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사용법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42
정연철 지음, 이명하 그림 / 길벗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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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가 있다. 하루 종일 안 좋은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런 날. 주인공 나는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지각을 하고 만다. 헐레벌떡 학교를 향하지만 이미 정문은 닫히기 일보 직전! 교실에 들어와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이 없으니 사고를 치고 만다. 교실 복도 창문에 놓여 있던 화분을 깨뜨리고 만 것. 아, 오늘 왜 이러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나온 혼잣말이 더 화근이 되어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만다.

수업 시간에도 집중이 안 되고, 체육 시간에도 집중이 안 된다. 이상하게 급식도 맛이 없고, 평소 친구와 함께 갔던 화장실도 혼자 가고 만다. 그러다 친구를 살짝 밀쳐 엉덩방아를 찧게 만든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오늘따라 그런 말도 입안에서 맴돌기만 한다. 아파하는 친구를 그냥 두고 발걸음을 옮긴다. 하교 시간 다른 친구와 함께 가는 친구의 뒷모습만 안타깝게 바라보는 나. 기분도 울적한데 하늘에선 세차게 비까지 내린다.


를 쫄딱 맞고 집으로 갔지만 엄마는 우산을 내밀며 학원을 가라 한다. 순간 모든 게 싫고, 어쩐지 으슬으슬한 것이 아픈 것도 같아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 한 마디. 엄마, 나 아파. 아들의 모습을 보니 영락없이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그런데 열은 없다. 혹시 꾀병인가? 엄마는 아들의 마음을 간파한다. ㅎㅎㅎ 그러니 엄마이지. 나는 얼핏 엄마의 미소를 본 것 같다. 꾀병을 들킨 것일까? 에잇! 그렇다면 끝까지 가는 거다. 재채기를 하고 몸을 약간 비틀거리기도 한다. 걱정이 된 엄마는 병원을 가자 하지만 오히려 당황하고 마는 나.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라며 엄마에게 말해 본다. 살포시 나를 안아주는 엄마의 품이 따뜻한다. 나를 따뜻한 매트 위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신다. 엄마가 나가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꾀병 작전 성공!!!! 그러나 이내 걱정이 된다.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보냈는데! 친구에게 답장이 온다. 방 밖에는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와 엄마가 웃으며 뭔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님이니까, 아들의 꾀병을 눈치채셨겠지. 고소하고 맛있는 치킨으로 유혹을 해도 아들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방 밖을 나와 치킨을 향해 돌진한다. 그리고 현관문을 박차고 집을 나서는데...!!! 나는 친구에게 어떤 문자를 받았을까? 친구와 나는 화해할 수 있을까? (속닥속닥 치킨 닭 다리 한쪽의 행방은? ㅋㅋㅋ)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 뒤 어린 시절 나 역시 꾀병을 좀 활용했던 시절이 생각났다. 학교 가기 싫어서, 회사 가기 싫어서, 친구와 약속을 했는데 귀찮아서 등등 여러 이유로 꾀병을 핑계 삼아 무마했던 시간. 지금은 꾀병을 부릴 수 없는 나이가 되었고, 꾀병이 아니라 진짜 병도 걸리면 안 되는 상태라 (독박육아 맘의 비애) 꾀병을 핑계 삼을 수 있었던 시절이 조금은 그립기도 했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엄마, 알면서도 이해해 주는 친구, 알면서도 티 안 냈던 직장 상사 ㅎㅎㅎ 잘만 사용하면 참 좋은 꾀병 사용법! 그러나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올 수 있으니! 꼭 명심하자! 아주아주 가끔 부려야 효과가 있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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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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