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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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비움과 있는 것 활용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언제부터였던가?

꾸준히 모았던 적금을 깨고

그 돈으로 정말 신들린 듯 아이 교구 및 책들을 지르기 시작했다.

어렵게 얻은 첫째 아이였기 때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해주고 싶었던 욕심.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이 컸지만 돌이켜보니 그저 내 욕심이었을 뿐.

화수분처럼 마를 날이 없을 것 같은 돈도 어느 순간 바닥을 드러내고

나는 장기 할부가 가능한 카드를 만들어

아이 책과 교구, 육아용품, 영어 DVD 등 닥치는 대로

지르고 질렀다. 조금 과장된 말일 수 있지만

유명한 맘카페들 내가 먹여살렸다. 진짜.

지금 지르지 않으면 앞으로 만날 수 없을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다 사는데

나만 안 사면 내 아이만 뒤처질 것 같고.

매일 핸드폰을 켜서 하는 일이

어떤 새로운 공구가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분명 책에서 경고를 했었는데, 네가 지른 것들이

네가 뭔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거 다 착각이라고. 그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는데

막상 닥치니까 소용없더라.

그러다 소위 말하는 현타가 왔다.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3년 정도가 지나서야 나의 지름신은 막을 내렸고

최근까지 거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신적 스트레스는 줄어들었다.

(이제는 눈이 싯뻘개질 만큼 드나들었던 맘카페 공구 글들을 지나친다.

다 있다. 다 필요 없다.

어떻게 마음이 이렇게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는지 나도 참 신기하다.)

그동안 질러 놓았던 것들 갚아나가고 나를 위해 다시 돈을 조금씩 모으는 소소한

행복도 누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무소유라는 책은 정말 운명적인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소유라... 그냥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필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하겠지만, 그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아는 마음을 말한다.

그동안 난 얼마나 유유유유유유소유한 삶을 살았던가.

차라리 그 돈으로 어려운 이웃도 돕고, 나를 위해 투자를 했다면....

후회도 되고,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이제라도 정신 차린 것이

어디냐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렇게 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름 아이를 위해 활용도 했다는 것. 덕분에 아이는 한글을 일찍 깨쳤고

현재 6살 58개월 독해 문제집도 그냥 술술 푸는 수준이 되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땐 어? 법정 스님의 무소유네. 그런데 작가의 이름이 다르다.

알고 보니 성철 스님 열반 30주년을 기리며 두 분 스님의 삶에 녹아있는 무소유의

정신과 철학을 정리한 책이다. 생전 법정 스님이 쓰셨던 무소유 수필은

유언으로 출판되지 않게 하였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결국 중고책이 몇백 배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일까지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왜 법정 스님은 그런 유언을 하셨을까?

분명 스님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으셨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본의 아니게 중고책이 몇 백배로 거래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 또한 스님의 가르침과는 너무 다르지 않나? 아마 이 부분까진

생각을 못 하셨나 보다. 만약 나였다면 사후 발생되는 모든 인세는

불우한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는 유언을 하셨다면 어떠했을까 싶기도 하다.

스님의 무소유의 정신과 철학을 후대에도 오랫동안 읽힐 수 있고 말이다.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 높으신 스님의 정신과 생각을

내 어찌 헤아릴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이렇게나마 생전 두 스님의 말씀과 가르침, 일화가 책 속에

가득 채워져 있어 충분히 읽으면서 묵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무소유의 정신과 삶을 실천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지만 무조건 청빈으로 살라는 것이 아닌

많이 벌어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다면

청빈은 아니더라도 청부의 삶을 사는 것 또한 의미 있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나는 청빈도 아니고 청부도 아닌 그냥 거지라..ㅠㅠ

강제로 무소유의 삶을 살게 된 처지라...

다시금 정신 차리고 참된 무소유의 삶과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내가 되길.... 소망해 본다.

(즉! 필요한 것 외에 불필요한 지출 삼가! 욕심을 버리고

채움보다는 비움의 철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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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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