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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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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서 내가 죽으면
그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섯 살 짜리의 죽음은 기사로 다루어지지
않고, 석간신문에 추모사가 실리지도 않는다.
그 아이들은 아직 발이 너무 작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발자취를
남길 시간이 없었다.
-2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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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너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할수만 있다면 그 아이를 살리겠지?
당연히 그러겠지.
그래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여자가 아이의 병실 문을 열었을 때
내 안의 일부분이 무너졌다.
알고 보니 내가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었거든.
-8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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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네 눈에 비치던 헬싱보리가 아주 찰나의
순간 내 눈에도 보였다. 네가 아는 어떤 것의
실루엣처럼. 고향.
그곳은 마침내 그제야 우리의 도시가 되었다.
너와 나의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다.
-10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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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점에 선 한 남자가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에 둔 순간, 아들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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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인 나는 병원에서 한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겨우 다섯 살 나이에 암에 걸린 아이.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사랑스러운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주변을 서성이는 사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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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속, 매 순간 죽음이 드리울 때 늘 보았던 사신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동생이 죽었을 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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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락한다면, 이 어린 아이에게 어떤 삶이 펼쳐질까.
이 아이에게 보장 될 일 없는 미래지만 아이의 삶과
생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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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나이때 아들이 나에게 던졌던 질문들과
여느 평범한 아버지들처럼 아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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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부, 자유를 쫓아 여기까지 왔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뒤늦게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는 건
인간이 어리석기 때문일까, 미련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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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나의 아내, 나의 아들. 이기적인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나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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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환으로 점철 된 삶이었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만큼은
망설이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어린 여자아이를 살리고 싶다.
아이에게 삶을, 미래를 주고 싶다.
예전의 나였다면 생각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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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두고 제안한 사신과의 일생일대의 거래
그것은 죽음으로써 목숨을 살리는 것이 아닌
목숨과 목숨을 맞바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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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업적, 나의 발자취, 나의 모든 것, 그리고 나의 가족까지.
그대로 남겠지만 그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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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겠냐고.
두렵지 않겠냐고.
아쉽고 슬프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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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나의 모든 것들을 걸고서.
아들에게서, 아내에게서 잊혀지면서 까지.
나는 선택할 수 있을까... 일생일대의 이 거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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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작품이었지만 긴 여운과 짙은 슬픔이 남은
프레드릭 베크만의 <일생일대의 거래>
삶을 살아가면서 죽음, 성공의 척도, 행복의 가치
생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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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로써 나의 부모님이 걸어 왔던 길을 관통하고 있는
이 길목에서 당신들이 느껴왔을 무게감과 책임감, 고독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니,
그때 이해해 드리지 못했던 사실이 가슴이 사무치도록 아프다.
이제는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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