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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크레용! ㅣ 토토의 그림책
에런 레이놀즈 지음, 피터 브라운 그림, 홍연미 옮김 / 토토북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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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시리즈로 유명한 에런 레이놀즈 작가님의 <오싹오싹 크레용>입니다. 원서로 먼저 알았는데, 아들에게 읽어주기에는 글밥이 많아 선뜻 손이 가진 않았죠. 그런데 한글로 된 쌍둥이 그림책이 있기에 아들에게 읽어주기 전 엄마인 제가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정말 오싹오싹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정확한 영화 제목은 생각이 안 나는데, 어떤 남자 주인공이 (주인공 직업이 작가였던 것 같음)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는 알약을 먹고, 뇌의 기능을 100% 활용하게 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노력 없이 얻은 것은 항상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죠. 영화의 결말도 그랬던 것 같아요.

토끼 제스퍼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입니다. 받아쓰기 시험, 그림 그리기 대회 등등에서 항상 낙제점을 받았죠. 그러던 어느 날 보라색 크레용을 발견하게 되고, 사용하게 되면서 제스퍼의 일상은 예전과 많이~ 달라집니다. 받아쓰기 시험도 100점! 수학 시험도 만점! 그야말로 인생역전! 처음에는 기쁘고, 행복했지만 어느 순간 오싹오싹하면서 뭔가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된 제스퍼. 그도 그럴 것이 온전히 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아~ 찝찝하다. 찝찝해~)
결국 제스퍼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보라색 크레용을 없애버리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나타나는 오싹오싹 크레용! 내용이랑 그림체가 귀여워서 그렇지 이게 만약 어떤 호러 영화였다면 정말 무서웠을 것 같아요. >0< 다행히 제스퍼는 보라색 크레용을 없애버리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더 이상 제스퍼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보라색 크레용의 도움 없이 치르게 된 받아쓰기 시험에서 70점을 받게 됩니다. 비록 100점을 받진 못했지만, 오롯이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결과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기뻤습니다.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오싹오싹 크레용은 끝나는가 싶었는데, 왜 보통 공포영화에서도 다 끝났다며 안도하는 순간 (죽은 줄 알았던 악인이 사실은 살아있었다! 등등) 결말은 끝난 게 아닌 상태로 끝나고,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잖아요. 오싹오싹 크레용의 결말도 공포영화의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며 끝이 납니다. (덜덜덜~)
다행인 것은 제스퍼가 보라색 크레용의 능력에 함몰되지 않고, 유혹을 떨쳐내어, 스스로의 힘과 능력으로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것입니다. 만약 등장인물의 성향이, 쉽게 이런 초인적인 힘에 굴복하고 빠지는 인물이었다면 그 끝은 어땠을까요? 충분히 상상이 갑니다만...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고통 없이,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유명한 말도 있잖아요. No pain no gain. 만약 쉽게 얻었다면 또한 쉽게 사라지겠죠. 그런 일화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기도 했고요. (로또 당첨 후 유흥에 빠져 전 재산 탕진한 OO씨 등등) 이를 반면교사 삼아, 조금 어렵고 힘들어도 나의 노력으로 맺은 결실은 쉽게 사라지지도, 사그라들지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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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