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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표류기
전민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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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서해 쪽이라 가끔 바닷가 근처로 드라이브를 나간다. 그러면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함께 하얀 날개를 펼치며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갈매기 떼를 볼 수 있다. 새우깡 한 봉지를 사서 던져주면 잘도 받아먹는다. 아이에게도 즐거운 경험이 되어 엄마로서 뿌듯하기도 하다. 책 속 주인공인 갈매기 역시 사람들이 던져주는 바삭바삭한 맛에 반해 집을 떠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떠난다. 이 이야기가 바로 전작 <바삭바삭 갈매기>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두 번째 이야기 <바삭바삭 표류기>는 다시 자신의 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하늘은 푸르고, 바다는 넘실거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인 바위섬을 찾아 하늘을 날아가다 큰 파도에 휩쓸려 바닷속 깊숙이 처박히고 만다. 머리는 어질어질 비몽사몽 어떤 꿈을 꾼듯하다. 그러다 눈을 떴는데 주변은 희뿌옇고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정처 없이 거닐다가 배가 고파진 갈매기는 예전 엄마가 입에 넣어 주었던 꽁치 알이 생각나 주변을 둘러본다. 비슷한 생김새의 꽁치 알을 발견해 먹어 보지만 앗! 이건 도대체 무슨 맛이지?
그러다 게 떼 공격을 받기도 하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먹일 찾아 헤매는 쇠제비갈매기 무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쯤에서 독자는 처음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과는 다른 바다를 보며 갈매기에게 어떤 일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하... 인간의 무분별한 행위와 잘못된 행동으로 오염된 바다의 모습을 말이다.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바삭바삭과 비슷한 느낌의 먹을거리를 발견해 입에 넣어 보지만 부리만 다치고 만다. 생김새만 비슷했지 맛도, 냄새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 그거 플라스틱이야... 갈매기야. ㅠㅠ 몸은 지치고, 배는 점점 더 고파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갈매기는 친구도 보고 싶고, 가족도 보고 싶다. 하지만 좀처럼 집을 찾아갈 수가 없다.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조차 모르겠으니 말이다. 아무리 외쳐 불러도 바다는 대답이 없다. (바다도 아프니까 ㅠㅠ)
그러다 바다거북을 만나게 되는데, 바다거북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고 있다고 얘기한다. 갈매기는 자신은 버리지 않았다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얘기한다. 그렇지. 너는 잘못이 없이 있다면 우리 인간들 잘못이겠지. 지쳐 쓰러져 있는 갈매기 머리 위로 멸치 떼가 우연히 날아들어 갈매기는 정신은 번쩍 차리게 된다. 쇠제비갈매기들 역시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멸치 떼를 향해 돌진한다. 그러다 바삭바삭을 먹고 있는 물범을 발견하게 된 갈매기는 잽싸게 낚아 채 하늘을 난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향해 하늘을 날아오르는데.... 갈매기는 문득 깨닫게 된다.
하.... 마지막 갈매기의 깨달음 속에 독자인 내가 다 미안했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 발리 해변에 떠밀려온 수천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봉사 단체가 치우려 노력했지만 양이 어마어마해 도저히 불가능... 다행히 발리 주민들이 협력해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치웠다는 훈훈한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아름다운 자연, 모두가 누리는 휴양지 발리의 바다를 처음부터 깨끗하게 누렸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여전히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다. 개인이, 국가가, 세계가 힘을 합쳐 지구를 푸르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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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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