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타반
헨리 반 다이크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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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의 작은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님을 축복하기 위해 순례길에 오른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황금, 몰약, 유향 세 가지 선물을 준비해 드린 것도. 그런데 여기 동방박사처럼 예언의 별을 보고 순례길에 올랐지만, 예수 앞에 도착하지 못한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아르타반'이다. 헨리 반 다이크의 The Other Wise Man (아르타반)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믿음만으로 오직 가고자 하는 그 푯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 아르타반의 긴 여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르타반은 조로아스터교 사제로 자신의 집에 모여든 친우들과 메시아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그를 찾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동료들과 떠날 것이라는 아르타반의 말을 친우들은 비판합니다. 결국 아르타반은 예수에게 드릴 세 가지 선물 사파이어, 루비, 진주를 가지고 홀로 순례길에 오릅니다. 순례길에서 아르타반은 세 번의 시험을 겪게 되고, 그 여정 속에서 세 가지 보석 또한 잃게 됩니다. 이 세 번의 시험으로 순례길 또한 지체되어 그토록 만나고자 했던 예수를 목전에 두고 눈을 감는 아르타반. 그러나 그때 그는 듣게 됩니다. 그가 그토록 만나고자 했던 그분의 음성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아르타반은 깨닫게 됩니다. 비록 직접 예수를 만나진 못했지만, 그에게 이르고자 했던 여정, 그 자체가 그와의 동행이었음을. 그리고 아르타반은 말합니다. 다시 삶을 되돌린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말이죠. 다소 맹목적이랄 수 있지만 오직 푯대를 향해, 본질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믿음만으로 순례길에 오른 아르타반의 이야기는 어딘가 숙연해지고 경외감마저 느껴집니다. 조로아스터교는 흔히 '불을 섬기는 종교'로 알고 있지만, 이는 그저 '수단'일뿐이며 실은 본질을 끝없이 추구하는 종교라고 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성서 속 기독교적 정서를 담고 있지만, 종교를 초월한, 선한 삶을 향한 개인적 갈망과 그 갈망 깊은 곳에 내재된 우리 마음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덧 :) 왼쪽 페이지에는 영어로 된 원문이, 오른쪽 페이지엔 한글 번역이 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글은 짧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서평 후 다시 한번 천천히 책을 음미하며 읽어볼 예정이며 영어로 된 원문도 (요즘 영어 공부를 조금 하고 있기에 ^^) 읽어보려 합니다. 아르타반의 여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정말 압권이더라고요. 어찌 이리 아름답게 문장을 쓸 수 있는지 말이죠. 꼭꼭 씹어서 제 문장으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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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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