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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
질 들뢰즈 지음, 주은우.정원 옮김 / 새길아카데미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이 책은 질 들뢰즈가 두 권으로 써냈던 책이기 때문에 1권만을 읽고서는 그가 주장하려는 바의 일부분만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한계가 있다. 그러나 철학자가 보는 영화는 어떤 것일까를 짐작해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한 감독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앵글이 어떻고, 미쟝센이 어떻고, 샷이 어떻게 잡혀 있는지 그리고 왜 그런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감독이 설정한 구도가 과연 필연적인 그리고 최적의 구도였는지를 살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생각을 자주 하다보면, 일상 생활에서도 내가 사물들과 사건들을 바라보는 시점을 샷으로 생각하면서 이래저래 많이 편집을 해본다. 아마 내 생각으로 들뢰즈 역시 그런 장난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가 이 책에서 쓴 용어들도 역시 그답게 독창적이며 어려운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또한 재미있다. 다른 저작에서도 그랬듯이 그가 이런 용어를 사용해야만 했던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들뢰즈는 영화―이는 어떻게보면 현실을 인간이 재구성, 재창조하는 것일텐데―를 분석하고 음미한다. 영화 속에 담긴 운동과 순간성, 세트, 프레임과 쇼트, 커팅을 배워가는 것은 재미있다. 철학의 강점 중의 하나가 그 의미를 깊게 분석하는데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는 '몽타주'에 대한 그의 분석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에이젠슈테인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들뢰즈 자신이 영화사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처럼, 스스로 익혀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영화의 요소들에 대해 들뢰즈는 의미를 부여한다. 행동과 지각, 감정들에 대해 마치 현실의 시뮬레이션을 돌리듯이, 철학적인 사유를 한다는 것은 생각의 깊이를 깊게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나는 들뢰즈가 KINO와 같은 잡지에서 특집으로 다루어지는 것을 자주 봤었다. 그만큼 그는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였다. 이 책은 그가 영화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단행본의 1권이다. 국내에 이진경 선생이나, 김영민 선생이 영화에 대해 책을 냈던 적이 있다. 그런 책들보다 이 책은 딱딱할 수는 있겠지만, 영화 전공자자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분석이 깊고 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