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치던 날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71
셀린 클레르 지음, 친 렁 그림, 김유진 옮김 / 책과콩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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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동물 마을에 눈보라가 닥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곧 동물들은 눈보라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장작을 나르고, 식량을 비축하고,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드디어 눈보라 대비가 끝난 각 가정에 안도감이 느껴지고, 따뜻한 온기가 담긴다.

추운 겨울 따뜻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여우의 집. 아기 여우는 문밖을 내다보며 '아직도 밖에 있는 동물이 있진 않을까' 걱정을 한다.

그런데 아기 여우의 걱정이 현실이 되고 만다. 거센 바람에 날리는 눈발 사이로 보이는 낯선 이방인의 실루엣!

갈 곳을 잃고 동물 마을에 찾아 든 아빠 곰과 아기 곰이다. 각 가정의 동물들은 낯선 이방인의 등장으로 술렁이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문밖으로 점차 다가오는 둘의 모습을 경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물들.



아빠 곰과 아기 곰은 각 가정의 문 앞을 서성이며 도움을 구한다. 지친 발걸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게, 추위와 배고픔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게.

그들에게 필요한 건 그저 '따뜻한 온기 한줌'과 '작은 베풂'이다. 하지만 이웃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충분한 식량이 있고, 충분한 잠자리가 있고,

충분한 온기가 있지만 그들은 낯선 이방인에게 날선 반응을 보이며 그 어느 것 하나도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동물 마을의 동물들을 비난할 법도 한데, 아빠 곰과 아기 곰은 그저 묵묵히 자신들의 처지를 인정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때! 아기 여우가 이들에게 작은 등불을 내민다. 이것 외엔 줄 것이 없어 미안해하는 아기 여우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고마움을 느낀 아빠 곰과 아기 곰은 언덕을 올라 포근한 눈을 이불 삼아 작은 공간은 만든다.

이후, 거센 눈보라를 이기지 못한 여우네 집이 무너지고 마는데.........

갈 곳을 잃어버린 여우네 가족은 어떻게 될까?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듯 여우네 가족 역시 뿌린 만큼 거두게 되지 않을까? ㅎㅎ



전쟁과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고 타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지구촌 난민이 수억이라 한다.

그들을 무탈하게 맞이해주는 곳도 있지만

여전히 차별과 냉대, 멸시는 도처에 존재한다.

휴.. 어디를 가든 내 고향만 같으랴.

셀린 클레르의 <눈보라가 치던 날>은 따뜻한 수채화 풍 그림책으로

얼핏 보면 추운 겨울날 따뜻한 이야기만 들려줄 것 같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웃 문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다행히 결말은 잔잔한 등불처럼 따뜻하게

우리 마음을 훈훈한 온기로 채워준다.

아빠 곰과 아기 곰이 겪은 상황은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문제로만

치부될 순 없다. 언젠가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된다면

그땐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결국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위해선 '과연' 무엇이 필요한 지

우리에게 잔잔하게 묻고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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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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