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10 - 개혁은 언론플레이가 아닙니다
강준만 외 엮음 / 개마고원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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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선생님은 내가 평소에 사숙하는 분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조선일보를 규탄할 수 있었겠으며,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어용과 자유주의의 가면을 쓴 지식인을 비판할 수 있었겠는가. 더욱이 실명비판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금기를 깨뜨리는 비판을 통해서. 그것은 강준만 선생님 스스로에게도 큰 억압과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곤란함을 무릎쓰고도 지적인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는 점에 있어서 나는 그를 사숙해왔다. 더구나 그의 다방면에 걸친 왕성한 활동은 우리에게 진정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없이 기뻤다. 앞으로 학자의 입장에서 학문의 길로 들어설 나에게 그것은 하나의 모범과 같았다.

'인물과 사상' 씨리즈는 이런 점에 있어서 강준만 선생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에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그가 많은 활동으로 바빠지면서, 또한 '인물과 사상'이 볼 수 있는 시야를 넒히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김규항씨나 조흡씨 등을 필진으로 첨가했다는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그의 대표적인 저작이나 공로로 삼을 수 없다고 보진 않는다. 강준만 선생님이 해낸 지식인들의 언론플레이에 대한 비판은 상당히 효과적이었고, 그 의도 역시 한사람의 일방적인 비판이 아니라 사회의 공론영역을 확대하여,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였기 때문이다.

즉, 한 사회가 부정부패와 억압 및 강제의 논리로 작동할 때, 사회를 정화하고 공정한 합리성에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그 사회의 공론영역을 확보하는 것인데, 강준만 선생님은 그런 점에 있어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분을 개인적으로 아는 바는 없지만, 그의 책을 읽고서 팬이 되어버렸다. 특히 10호에 게제된 복거일씨에 대한 비판이 나에게 잘 다가왔다. 평소에도 복거일씨에 대한 자유주의적 입장이 올바르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다른 지면에서 강준만 선생님이 비판한 자유기업센터의 공병호씨에 대한 비판을 보신 분이라면 여기에 대한 찬성하실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자유주의자가 아닌 '유사-자유주의자'이며 노직과 하이에크를 부분적으로 원용한 자유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반론하실 분은 자유기업센터에서 펴낸 '자유주의 大賞'이라는 것이 있는데, 복거일씨가 심사위원으로 등장하였던 것을 기억해보면 그들의 연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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