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해브와 흰 고래 밝은미래 그림책 56
마누엘 마르솔 지음,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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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에델비베스 국제그림책상 수상작 마누엘 마르솔 작가님의 <에이해브와 흰 고래>를 만나 보았습니다. 에이해브와 흰 고래는 미국 고전 소설 명작인 하먼 멜빌의 <모비딕>을 모티브로 하여, 작가 마누엘 마르솔만의 독특한 상상과 유머가 더해진 그림책입니다. 때문에 하먼 멜빌의 원작을 읽어 본 독자라면 원작의 같은 점과 다른 점 찾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림책 곳곳에 원작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숨어있거든요. 또한 아직까지 하먼 멜빌의 모비딕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그림책으로 먼저 쉽게 접한 후 읽을 수 있으니 고전이 주는(?) 약간의 부담감과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이해브와 흰 고래 그림책은 판형이 굉장히 큽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신문기사가 실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때는 1851년 3월 23일 토요일! 놀라운 목격이라는 큰 제목 밑에 부제목인 '넨터컷 근처에 거대한 흰 고래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입니다. 누군가 이 신문을 보자마자 흰 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겠지요? ㅎㅎ 또한 넨터컷 섬 지도도 실려있는데요. 뭔가 빈티지한 느낌에 당시 시대를 반영한 듯한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의 모든 사진을 서평에 실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아름다운 일러스트입니다. 소장 가치 1000%!!

피쿼드호의 선장이자 낸터컷섬의 주민인 에이해브는 뛰어난 고래 사냥꾼입니다. 고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녔죠. 수년 전 세계 모든 바다에서 가장 크고 멋진 흰 고래 모비딕을 만나 한쪽 다리를 잃기 전까진 말이죠. 에이해브는 이제, 오로지 모비딕만을 쫓습니다. 그것이 집착이든, 복수심이든, 열망이든, 소망이든 그는 오직! 모비딕만을 쫓아 세상 끝까지 여행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림책을 보시면 에이해브가 가는 곳곳마다 가까이에 있는 모비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독자도 볼 수 있고(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작가도 알고 있지요. 오직 에이해브만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합니다. 작가는 에이해브의 이런 모습을 통해 어리석음을 꼬집으면서도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찾고 갈망하는 소중한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까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할 뿐이지요. 에이해브처럼요. 저도 가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무료함에 지쳐 나는 행복한가? 의문을 제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평범한 오늘은, 어제까지 살았던 누군가에겐 절실한 하루였을 것이라고요. '그 몫까지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니 오늘이 간절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내가 사랑한다고 말해 줄 나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또 무엇인가를 시작하고픈 꿈이 있고,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과 건강한 몸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 아닐까요? 다만,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겨서 너무 평범해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안 보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온전히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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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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