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정원과 화분을 가꾸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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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식물을 기본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바로 보태니컬 아트라는 것을. 배우다 보니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식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인 식물의 삶과 그들이 처한 환경, 식물의 다양한 종류에 대하여.

애플북스에서 출간된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는 이런 나에게 많은 영감과 배움을 준 고마운 책이다. 내용도 좋지만 무엇보다 책 속 식물들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다양한 삽화가 눈길을 끌었다. 추후 하나씩 하나씩 모작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저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이며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의 특성>, <환경이 미치는 영향>, <다양한 식물들>, <식물과 정원의 사소한 진실>, <정원에서 일어나는 일들>, <식물을 보살피는 올바른 방법>까지.

아무래도 이 책이 식물학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어렵진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일정 부분 전문적인 내용도 있다.) 우리가 평소 식물에 대해 궁금해했던 것이나 전혀 몰랐던 사실이, 질문형식의 소제목을 시작으로 한 꼭지씩 간결하면서도 소상하게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때문에 책 전체를 다 읽을 필요 없이 내가 평소 궁금했던 점이나 호기심이 가는 부분만을 발췌해서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책 읽기에 대한 부담감이 덜 하다. 심지어 책 속 식물 삽화는 눈과 마음에 힐링을 준다.

식물에 대한 호기심도 해결하고, 저자의 정원생활 경험담과 소소한 유머까지 두루 갖춘 재미있는 책이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나 역시 미처 몰랐던 사실이나 평소 궁금해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너도밤나무는 400리터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 외에 산소도 13킬로그램 생산하는데, 이는 10명의 사람이 하루 동안 숨쉬기 충분한 양이다. 이 나무를 쓰러뜨리면 수관폭이 대략 1미터쯤 되는 어린나무 2,000그루를 심어야만 비슷하게라도 공기에 대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지금도 아마존 산림은 시간당 축구장 128개 넓이만큼 사라지고 있다는데, 향후 이를 복구하려면 사라져 버린 나무들의 몇 백배 아니 몇 천, 몇 억 배의 나무를 심어야만 한다는 걸까? 생각만 해도 암담하다.

식물 내부에서 물은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이 메커니즘은 모세관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물 분자 각각이 서로를 붙잡아두는 응집력보다 물 분자가 관의 가장자리에 달라붙는 부착력이 더 크기 때문에 모세관의 가장자리가 물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라 한다. 거대한 폭포는 중력의 힘에 이끌려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지만, 식물 도관 속 그 작디작은 물기둥은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니 이 얼마나 경이로운 사실인가?

꽃 색깔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식물이 체내에 지니고 있는 수분의 산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수소이온농도(ph) 지수가 낮아 토양이 산성이 되면 수국은 푸른빛을 내고, ph 지수가 올라가면 분홍빛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얘기다. 단, 수국의 분홍색이나 푸른색 빛깔을 내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나뭇잎이라는 사실이다. 포엽이라고도 하는데, 이 포엽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꽃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유인 수단으론 화려하지 않은 꽃을 대신해 포엽이 단장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꽃들의, 수국 나름의 생존전략일 것이다.

푸른 장미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일 뿐. <델피니딘>이라는 색소가 꽃의 푸른색을 만드는 바탕이 되는데, 장미는 태생적으로 델피니딘 색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푸른색은 우리가 동경하는 천상의 색깔이지만 가루받이를 해주는 다수 곤충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들의 겹눈이 우리 인간의 눈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컬러 차트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푸른 색조는 존재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며, 따라서 식물의 꽃에게는 없어도 되는 색이다.』 -130page

『분홍색 꽃에는 꽃꿀이 들어 있어서 곤충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푸른색 꽃은 곤충들이 방향을 틀게 만든다. 그리로 날아가는 것이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푸른색은 이미 누군가 그 꽃에 가서 꽃꿀을 먹었고, 그런 과정에서 꽃의 가루받이를 해주었음을 의미한다.』 -50page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른 장미를 만들고 만들려는 것은, 자연에 개입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은 아닐까? 그저 태생적으로 푸른 빛깔을 가진 (수레국화, 초롱꽃 등등) 몇몇 꽃들을 보는 것으로 기쁨을 누리면 되는 것을 말이다.

조용하지만 영리하게 그들 나름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식물들. 지구상에 이들이 없다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 식물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제공해 주지만 인간은 쉽게 파괴하고 또 파괴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많은 식물들이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식물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식물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덧 -) 책 속 삽화들은 꼭! 그림 그리기에 도전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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