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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1일 1강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고법
나카타 고 지음, 김소영 옮김 / 프롬북스 / 2025년 9월
평점 :
[도서만협찬] 돈과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용기를 주는 책


가끔 젊은 사람들과 인생 상담을 할 때면, 그때마다 솔직히 말해서 '다들 별것도 아닌일로 고민하는군' 하는생각이 듭니다. 결국 인간은 죽음이라는 끝으로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끙끙 앓아봐야 별수 없다는 건 진리인데, 그걸 알려줘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참 답답하더군요. -p4
인생은 놀이다.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즐겁지않다. 인생 자체가 가장 즐거운 게임이다. -p13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죽고 싶다"라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살아 있는 한 더 살고 싶다'거나 '최소한 죽고 싶은 이유가 사라지만 다시살고 싶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p21
하지만 독서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시점에서 유튜브나 틱톡밖에 보지 않는 사람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p66



나카타 고 작가의 《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보통의 자기계발서라면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인가"라고 물었을 텐데, 이 책은 처음부터 죽음을 전제로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답은 더욱 충격적이다. "인생은 놀이일 뿐, 가볍게 살아라."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다. 도쿄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카이로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한 이슬람학자가 왜 이런 '가벼운' 인생론을 말하는 걸까? 그의 철학은 카오스이론, 물리학, 종교학을 아우르는 깊은 사유에 기반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고, 인간은 결국 소립자 덩어리일 뿐이며, 모든 것은 물리법칙에 따라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리 계획하고 노력해도 결국 "될 대로 되는" 것이니, 굳이 무거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 사회의 성공 공식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깨닫게 된다. "더 할 수 있다", "더 벌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압박,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사회적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대신 삶의 롤모델을 따라해도 되며, 개성 따위는 필요 없다는 식의 조언들이 이어진다.

물론 이런 접근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책임감이 강하거나 목표 지향적인 성격의 독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자칫 무책임함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번아웃에 시달리거나 사회적 기대에 짓눌린 사람들에게는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나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의 "더 노력하라" 메시지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모든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지나치게 진지하고 무거워진 삶에 대한 균형추 역할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죽는데 뭐가 그리 중요해?"라는 질문은 때로는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 될 수 있다.
삶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 이런 가벼운 철학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깊은 학문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단순한 도피가 아닌 하나의 생각해볼 만한 관점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