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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골목 여행 - 내 안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한 유럽의 골목 풍경 그리고 사람들
서향 외 엮음 / 숲속여우비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
여행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훌훌 털고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에 묶여 있다 보면 쉽게 떠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그 여행이 국내여행이 아닌 해외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래서인지 유독 여행 에세이를 탐내고, 읽는 것은 아마도 쉽게 떠날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 대리만족, 아마 이런 종류의 감정 때문일 것이다. 유럽 골목 여행은 17인의 다양한 직종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언젠가 각자 떠난 유럽에서의 골목 여행길에 찍어 둔 사진들을 이 책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기존의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다르게 글은 최소화되어 있고, 사진이 많이 담겨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QC 코드를 통해 각각의 유럽 골목길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구성하긴 했지만 이 책은 어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닌, 그냥
그 골목길을 걷다가 느낀 그 찰나의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았다는 것이다. 전문 사진작가들이 아닌
작가님들도 있기 때문에 어떤 사진은 초점이 흔들린 사진도 있고, 구도가 맞지 않은 사진도 있지만 그것은 이 책에서 중요하지 않다. 물론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한 아름다운 유럽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시중에 이런 책들은 얼마든지 있다. 마치 내가 직접 찍은 것 같은
사진, 어떤 기교나 사진을 잘 찍겠다는 의욕보다는 그저 그 골목길에서
느낀 순간의 감정을 토대로 셔터를 누른 것뿐인 사진. 그래서인지 더 친숙하고, 더 정겹고, 더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책이다.
+
유럽에는 유명 관광명소들이 정말
많이 있다. 화려한 도시, 천혜의 자연경관 등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나 역시 일전에 떠났던 유럽 여행에서 그 나라의 주요 도시만을
여행했었는데, 뭐랄까? 사람으로 치면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온 듯한 느낌? 뭔가 좀 더 속 깊게 사귀고, 얘기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그런 진한 느낌을 받고 싶었는데
말이다. 유럽 골목 여행은 유럽 도시의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실제 그 공간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여행을 할 때나 가끔 혼자 출사를 나갈 때가 있는데,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도심의 골목길을 걸을 땐 뭔가 뭉클한 감정들이
북받쳐 오르곤 했다. 양 골목길 벽면에 그려진 벽화나, 화려한 그라피티를 감상하는 재미도, 골목길 길목에 심드렁하게 누워있는 고양이의
모습이라든가, 문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지역 주민의 모습, 늦은 밤 퇴근하는 중년 남성의 어딘가 쓸쓸한 듯한 뒷모습,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점점이 흩어지는 골목길의 정취라든가 하는 것들. 그렇게 한없이 걷다 보면 기분 좋은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듣지 못 했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이처럼 여행은
우리의 작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작지만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
책 속 문장 중 마음만은 잠시 붙들어 두라는 말이 있었는데, 책을 다
보고, 다 읽고 나서 덮었을 때 실로 이 문장의 힘을 경험했다. 곧바로
짐을 싸고 당장 떠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다른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신랑한테 쪼르륵 달려가 "여행 가고 싶어! 당장
떠나자!" 채근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책으로나마 위안과 위로를 받겠지만
곧 떠날 것이다. <여행은 인생 전환점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떠나라. 현지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골목을 여행하라. 골목 안 깊숙이에서 멋진 보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by
Kyoungjin>
가끔은 혼자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좋다.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
사철누드제본 방식으로 되어 있어
책을 180도로 펼칠 수 있어 보기에도 편리하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사진의 구석구석까지 잘리지 않은 상태에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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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프랑스 골목이 조금 많았다는 것 정도? 개인적으로 유럽의 더 많은 나라들의
골목 사진이 실려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