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들뢰즈-가타리-네그리-마이클 하트의 연대에 대해서 공부했었다. 국내에 출판된 그들의 책과 연구서들은 물론이거니와 하트의 박사학위 논문까지 구해 읽으려 했으니 아마 그곳에서 큰 가능성을 감지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가능성을 나보다 더 먼저 느끼시고 국내에 네그리와 가타리의 이론을 소개하신 윤수종 교수님의 책이다. 논문을 묶어 놓았는데, 그 안에는 네그리-가타리-라이히의 이론이 종합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요즘 이런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과연 네그리-가타리의 철학이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되는가 하는 것 말이다. 사실 '아우토노미아', '사보타지', '대중'과 같은 개념은 그 맥락이 맑스나 스피노자에 닿아 있더라도 다소 어색한 감이 있다. 정교화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런 의문은 '제국'이나 '분자혁명'에서도 계속되었는데, 네그리-가타리의 주장이 좀 더 확고한 지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윤수종 교수님의 이 책은 네그리-가타리의 이론을 쉽게 이해하게 해 주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 같기에 그 소임은 충분히 다 한 것 같다. 이후의 임무는 우리의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