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고개 이야기 속 지혜 쏙
정혜원 지음, 토리 그림 / 하루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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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적 느낌과 재밌는 느낌이 함께하는 정혜원 작가님의 <삼년고개>를 읽었다. 특히 캐릭터들의 모습이 어딘가 살짝 우스꽝스럽기도 해서 정감이 가는 그림책이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김 서방과 아들 삼 형제가 살고 있었다. 김 서방은 건넛마을 친구의 생일잔치에 놀러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마을엔 구르면 삼 년밖에 못 산다는 삼년고개가 있어서 김 서방은 산모롱이를 빙빙 돌아 친구의 집에 갔다. 밥, 술, 떡을 실컷 먹고 재미나게 놀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다. 서둘러 집으로 향하던 김 서방은 고민에 빠졌다. 빙빙 돌아서 산모롱이로 가느냐, 삼년고개를 넘어서 빨리 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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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산모롱이로 가기로 결심한 김 서방. 집으로 가는 길은 멀지라도 안전한 길을 선택한 것인데, 아이고 어디선가 호랑이 소리가 들린다. 할 수 없이 호랑이를 피해 조심조심 삼년고개를 기어올라 가는데...! 그만 발을 헛디뎌 떼굴떼굴 구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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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김서방은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눕고 말았다. 아버지가 걱정된 삼 형제가 까닭을 묻자 자초지종 얘길 하는 김 서방. 그리고 삼 형제에게 살아날 방법을 묻는데, 첫째는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고 둘째는 살 만큼 사셨으니 뭐가 억울하냐는 식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한테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대목이다. 이제 남은 형제는 셋째뿐인데... 김 서방은 더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자 셋째가 되려 물으니 마지못한 김 서방은 셋째에게 "살아날 방법이 있느냐?"한다. 그러자 우선 밥부터 먹자고 말하는 셋째. 뭔가, 셋째의 행동이 너무 여유로운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오호! 셋째에게 해결책이 있구나! 싶었다. 과연 셋째가 아버지에게 제시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셋째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까 궁금했던 나는 책장을 바로 넘겼는데, 나조차도 생각지 못한 해결책이라 셋째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고 말았다. 사실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해결책도 아니었는데, 새삼 동화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래서 <이야기 속 지혜 쏙>시리즈구나. 시리즈 명칭처럼 아이들에게 재밌는 이야기와 함께 지혜를 선사해 줄 고마운 책이다. 또한 책 속 캐릭터들의 표정을 보면 생동감이 느껴지는데, 각각의 얼굴 표정만 봐도 어떤 말을 했을지 충분히 느껴진다. 걱정하는 아버지의 표정, 눈물을 흘리며 어쩔 줄 모르는 첫째의 표정, 대들 듯 대꾸하는 둘째의 표정, 그리고 '왜 나한텐 아무런 말씀도 하시지 않지?' 라며 걱정하는 셋째의 표정이 그렇다.

아이 책으로 선택했던 <삼년고개>인데, 오히려 내가 재밌게 읽고 큰 깨달음도 얻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셋째의 지혜를 먼저 읽히지 않고 "너라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래?" 라고 물어봐야겠다. 아이는 뭐라고 대답을 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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