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 - 산책자와 400년 느티나무와의 대화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이가 드니 인공적인 것보다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이 더 그립고, 더 충만하게 느껴진다. 마음이 답답할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 동네 근처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위로가 된다. 저자 역시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것을 꼽으라면 책과 걷기 즉 자연을 가까이한 일이라고 한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 독서와 자연이라니. 이런 공통점만으로도 <붉은 토끼풀이 내게로 왔다>는 큰 공감이 되는 책이다.

저자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엔 여러 가지 다양한 산책 코스가 있다. 미세 먼지가 좋지 않은 날이라도 그날 계획한 것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꼭 산책을 다녀온다는 저자.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 느티나무와의 교감은 중년에 얻은 큰 행운이며 앞으로 나아갈 성장판을 자극받는 일이란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생각인가! 저자 김건숙은 숲해설가이면서 그림책 활동가이다. <붉은 토끼풀이 내게로 왔다>는 그런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 혹은 일반 책에서 뽑은 문장들을 들고 숲을 걸으며 사색한 결과물을 모은 책이다.

자연 속으로 걸어들어가기. 책과 자연을 통해 사색하며 사유하는 삶. 나 역시 노년에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큰 부귀영화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내가 읽을 수 있는 책과, 튼튼한 내 두 발로 주변 자연을 걷고 탐색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론 나이 들어 온전히 자연을 누리려면 근력 운동도 꾸준히 해야겠지. ㅎㅎㅎ 책의 제목인 붉은 토끼풀은 나도 알고 있는 종이다. 토끼풀처럼 생겼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얀 빛깔의 꽃이 아닌 불그스름한 빛이 도는 꽃인데. 발견하고 참 신기하단 생각에 휴대폰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기도 했던. 길을 걷다가 혹은 수목원이나 산책로를 걷다가 눈에 들어오는 다양한 풀 혹은 다양한 꽃들을 항상 사진으로 찍어 두는 편이다.

저자는 산책하던 중 보랏빛 풀꽃을 만났다고 한다. 그때는 그저 토끼풀을 닮은 모조품인 듯해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꽃을 찍어 검색 창에 띄워보고 붉은 토끼풀이란 것을 알았다고 한다. 보통의 경우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저자는 일련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갖고 있는가 생각했다 한다. 어쩌면 작고 작은 풀 한 포기인데. 이런 발견을 통해 사유하며 사색하는 저자의 삶의 태도를 닮고 싶단 생각을 했다.

건강의 최고 방법은 걷기라고 한다. 오죽하면 만보 걷기 미션도 있지 않은가. 기왕 걷는 것 자연을 곁에 두고 걷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 나이가 드니 변화도 무섭고, 새로운 도전도 쉽지 않고, 모든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숲 걷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이점들은 정말 많다. 상쾌한 기분은 덤이고. 숲이 내뿜는 광대한 에너지를 몸 깊숙이 채워 넣을 수도 있다. 저자 역시 숲을 산책하며 어르신 느티나무를 만나면서 여덟 가지 감사한 일이 생겼다 한다. 맨날로 걸을 수 있는 흙길이 있다.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교감할 수 있는 꽃과 나무가 있다. 코스별로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무엇보다 자연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니.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오묘한 신비가 있다. 이런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삶의 자양분이 되겠지. 걸을 수 있을 때 걷고, 쓸 수 있을 때 써라.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새해가 밝았다. 늘 미루기만 했던 일들을 지금, 할 수 있을 때 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올해는 비상하는 청룡처럼 비상하는 나의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물론 실행, 행동하는 것이 먼저겠지. 그런 한 해가 되도록 하자. 할 수 있을 때 하고, 해야 할 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자. 책과 자연을 벗 삼아.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붉은토끼풀이내게로왔다, #김건숙, #바이북스, #책콩리뷰, #독서감상문,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