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루이비통 - 제주를 다시 만나다, 개정증보 2판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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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협찬] 관광지로만 알려진 제주가 아닌 진짜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책





** 신이 제주에 거칠고 아름다운 자연을 주었다면, 그 위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 세대로 이어지는 삶의 흔적, 그 자취와 정서는 밖으로 빛나는 화려한 보석은 아니지만 저마다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배롱배롱한 빛으로 남아 있다. -p4


**조금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p5



관광지 제주를 벗겨내고 만난 진짜 제주. 송일만 작가의 <어머니의 루이비통>은 올레길·카페 너머, 그곳에서 살아온 이의 시선으로 섬을 다시 보게 한다. 제주 토박이인 저자는 급한 개발에 “조금만 천천히 가자”고 말하며 사라지는 돌담과 풍습을 기록한다. 제목의 ‘루이비통’은 해녀였던 어머니가 바다에 들 때 메던 구덕의 다른 이름이다.



‘맨드글락’ ‘배롱배롱’ 같은 제주어가 정서를 살리고, 드라이브 코스보다 해녀의 길을 걷자는 제안은 여행의 의미를 되묻는다. 증보판은 바다·음식·생활문화 이야기를 보태고 바다 지킴이 활동도 전한다. 방언과 개발 비판이 낯설 수 있지만, 관광 사진 대신 ‘제주다움’을 배우고 싶은 이에게 권한다. 제주를 자주 찾는 여행자, 섬의 뿌리를 알고 싶은 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라면 한 장 한 장에서 멈춰 설 것이다. 화려함보다 느림과 품을 배우는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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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로 가는 길
L. 프랭크 바움 지음, 존 R. 닐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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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매력에 퐁당 빠지게 해주는 너무 고맙고 소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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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로 가는 길
L. 프랭크 바움 지음, 존 R. 닐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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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협찬] 초판본 감성으로 고전을 즐기게 하는 책





[추천 독자]
-오즈 시리즈를 원전의 숨결로 다시 읽고 싶은 사람
-빈티지한 초판 디자인과 삽화를 소장하고 싶은 사람
-퇴근 후 30분, 가볍게 현실 탈출이 필요한 사람
-아이와 함께 읽을 클래식 판타지를 찾는 사람
-마음을 정돈해 주는 따뜻한 모험담을 좋아하는 사람






길을 잃는 순간에 모험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 《오즈로 가는 길》이다. 길을 찾지 못하는 털북숭이 아저씨를 돕다 갈림길이 끝없이 불어나고, 도로시는 일곱 번째 길을 택해 낯선 여정으로 들어선다. 그 길 위에서 빛나는 단추와 만나고, 이상한 마을을 통과하며 독스 왕을 보고, 짐승들의 도시와 음악 연주가를 지나 수프 냄비에서 탈출한다. 이어 스쿠들러와 마주하고, 조니 두잇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죽음의 사막을 건너 진실 연못에 이른다. 틱톡과 빌리나, 황제의 양철 성과 호박밭을 거쳐 에메랄드시의 환대와 대연회, 생일 축하 자리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야기의 궤적은 “길을 잃는 일”이 곧 나와 세계를 다시 배우는 출발점임을 차분히 증명한다.


이번 판본의 강점은 형식과 내용이 함께 복원되었다는 점이다. 1909년 초판본을 기준으로 축약·발췌·과장 없이 충실하게 번역되었고, 존 R. 닐의 흑백 삽화 124점이 온전히 수록되었다. 초판의 색지 디자인을 그대로 되살려 책장을 넘기는 물성과 시각적 리듬까지 ‘오즈적’ 감수성을 제공한다. 정밀한 선으로 그려진 그림은 인물의 움직임과 심리의 결을 조용히 비추며, 텍스트의 상상력을 안정적으로 보강한다. 표지 안쪽 그림까지 초판을 따랐다는 점도 소장 가치를 높이는 요소이다.






서사 구성은 초독자에게도 친절하다. 단락별 에피소드가 명료하게 이어지고, 인물들은 이름만으로도 성격이 또렷해 금세 익숙해진다. 말이 통하지 않는 존재와의 오해를 풀려는 시도, 두려움 앞에서 내미는 작은 용기, 진실 앞에서 가벼워지는 마음 같은 주제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권말 해설은 작품의 배경과 초판 맥락을 정리해 독서 이후의 여운을 탄탄히 묶어 준다. 덕분에 퇴근 길이나 취침 전 한 챕터씩 읽어도 흐름을 잃지 않고, 각 장의 작은 완결감이 독서를 지속하게 만든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가 필요한 시기에 유효한 선택지이다. 비교와 성과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도로시처럼 일곱 번째 길을 고르는 상상만으로도 일상이 한결 유연해진다. 어디로 데려다줄지 모르는 길 위에서 호기심과 여유를 되찾고 마음의 집으로 돌아오는 법을 은근하게 가르쳐 준다. 초판본의 숨결을 품은 이 한국어판은 클래식을 오늘의 취향으로 초대하는 우아한 매개이며, 처음 오즈를 만나는 이에게도, 과거의 추억을 새로 확인하려는 독자에게도 믿을 만한 안내서이다. 결국 《오즈로 가는 길》은 “길 위의 방황은 성장의 다른 이름”임을 증언하는 변치 않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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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티프로의 피피티. 이럴 땐, 이렇게! - 피피티프로의 맞춤 솔루션! 답답하기만 했던 당신의 피피티에, 피피티로 답하다!
피피티프로(이승원) 지음 / 길벗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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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시각화가 중요한데, 피피티에 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책이 나온 거 같아요! 두근두근 설레는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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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1일 1강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고법
나카타 고 지음, 김소영 옮김 / 프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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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협찬] 돈과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용기를 주는 책



가끔 젊은 사람들과 인생 상담을 할 때면, 그때마다 솔직히 말해서 '다들 별것도 아닌일로 고민하는군' 하는생각이 듭니다. 결국 인간은 죽음이라는 끝으로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끙끙 앓아봐야 별수 없다는 건 진리인데, 그걸 알려줘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참 답답하더군요. -p4



인생은 놀이다.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즐겁지않다. 인생 자체가 가장 즐거운 게임이다. -p13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죽고 싶다"라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살아 있는 한 더 살고 싶다'거나 '최소한 죽고 싶은 이유가 사라지만 다시살고 싶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p21



 하지만 독서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시점에서 유튜브나 틱톡밖에 보지 않는 사람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p66








나카타 고 작가의 《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보통의 자기계발서라면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인가"라고 물었을 텐데, 이 책은 처음부터 죽음을 전제로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답은 더욱 충격적이다. "인생은 놀이일 뿐, 가볍게 살아라."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다. 도쿄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카이로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한 이슬람학자가 왜 이런 '가벼운' 인생론을 말하는 걸까? 그의 철학은 카오스이론, 물리학, 종교학을 아우르는 깊은 사유에 기반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고, 인간은 결국 소립자 덩어리일 뿐이며, 모든 것은 물리법칙에 따라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리 계획하고 노력해도 결국 "될 대로 되는" 것이니, 굳이 무거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 사회의 성공 공식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깨닫게 된다. "더 할 수 있다", "더 벌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압박,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사회적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대신 삶의 롤모델을 따라해도 되며, 개성 따위는 필요 없다는 식의 조언들이 이어진다.






물론 이런 접근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책임감이 강하거나 목표 지향적인 성격의 독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자칫 무책임함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번아웃에 시달리거나 사회적 기대에 짓눌린 사람들에게는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나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의 "더 노력하라" 메시지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모든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지나치게 진지하고 무거워진 삶에 대한 균형추 역할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죽는데 뭐가 그리 중요해?"라는 질문은 때로는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 될 수 있다.


삶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 이런 가벼운 철학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깊은 학문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단순한 도피가 아닌 하나의 생각해볼 만한 관점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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