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응용문제 공부법 - 수학점수는 응용문제 풀이에 달려있다
이명준 지음 / 지식예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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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였던 나의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만약 타임머신이 존재해 다시 그때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때는 수학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었던 만큼 수학은 학창 시절 내내 나의 인생에 가장 큰 복병이었고, 피하고 싶은 장애물이었고, 수학 때문에 학창 시절 자체가 공포였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나의 수학 선생님은 "오늘이 며칠이지?" 4일이면 "4번 학생 일어나! 그 뒤로 다 일어나서 칠판 앞에 나와 문제를 풀도록" 만약 문제를 풀지 못하면 마귀할멈 같은 얼굴에 온갖 쌍욕과 함께 싸다구가 날아왔다. 안경 쓴 학생의 경우 날아오는 싸다구와 함께 안경은 솟구쳐 올라 교실 한구석을 나뒹굴기 일쑤였다. 칠판 옆에 붙어 있는 시간표에서 수학 과목이 있는 요일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심정,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죽음을 앞둔 유태인의 심정이기도 했다. 폭력과 함께 날아온 선생님의 거친 비난은 두려움과 수치심만을 심어 주었다.

결국 수학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되었고 인생 전체가 이 한 과목으로 인하여 트라우마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고, 기본기가 전혀 없었던 수학 공부는 그저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되지 않았다. 다행히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은 학생들을 패지는 않았다. 단지 신경을 쓰지 않았을 뿐. 3시 5분이면 모든 수업이 끝나는 공립학교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수학 응용문제 공부법>의 저자 역시 학창 시절 그런 선생님들 때문에 오히려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풀고,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수학은 전 학년 과정에서 배운 개념들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다음 학년 수학 과정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타 과목들은 각 단원의 한 부분을 모른다고 해서 전체 영역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역사의 경우에도 근현대사 부분을 공부하지 않으면 그 부분만 틀릴 뿐, 근대사나 고대사 문제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수학은 다르다. 초등학교 때 배우는 기본 연산인 덧셈, 뺄셈, 곱하기, 나누기를 알아야 일차방정식을 풀 수 있고, 일차방정식을 알아야 이차방정식을 풀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다행히 선생님이 무섭지 않아서 수학을 다시 공부해 보고자 했으나 이미 중학교 3년을 공포 속에 보냈던 나였기 때문에 무슨 문제를 풀더라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결국 수포자가 되었다. 수능도 다른 과목은 그럭저럭 점수가 나왔지만 수학은 20점. 찍었는데 20점이 나오더라. 결국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고, 그 일은 나비효과처럼 내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수학 점수는 대학을 바꾸고 대학은 인생을 바꾼다. 이 말이 전혀 근거 없이 들리지가 않는다. 만약 내가 그때 그렇게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수학이라는 과목에 트라우마가 남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인생은 달라졌을까?

다행히 당시 수학으로 망가진 내 영혼을 치유해 준 과목은 미술이었다. 미술 선생님은 공부를 못했던 나의 이름을 불러주고, 내 그림 실력을 인정해 주고 칭찬을 해주셨다. 덕분에 디자이너로 성장하여 밥벌이하며 삶을 살 수 있었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내 아이만큼은 나의 학창 시절처럼 수학으로 힘들어하고, 수학에 발목 잡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참 크다. 이 책이 그런 나에게 참 많은 위로가 되었다.

수학은 사고력과 논리력의 과목이다. 1문제를 풀더라도 온전히 내 힘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 1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저자는 수학 전공도 아니고, 수학 강사도 아니지만 스스로 문제를 풀고 사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그것이 수학에 대한 뿌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엇보다 수학에서 변별력을 요하는 것이 응용문제인데, 개념 정립이 되었다면 다양한 응용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수학 응용문제 공부법>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은 왜 수포자가 되는지, 공부의 중요성 등 기본적인 내용이 실려있다. 2장부터가 본격적인 장인데, 응용문제 정복이 수학 공부의 핵심임을 이야기한다. 응용문제의 구조, 응용문제를 풀기 위한 5단계 방법, 응용문제 연습해 보기,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 분석까지. 수학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무엇보다 가장 마지막 장이 인상 깊었다. 수학, 국어,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오직 대학 입시 목적만이 아니라는 내용. 공부를 잘해서 좋은 스펙을 갖추길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소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를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공부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길, 사회에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길, 그것이 진정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책은 기존에 나와있던 거시적 관점에서 수학을 다루는 것이 아닌 오직 수학 응용문제라는 보다 미시적이고, 디테일한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다. 때문에 수학 응용문제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보다 더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라 본다. 수학 고득점을 위한 중고등학생들의 필독서인 만큼 해당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보고 적용해 보면 도움이 될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내 아이가 수학에서만큼은 자유롭길 바라며 엄마인 내가 먼저 공부를 좀 해보려 한다. 이제는 수학 문제 못 푼다고 싸다구 날릴 선생도 없기에 마음 편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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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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