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현재 - 서양 철학의 근본문제들과 철학적 물음의 현 위치
H.롬바흐 지음, 전동진 옮김 / 서광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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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렵다. 원래 하이데거의 철학 자체에 대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개념들을 다시 변용하는 책이다보니 나에게는 복잡했다. 저자의 말로는 현실과의 접촉에 선행하는 근본적인 열어 밝힘(GrunderschlieBung)이 본래적인 의미에서의 철학이고, 바로 저자 고유의 근본철학(Grundphilosophie)을 형성한다고 한다. 세계의 개방성 안에서 관계 맺음의 차원으로 들어서는 것에서 인간의 삶이 가능해진다는 측면과 또한 이러한 진입은 시대마다 고유하고 집단마다 독특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언어와 개념의 용법 자체가 무엇인가를 현현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나에게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덧붙여 저자가 서양철학을 각기 실체, 체계, 구조로 압축하는 것은 이해는 가능하나 왜곡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런 설명은 어느 시대는 어느 것을 더 강조하거나 그것에 더 탐구적이었다, 혹은 그 시대 특유의 사유 패러다임은 이러이러했다라고 서술하는 것보다 그 시대의 다양성을 단정지어 버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데거적 철학에 매력을 느끼는 분이라면 흥미로운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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