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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 ㅣ 맑은아이 13
신영란 지음, 오오니시 미소노 그림 / 맑은물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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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단어보다 가슴 뭉클하고 눈물 글썽이게 만드는 단어가 또 있을까요?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겠지요. 신영란 작가님의 <엄마 사랑>은 세상 모든 엄마라는 이름으로 갖고 있는 '모성애'를 그린 유아그림책입니다. 흐뭇하게 웃고 있는 엄마 문어와 엄마 문어를 둘러싼 수많은 알들 과 이제 막 갓 태어난 아기 문어의 모습이 시선을 끄는, 예쁜 그림책입니다.
산란을 위해 엄마 문어는 깊고 깊은 바닷속으로 헤엄쳐 갑니다. 안전하게 알을 낳기 위해서 말이죠. 주변에 있는 소라 껍데기, 조개껍질, 수초 등등으로 엄마 문어는 입구를 막고 알을 낳습니다. 하얀 아카시아 꽃다발 같은 예쁜 알들을 많이 낳지요. 그리고 아기 문어가 태어날 때까지 엄마 문어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자지도 못한 체 묵묵히 알을 지킵니다. 분홍빛으로 곱디고왔던 엄마 문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창백해집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습니다.
호시탐탐 문어 알을 탐욕스럽게 노리는 보라성게로부터 알들을 지켜야 하거든요. 보라성게는 가시에 독이 있기 때문에 엄마 문어는 알들을 지키느라 온몸에 많은 상처를 입습니다. 이렇게 모진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 수많은 알들 속에서 새 생명이 탄생합니다. 아기 문어들은 헤엄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스스로 알게 될 거라고 말하는 엄마 문어. 왜냐하면 너희는 바다에서 제일 영리하고 용감한 대왕 문어이니까. 태어난 아기 문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더없이 행복해 보이지만 어딘지 초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엄마 문어는 수관을 힘차게 불어 아기 문어들이 더 넓은 바닷속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힘차게 헤엄쳐 나가는 아기 문어들을 따라 엄마 문어도 헤엄쳐 갑니다. 투명한 빛으로, 날개를 달고, 바다를 지나 더 넓은 하늘 그 어딘가로 말이죠. 언제까지나 영원히 너희들을 지켜줄게... 책의 마지막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펑펑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엄마의 깊고 깊은 사랑에 마음이 아파서. 아들을 낳고, 저도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의 모든 것들이 이해되고 알게 되었습니다.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매사 얼마나 조심해야 했는지, 아이를 키우며 지새운 수많은 밤들 과 몸을 회복하기까지 걸린 고통의 시간들. 엄마 문어의 모습 속에서 세상 모든 엄마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마음이 숭고해지는 그림책입니다. 더불어 연계 독서로 '문어의 생태', '출산'과 관련된 주제로 자연 관찰이나 지식책을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눈물 좀 닦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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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