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수놓은 길 - 2006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3
재클린 우드슨 지음, 허드슨 탤봇 그림, 최순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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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아너상 수상에 빛나는 재클린 우드슨 작가의 <엄마가 수놓은 길>은 미국사회의 아픈 역사 중 하나인 '흑인 노예들'의 슬픔 속에서도 반짝이는 자유를 향한 갈망과 기나긴 투쟁을 그린 작품입니다. 작가 재클린 우드슨의 딸인 조지아나가 있기까지 그들의 역사는 수니의 증조할머니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니의 증조할머니는(수니는 조지아나의 고조할머니이지요.) 일곱 살 때, 부모님과 헤어져 버지니아주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농장의 노예로 팔려갔지요. 그곳에서 만난 왕 할머니는 자유를 찾아 달아난 노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색실로 달과 별, 길을 수놓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요.

아름다운 수가 놓은 이 조각보는 사실, 자유를 향해 달아나는 노예들을 위한 '비밀지도'였습니다. 비밀지도 덕분에 많은 노예들이 길을 잃지 않고 자유를 향해 달아날 수 있었지요. 그러던 1861년 남북전쟁이 발발합니다. (*노예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북부와 폐지를 반대하는 남부 사이에 일어난 전쟁) 북부가 승리를 하였고 1863년 링컨 대통령은 노예 해방을 선언합니다.

별이 총총한 밤이면

수니의 엄마는 어린 수니를 품에 안고 달과 별을 가리키며 속삭였어요.

"저기 길이 있단다, 아가야.

저기 길이 있어."

엄마는 수니를 무척 사랑했어요.

수니를 둥개둥개 어르며

정말 사랑했답니다.

조각보에 수놓인 하늘의 아름다운 달과 별은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빛이었죠. 그렇게 증조할머니에게서 할머니에게로 엄마에게로 딸에게로... 자유를 향한 여정은 끊임없이 수놓아졌습니다. 그러나 노예 해방 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미국사회는 여전히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법이 존재했습니다. 많은 흑인들이 이 차별 속에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목숨을 잃기도 했지요. 그 옛날, 그녀들의 어머니들이 자유를 위해 싸웠던 것처럼 그녀들 역시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이 부조리한 법을 바꾸기 위해 행진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자유를 믿기 때문에 우리는 쉴 수가 없습니다. "

"왜냐하면 내 어머니의 딸이고, 나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아프리카의 북소리가 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의 어머니들이 걸어왔던 길 위에 이제 나는 키가 크고 뼈대가 곧은 사람으로 자라나 날마다 글을 씁니다. 그리고 그 글들을 모아 책을 만들었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저마다 자기 길을 찾는 책 말이에요. 나는 딸을 낳아 '토시 조지아나'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나는 토시를 무척 사랑했어요. 토시를 둥개둥개 어르며 정말 사랑했답니다. 그리고 어린 토시를 꼭 껴안고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를 속삭입니다. "있잖니, 옛날 수니의 증조할머니가 일곱 살 때....."



작가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들이 걸어온 길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노예 신분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미국역사와 맥락을 같이 하죠. 어린아이가 부모와 헤어져 노예로 팔려가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식을 떠나보내야 했던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고 슬펐을까요? 지금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이때는 너무도 당연했던 일들이라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책을 읽다 보니 재미있는 풍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바로 '빗자루 뛰어넘기'라는 것입니다. 미국에 노예 제도가 있던 시절 흑인들의 결혼 풍습으로 신랑 신부가 땅바닥에 놓인 빗자루를 뛰어넘어 부부가 되었음을 알렸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역사이자, 흑인 노예의 역사를 슬프지만 아름답게 풀어낸 <엄마가 수놓은 길> 지금도 이 길을 가슴에 품고 한 사람의 당당한 존재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작가님의 삶을 응원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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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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