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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스무살 청년의 삶이 리얼하게 하나의 책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다. '오체 불만족'은 이미 표지에서부터 그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한다. 이 책은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할까? 장애....한 청년의 불굴의 의지? 장애가 있어도 그것을 못 느끼도록 만드는 일본의 사회 문화적 토양? 자립을 일깨워준 부모와 교사의 뛰어난 태도? 좌절과 소외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훈을 주는 책? 이 모든 것이 다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른 생각은 과연 생명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예전에 '다이고로야 고마워'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처럼, 이 책은 나에게 생명의 문제를 계속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다이고로도 오토다케 씨처럼 사지가 없다. 그렇지만 둘 모두 생명 그 자체의 존엄성을 보여준다. 그것은....뭐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과 '다이고로야 고마워'를 함께 우리 교과서에도 실었으면 한다. 그것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설명해야 할 모든 것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좋은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일본이 항상 조금 앞서고 있는 것은 이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존중하는 마음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장애인과는 너무 판이하지 않은가. 물론 일본 사회 전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장애인이 그 이동권도 보장받지 못한채 집안에서 숨어지내야 하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오토다케씨가 저렇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