상한 일이 있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을 들여다보지만 막상 연락할 곳은 없을 때

그런 감정을 느끼곤 했다.


가끔 그 공허함을 이기지 못하고

얕은 관계를 자처하며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공허함을 이겨보려 했었지만

그럴수록 공허함은 더해져만 갔다.


예전부터 알아왔던, 깊은 관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도

사소한 이유로 어긋날 수 있는 게 인간관계인데

나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과연 이해를 바라고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영양가 없는 위안일 것이다.


공허함을 이기자고 시작한 일이 더 큰 공허함으로 되돌아오고

또다시 공허함에 빠지게 된 나는 결심했다.


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텅텅 비어버린 마음을

제대로 느끼고 이겨내야겠다고.

외로움에 못 이겨 누군가를 만난다고 해도

의미 없는 만남일 가능성이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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