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혐오에 반대합니까, 찬성합니까?
[#호모포비]는 동성애에 관한 책이라기 보단 동성애 혐오에 관한 책이다. 차이와 차별을 온전히 구분하려는 나와 같은 이성애자에게 추천.

2017년 4월25일 대선 tv토론회.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떠냐”라고 묻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그렇다. 반대한다”고 말했다....이에 홍 후보가 ‘민주당이 성소수자 보호를 포괄적으로 담은 차별금지법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자 문 후보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동성애) 합법하고 구분을 못 하냐”고 즉시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거듭 “동성애 반대죠”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저는 (동성애를) 뭐 좋아하지 않는다. (군대 내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문 후보는 토론 말미에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발언을 수정했다.](이상 한겨레 기사 인용)


2017년 4월 27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동성애 발언’ 논란과 관련, “다만 그날 (토론회에서) 질문 받았던 것은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해서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며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다. 허용하고 말고, 혹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이어 “지금 성 소수자들이 요구하는 가치기준에 비춰보면 제가 말씀 드린 게 많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 정치인으로 지금 정치 상황 속에서 저의 입장 밝히는 것이다. 거기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성 소수자 국민들이 아직 우리 사회적 차별에 고통을 겪고 있고, 성적인 지향 때문에 차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문 후보는 “군대는 동성 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가 허용된다면 많은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다.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동성혼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가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역시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상 한국일보 인용)

위의 두 기사는 나름 진보적이고 객관적으로 현실을 보고자 하는 합리적인, 지적인 분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동성애에 관한 편집증과 분열증이 뒤죽박죽된 시선을 담고 있다. 기저에 단 하나의 견고한 가설을 유지하는 한 이 편집증과 분열증은 계속된다. 정상성. 이성애 정상성. 거기에 가부장제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다.

이런 분들이 끔찍이 싫어하는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동성애를 예로 들며 동성애가 인간 본능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분들은 당대에도 동성애는 발각되면 목숨을 잃는 행위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보건대 그리스 로마 사회는 동성애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 로마의 동성애 전통이 본능인지 일탈인지 알 수도 없고 의미도 없다.

고대 그리스에서 동성애는 소년애이자,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그 사회는 동성애, 이성애 개념이 없던 양성애 사회라 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가부장사회였기에 가족과 재산을 유지하게 위해 이성애가 요구되었다. 유대 기독교 사회로 접어들며 그리스 로마의 강력한 가부장제를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이성애 강화와 강도 높은 동성애 배척의 길로 접어든다. 동성애가 본능인지, 이성애가 본능인지 어떤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동성애자의 권리 요구에 열린 마음을 가지더라도 동성애자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다. 은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이성애자의 사생활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또한 자유주의적 동성애 혐오의 한 예다.
동성의 사랑은 인정하지만 그들이 가족을 구성해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절대 반대라는 의견. 솔깃하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성애 이데올로기에 노출된다는 이야기이다. 동성애를 이데올로기라 몰아부친다. 이성애 정상성을 본능으로 보는 것이다. 이성애야말로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사회화의 과정이자 재생산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또한 동성애에 관한 편집증적 시선이다.

실제 동성 커플의 양육에 관한 여러 연구들을 살펴 보면, 다양한 접근과 결과를 보여주지만 흔히 생각하듯 비정상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성애 정상성을 본능으로 보고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 일단 화들짝 놀라는 건 당연하다. 여러 연구들이 밝히듯 기우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이성애 커플이건 동성애 커플이든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험난하고 어려운 일이다.

동성애에 반대합니까, 찬성합니까, 이 질문 자체가 동성애 혐오에 해당한다. 이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동성애 혐오에 반대합니까, 찬성합니까?
아래의 책은 동성애에 관한 책이라기 보단 동성애 혐오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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