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라의 바다 ㅣ 상상 그림책
헬렌 켈록 지음, 김정용 옮김 / 아트앤아트피플 / 2022년 12월
평점 :
+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여러 번의 이별과 상실의 고통을 겪습니다. 부모나 자식의 죽음,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반려견이나 반려묘와의 이별 등.... 최근엔 이태원 사건으로 함께했던 친구의 죽음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누군가와의 이별은 영혼까지 부서 저버릴 만큼 힘들고, 아프고, 도저히 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2013년 엄마와의 이별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누구보다 상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그 사람의 부재는 온몸을 마비시키고 앞으로 살아나갈 힘조차 앗아가 버리니까요.

라라의 바다 역시 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할머니를 잊지 못하는 슬픔과 상실의 고통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온몸을 휘감아 도는 슬픔과 상실의 고통은 라라의 눈물이 되어 흘러넘칩니다. 온 방안을 넘쳐 흐를 정도로 말이죠. 라라는 자신이 흘린 눈물바다 위를 떠내려갑니다. 익숙했던 모든 공간으로부터 멀어집니다. 집과 공원, 그리고 마을... 그 모든 것들로부터 말이죠.
오로지 차디찬 깊은 바닷속 심연으로 가라앉을 뿐인 라라. 라라가 흘린 눈물로 그려진 심연의 바다는 라라가 느끼는 상실감, 그 크기와 깊이를 표현한 것이겠지요. 그렇게 한도 끝도 없이 가라앉을 것만 같았던 시간 속에서 라라는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영롱하게 반짝이는 진주지요. 진주가 상징하는 것은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요. 나를 사랑해 주는 또 다른 나의 가족, 나의 또 다른 친구들... 혹은 나는 몰랐던 내 안의 강인한 나 자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라라 역시 깨닫게 됩니다. 할머니를 잃었지만 할머니와 함께 했던 따스한 추억들은 영원히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며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요.
앞으로도 라라는 몇 번의 이별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처럼요. 하지만 기억하겠지요.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진주가 있다는 것을요. 그렇게 라라는 여러 번의 이별을 겪고 경험하며 보다 큰마음의 그릇을 갖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자신이 빛나는 진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환하고 단단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으로요.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