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 1년 배워 10년 써먹는 인생을 바꾸는 성장 프로젝트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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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에 대해 서평을 쓰기가 조심스럽다. 이유는 바로 나만 알고 싶고, 나만 이 책을 읽기 바랐기 때문이다. 안다. 이 얼마나 치사하고 유치한 욕심인지. 그만큼 이 책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만 알고 싶은 그런 책이고 그런 책이 되었다. 책을 읽기 전, 운좋게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작고 아담한 저자의 외모를 보며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저력과 열정과 용기가 이 작은 몸에서 나왔을까? 잠시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시작된 강의는 나에게 실로 큰 충격과 뭐랄까, 내 속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책을 읽었다. 강의가 조금더 핵심적이고, 압축적인 느낌이라면 책은 조금더 많은 내용과 긴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책을 통해 좀더 자세하게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면, 강의를 통해 그 실천방법들을 좀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책에선 말로 풀어 쓴 내용들을 강의에선 간단한 도식화 및 이미지화를 했기 때문에 머릿속에 좀더 구체적으로 그려짐) 나에겐 실로 좋은 기회였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학졸업이후 공부라는 것에 늘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늘'까지는 아니지만 '공부'를 했고, '공부'를 해왔다. 아마 그런 과정들 속에서 눈에 띄게는 아니겠지만 분명 나는 조금씩 성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도 솔직히 나는 확신이 없었다. 뭐랄까?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과연 나의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공부를 하면서도 나는 늘 의심했고, 그때마다 포기하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즉, 시작은 했지만 그 끝을 마무리 하지 못한 공부를 해왔던 것이다. 누구보다 열정은 있었지만, 그 열정이 뚝배기의 열정이 아닌 냄비의 열정이였다. 이런 저런 핑계들로 나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 했으며, 시작한 공부에 대한 책임감과 끈기도 없었고, 인내심도 없었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치명적 공부방법이였다. 그런 나 자신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나는 몇 번이나 모른 척 눈을 감았다.  

 

 지금은 결혼을 했고 어느덧 내 나이도 30대 중반에 들어섰다. 그런데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왔으면서도 나는 아직 공부를 포기하지 못했다. 책이 좋아 독서지도사에 도전을 했고, 해외여행을 통해 영어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껴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영어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정말 인내와 끈기는 없으면서도 누구보다 실행력 하나는 빠른 나이다. 나조차도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올 정도다. 그렇게해서 투자한 돈은 또 얼마인지. 생각만하면 아찔하기만하다. 물론 시작이 반이라했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라는 자기 위로로 나는 또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나이에 공부가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라는 의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고, 지금 당장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살림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혼자 또 쓸데없이 돈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두렵기까지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나의 치명적 단점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게 되었고, 시작이 반이라는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던 말은 그저 자기 합리화였을 뿐, 완성되지 못할 공부를 할 바엔 차라리 그 시간에 미드나 실컷보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에 사뭇 충격을 먹었다. 생각해보니 시작만하고 완성하지 못해 버린 시간과 돈이 정말 너무도 많았다. 일본어 공부를 하겠다며 등록했던 엄청난 학원비도 1개월만에 포기, 살 좀 빼겠다며 등록했던 1년치 요가등록비도 3개월만에 양도, 공무원 공부를 해보겠다며 책과 온라인 강좌에 들어간 돈만해도 수십만원. 정말 저자의 말대로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했더라면... 이제는 '완성하겠다'는, '완결짓겠다'는 각오없이는 그 어떤 것도 섣불리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에게 왜 공부가 필요한 것일까? 그것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서 여성으로서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통해 (비단 책상앞에 앉아 하는 공부 외에도) 나 자신과 삶을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함이며, 공부만큼 확실한 투자처(저 리스크, 고 리턴)는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0대, 20대의 공부는 타의적인 목적이 강하다. 대학입시, 취업공부가 바로 그렇다. 그러나 30대 여자의 공부는 그 이전의 공부와는 달라야한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며,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그저 누군가의 뒷바라지만을 하며 존재감없이 살아가는 여성들이 우리 주변엔 많다. 특히 30대의 여성이라면 겪게 되는 결혼, 출산, 육아가 우리 여성들을 '경력 단절자'로 만들어 버린다. 이 시기를 관통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겠지만, 그 과정에 안주해 버리는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잃게 된다. 저자 역시 기혼자이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관통해 끊임없는 독서와 여행,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은 빛이 난다. 그녀의 그런 모습이 나에게 롤모델이 되었고, 나의 단점(완결짓지 못하는 ㅠ)을 피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 볼 용기를 갖게 해주었다. 그 용기를 토대로 나는 '3년 안에 나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노트'를 만들었다. 이 방법은 그녀의 책을 통해 배웠고, 실천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전해주는 방법들 몇 가지만 소개하며 긴 서평을 끝낼까 한다. 먼저 당신만의 '키친테이블노블'을 완성하라는 것이다. '키친테이블노블'이란 식탁 위에서 긁적이는 소설을 말한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이렇다. '병아리 눈물만큼도 원하지 않는 업무를 하루에 꼬박 10시간씩 견뎌내는 서른의 싱글녀. 그녀의 유일한 꿈이자 일상의 구원은 퇴근 후 자신만의 작은 테이블에 앉아 소설을 쓰는 시간이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온전한 혼자만의 시간 안에서 꿈을 향해 키친테이블노블을 써내려간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엔 쓸데 없는 짓(?)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녀의 그런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꿈의 성이 완공되어 있을 것이다. 키친테이블노블은 여러가지 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영어'(이번엔 포기하지 않으리라!), 사진공부, 디자인 및 웹퍼블, 여행, 독서이다. 나 자신을 속임없이 꾸준히 나만의 노트에 '공부일기'를 써내려 갈 것이다. 그 전에는 기록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 기록을 통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할 수 있으며 그것이 성장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3.3.3의 법칙에 의거하여 3년만 미쳐보라는 것이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3번, 3년 동안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3년이라는 어쩌면 거대한 목표를 잘게 쪼개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미래의 이력서를 만들어 매일 아침 나를 자극해보고, 독서학교를 설립하여 (내가 총장이고, 내가 교수고, 내가 학생이다.) 내가 공부하고자하는 분야의 책을 정해놓고 그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공부한다. 그리고 완성하면 학점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예전에 읽은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에서도 나온 부분이다. 관련분야의 책을 섭렵하는 것만으로도 저렴한 비용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밖에 실용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은 책을 통해 일독을 권해본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맞이한 여성멘토들이 등장하는데, 그녀들의 성공스토리를 읽으면 자극이 되고 그녀도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의욕도 솟구친다.

 

 이 책은 그저 열심히 공부해라.라는 두루뭉실한 책이 아니다. 공부를 하고는 있지만 나처럼 의문이 들 때 그 의문을 잠식시켜주고, 공부에 대한 확실성을 보장해 준다. 그리고 어떤 공부를 해야하는지, 나에게 맞는 공부는 무엇인지,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3년 뒤의 지금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내가 목표로한 그 모습이 그려지며, 거기서 다시 3년 혹은 5년 뒤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계획하고 그려본다. 그런 모습들을 상상하며 매일 나의 공부를 기록하고 내용물들을 조금씩 나르다보면 뼈대밖에 보이지 않았던 건축물이 서서히 완공된 모습으로 갖춰갈 것이다. 

 

 

 

책을 읽고 바로 구입한 '도서일기'와 '공부일기 노트'이다. (역시 난 실행력 하나는 빠르다. 문제는 끈기! -0-) 내가 읽은 책들을 도서일기 노트에 적었다. 그리고 인상깊은 구절이나, 모르는 어휘들을 정리했다. 그 밖에 그날 하루, 내가 들은 강의의 내용과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 넣었다. 매일 매일 눈에 띄는 곳에 두고 기록해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나의 꿈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삶에서 어떤 배움을 얻는가에 따라 우리는

우리의 다음 삶을 선택한다.

아무런 배움도 얻지 않는다면 그 다음 삶 역시 똑같은 것일 수밖에 없다.

똑같은 한계, 극복해야 할 똑같은 짐들로 고통받는...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그것보다 더 큰 삶의 이유는 없다.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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