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전업주부로 생활하고 있지만 언제든 일터를 찾아 (디지털 노매드의 삶이든, 또 다른 일자리든) 떠날 준비를 하며 여러 가지 과정을 배우고 익히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옛날 직장 생활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당시 일을 하면서 나는 큰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저 주어진 일, 시키는 일만 처리할 뿐이었고 노동의 대가로 응당 받아야 할 월급을 챙기면 그만이었던 시절. 그러면서도 언제든 지금보다 나은 이상적인 일터를 찾아 떠날 준비를 했었다. 결심을 한 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참으로 어이없는 답변이었다.
회사가 어려운 지금 너 혼자 잘 살겠다고 떠난다는 것이냐며 나를 배신자 취급했던 직장 상사. 그렇게 발목이 잡혔는데, 정작 회사가 정말 어려워지니 고용 해고를 당했던. 와하하하. 세스 고딘의 의미의 시대는 새로운 여왕 벌의 탄생을 기점으로 기존 여왕 벌과 벌집에 거주하던 절반의 벌들이 무리를 지어 정확한 거처도 정하지 않은 채 오로지 기회와 성장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꿀벌의 여정을 인간의 여정에 비유한 것인데, 수익은 일의 목적이 아님을 얘기한다. (당시 나의 목적은 그냥 제때 월급만 따박따박 받으면 그만이었던. 이상적인 회사를 만나지 못했고, 그런 경영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의미를 찾는 것'이라 세스 고딘은 말한다. 진정한 일의 의미를 찾았을 때 결과와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팬데믹의 영향은 개개인뿐 아니라, 고용 불안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 사람들은 무력함을 느끼고, 위축된 상태에서 오직 안전을 향한 욕망만을 키웠다. 팬데믹의 영향이 잦아든 지금도 일터에서는 더 나은 일자리 발견을 할 때까지 그저 버티고 있을 뿐이다. 그저 현실에 안주해 변화를 거부하며 잘리지 않기만을 바라는 공허한 인간 군상들.
세스 고딘은 <린치핀>과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을 읽고 더 열렬히 찾아 읽게 된 저자인데. 그의 이력이 (세계적인 마케터이자 기업가로 30여 년간 현업에서 뜀) 말해주는 것처럼 <의미의 시대>에는 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다가온 변화의 조짐을 빠르게 포착해 총 144개 사례로 압축해 소개한다. 각 사례를 읽으면서 진정한 리더란, 진정한 경영자의 모습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곱씹어 보기도 했다. 예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을 했던 나는 단순히 일 처리만 해냈던 워커였다면 이제는 '의미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해내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리더와 경영자의 덕목이라는 것도 말이다. 아무 의미 없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왜 일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진정한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시 시대 경영과 리더십을 말하는 책이 바로 <의미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