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간직하고픈 시 - 개정판
윤동주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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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감수성이 풍부했던 학창 시절,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詩C라는 모임을 만들었었다.

어설픈 작명일지 몰라도 '시를 사랑하고 시를 쓰는 클럽'이란 뜻으로 만들었다.

클럽 회원은 3명 남짓

각자 자신이 쓴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 후 다른 회원에게 시를 보여주면

그 시를 읽고 느낀 감상평을 오른쪽 여백란에 썼다.

시를 쓴 당사자는 그 감상평을 읽고

뿌듯해하기도 하고,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을

함께 나누곤 했었다. 그렇게 한 편의 시가 두 편이 되고, 두 편이 세 편이 되면서

차곡차곡 모인 시들을 파일철에 보관했는데...........

현재까지 내가 소장하고 있다.

:)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부터 시를 잊고 살아왔던 듯하다.

여전히 감수성이 풍부한 나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세월의 무게는 버거웠던 것 같다.

현실이라는 무게감을 안고 살아야 할 어른이 되었기 때문일까?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나게 된 <평생 간직하고 싶은 시>는 예전에 시를 사랑했던

한 소녀를 다시 만나게 해주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고, 나 역시 좋아하는 대표시인 윤동주를

비롯해 박인환, 문정희, 나희덕, 김경미, 도종환부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윌리엄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등

외국 작가들의 시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총 70편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시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도

함께 담겨있어 시를 읽고 음미할 때 보다 시각적으로

시의 음률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

:)


팍팍한 현실에 마음의 여유조차 허용되지 않는 현대인의 자화상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마음을 열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는

일들이 정말 많다.

아주 작은 일상의 틈 속 시 한 편을 마주한다면

시를 통해 기쁨과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는 바람에 흔들리는 연약한 갈대 같지만

강한 바람 속에서도 뽑히지 않는 강인한 힘을 분명 가지고 있다.

시를 통해 얻은 잔잔한 위로는 시의 힘이자 시의 마력이기도 하다.

나를 위해 평생 간직해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해도 좋을

<평생 간직하고픈 시>

책은 총 5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도>

각 시의 한 구절을 따와 대표 테마로 삼고 각 테마에 어울리는

시와 시인들을 배치했다.

한 꼭지씩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한 장씩 천천히 넘겨가며

읽어도 좋을 일이다.

시는 장황하지 않고 함축적이며 소란스럽지 않고

고요하다. 짧은 문장 안에서도 수많은 감정과 추억들이 실려있다.

시를 음미할 때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감수성이 깨어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도 할 것이다.

세상이 급변하고,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가슴속 한 켠에 시 하나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어떻게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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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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