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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서관 ㅣ 꿈꾸는 고래 5
엄정원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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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제목 '하늘도서관'을 보고 든 생각은 '와, 하늘에 아주 멋진 도서관이 있는 유아그림책인가보다'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첫 문장에 저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의 책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와우! 저를 포함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대.충.격이 아닐까요! 각종 매스컴에서는 사라진 책들에 대해 보도하느라 떠들썩합니다. 도대체 책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어떤 사람들은 도서관 앞에서 책을 위해 추모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심합니다.

각계 계층의 다양한 전문가들은 사라진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칩니다. 외계인의 소행이다, 이 시대가 부른 참사다, 다시 무언가로 태어났을 거다, 우주 어딘가에 있을 거다, 책을 위해 기도하자 등등... 그런 어느 날 유난히 별이 빛나는 밤, 우주 관측 센터는 수많은 별들이 책이라는 다소 황당한(?) 발표를 합니다. 모든 생명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 책 또한 생을 다하여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우주는 이제 커다란 하늘도서관이 된 것이라고.
사람들은 앞으로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가야 합니다. 몇 년, 몇 십 년, 혹은 몇 억 광년을 지나서 말이죠. 푸른 하늘 저 너머 우주로, 책을 읽기 위해 사람들은 하늘도서관으로 떠납니다. 만약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손을 뻗으면 언제나 내 곁에 닿을 거리에 있는 책들이 모두 하늘의 별이 되어 버린다면... 전 정말 슬플 것 같습니다. 우주선은 또 어떻고요? 그걸 타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내 시간에 대한 비용까지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책들이 사라진 도서관의 모습은 수묵 담채화로 그린 듯 회색빛의 우울감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찾지 않는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진 책을 걱정하고, 우주선을 타면서까지 하늘도서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연한 색을 입힌 건, 책에 대한 열망과 남아있는 희망을 그린 것이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하늘도서관. 이름은 아름답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음에 슬퍼집니다. 책이 사라진 도서관, 책이 사라진 세상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늘 책과 가까이, 도서관 옆에서 살고 싶습니다 :) 정말로 책들이 하늘의 별이 되기 전에 책을 더 많이 사랑하고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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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