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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 희미한 빛이라도 어둠을 이길 수 있다면
김나정 외 지음 / 책마음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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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라는 문장에 이끌려 읽게 된 책. 김나정 저자부터 총 10명의 여성 저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를 즐겨 읽진 않았다. 개인 성향이기도 하지만 나는 주로 만들어진 이야기, 즉 픽션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픽션을 통해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지~ 감탄하며 읽기를 즐겼던 시절. 그런데 나이를 먹어선지 취향에도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타인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내가 타인의 삶이 궁금해졌달까?
에세이는 더 이상 전문 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이제는 누구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평범한 누구라도 일상의 글에 '보편적 메시지'를 담는다면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탄생하게 된다. 요즘 특히 그러함을 크게 느낀다. 평범한 누군가의 생각, 일상이 글이라는 형식으로 엮여 세상에 나온다. 너무나도 평범한 이름, 내 주변 이웃의 이름, 내 지인의 이름으로. 유명한 작가의 글은 아니지만 그녀들의 글은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달까? 같은 여성으로, 무엇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잠시 나를 잊고 살아온 여자들의 목소리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책의 제목인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라는 문장이 주는 울림. 이 문장에는 그녀들의 목소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쓰며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그녀들. 책 속 작가들 중 처음부터 작가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진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잘 살아내기 위해 시작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 책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혹은 여성 CEO가 되기도 하고, 교수가 되기도 했다. 마흔, 불혹의 나이이지만 여전히 흔들리는 우리들. 나는 마흔을 첫 번째 스무 살의 설렘과 미숙함을 엮어 두 번째 스무 살로 부르고 싶다. 여전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떨림이 있고, 설렘이 있고, 또 미숙함도 있는. 그러나 첫 번째 스무 살과는 다른 우리에겐 살아온 세월의 내공이 있다.
그때보다 조금은 더 여물고, 그때보다 조금은 더 익어갔을 우리들. 마흔 여전히 꿈꿀 수 있는 나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일상을 쌓아간다면 기회는 올 것이고, 내 이름으로 세상을 빛낼 수 있을 것임을 믿는다. 나 역시 내 안에서 주어진 하루를 착실하게 살아가며 매일 독서하며 글을 쓰는 내면이 단단한 나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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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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