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인간 - 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수상작
츠지도 유메 지음, 장하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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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인간' 일본의 떠오르는 여성 추리소설가 '츠지도 유메'의 역작이라는 말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림자 인간이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제목에서부터 뭔가 의미심장함이 느껴졌다.

헤어지자는 연인의 이별 통보에 남자 친구를 칼로 찌른 여성 하나.

사건의 피의자인 하나는

누군가를 해하기에는 너무나도 가냘퍼 보였다. 순순히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하나.

하지만 막상 경찰서 안에선 진술을 번복하고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된다.

소설의 첫 시작을 읽었을 때엔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데이트 폭력 및 연인 간의 범죄 이야기이구나 싶었다.

아, 이거 사회파 미스터리구나!

그런데 이것은 앞으로 시작될 커다란 이야기의 서막일 뿐.

단순한(?) 연인 간의 범죄 미스터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하나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강력계 형사 리호코는 하나가 이름도 주민번호도 없는 '무호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단순 노숙자로 알고 있던 하나가 어느 공장

안쪽의 독립된 공간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고,

하나뿐 아니라 그곳 사람들 모두

'무호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뭔가 수상쩍은 집단공동체 '유토피아'를 발견하게 되는데...

리호코는 문득 22년 전 일본 사회를 뒤흔든 '새 남매'사건의 유괴 피해 아동이

유토피아 공동체와 관련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새 남매의 당사자가

하나와 하나의 오빠 료일수도 있다는 것을....



'새 남매'사건은 세 살 남자아이와 한 살 여자아이가 빌라에

갇혀 지내다가 구조된 사건이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두 자녀가

어머니로부터 방치되어 새와 함께 비좁은

빌라에서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교육을 받지도 못하면서

감금되었던 것이다.

새처럼 행동하는 이상행동까지 보이기도 한 남매의 사건은

어머니가 체포되면서 종결된 사건이었다. 리호코는 당시 6살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경찰이 된 계기가 되어준 사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수년 후 하나를 통해 그때의 사건과 조우하게 되면서

이 모든 것이 유토피아라는 공동체와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는데......................

이야기는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흘러간다.

사회를 고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옷을 입었다가 미스터리적인 요소까지 가미되어 놀라운 흡입력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은 여전히... 지금까지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된 사회적 관심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빼앗긴 체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연일 관련 기사가 뉴스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도될 때마다

마음은 늘 무겁다. 책을 읽는 우리만이라도 관심을 갖고

주변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애정 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책 표지 '존재하지 않는 자들의 유토피아'라는 문구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 마찬가지로 완벽한 인간도 없다.

불완전한 인간끼리 부족하더라도 서로 보듬어주며 겨우 그럴듯한 형태를 유지하며 산다.

그러나 태어난 순간, 한 사회의 그물망에서

빠져나온 사람도 있다.

자신이 사는 곳이나 직업을 자기 의지로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고통에 비하면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려는 자신이 얼마나 오만하고

사치스러웠는지 돌아보게 된다. 삶은 '완벽'이 아니라

'충분'을 지향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소한 부분은 눈감아주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 325~326page..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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