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고양이가 우리집에 왔다 - 고양이 집사를 위한 행복한 반려 생활 매뉴얼
노진희.밍키 지음 / 넥서스BOOKS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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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흔한 상식부터 문제 행동 솔루션까지, 고양이와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 때는 지그시 두 눈을 감고 '가르릉' 소리를 낸다. -p15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가슴 한켠에 있었다. 하지만 '책임'이라는 단어 앞에서 나는 늘 걸음을 멈췄다. 작은 생명 하나의 삶을 온전히 책임진다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SNS에 올라온 고양이 사진들을 보며 ‘좋아요’를 누르는 걸로 만족했고, 그리움은 늘 스크린 너머에 머물렀다.


그런 내게 『어느날 고양이가 우리집에 왔다』는 단순한 입문서를 넘어, 미래의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조심스러운 연습장 같았다. 17년 차 수의사이자, 그보다 더 오래 고양이를 키워 온 ‘집사’로서의 경험이 담긴 이 책은 고양이를 처음 만나는 이에게 꼭 필요한 사전이자, 오래 함께해온 이에게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하는 다정한 매뉴얼이다.








『어느날 고양이가 우리집에 왔다』는 고양이의 언어, 건강, 행동 문제, 응급 처치까지 일상을 아우르는 실용적인 정보는 물론이고, 밍키라는 고양이와 함께한 저자의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읽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수의사와 보호자 사이, 그 어디쯤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쓴 저자의 시선은 감정에 치우치지도, 냉정하게 선을 긋지도 않는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고양이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말이었다. 반려란 함께 살아가는 일이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일이라는 걸 새삼 되새기게 된다.


지금 당장 입양을 결심하진 않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조금씩 준비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언젠가 어느 날, 정말 고양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된다면 그땐 이 책의 페이지마다 밑줄 그어둔 문장들을 다시 떠올릴 것이다. 언젠가 내가 나의 고양이에게 좋은 집사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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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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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한 시대, 우리가 꼭 알아야할 진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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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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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진보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책





[추천 독자]
-AI 기술의 윤리적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
-노동, 공정, 권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첨단 기술을 소비하며 그 이면을 고민해 본 적 있는 사람
-인간다움과 창의성의 미래에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
-지금의 디지털 사회에 막연한 불안을 느껴본 사람


AI 알고리즘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가상의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면, 노동자들이 데이터 주석 작업을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p61


생성형 AI는 기존에 존재하는 창작물을 기반으로 학습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생성형 AI의 뛰어난 창작 능력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가능해졌다. -p145










최근 AI 관련 강의를 들으며 문득 떠오른 장면이 있다. 예전엔 종이책을 쓴다는 건 인간만의 고유한 작업이라 여겼다. 글쓰기란 곧 사유의 산물이고, 창작은 감정과 영감의 결실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목차를 짜고, 챕터를 구성하고, 심지어 책을 ‘공저’하기도 한다. 나 역시 몇 해 전 AI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AI의 문장이 어설퍼서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써야 했다. 그 경험은 다소 허탈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AI는 더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글을 쓴다. 때로는 인간보다 빠르게, 감정의 결까지 흉내 낸다. 그런 변화를 지켜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혹시 언젠가 내 글도 AI에 먹히는 건 아닐까?’


그래서일까.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라는 제목은 첫 문장부터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이 책은 AI 기술의 찬란한 외피 아래,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한 ‘손의 역사’를 되짚는다. 데이터 주석자, 물류센터 노동자, 콘텐츠 검수자, 예술가까지—우리가 AI라 부르는 이 거대한 시스템을 뒷받침하고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데이터를 정제하고, 콘텐츠를 분류하고, 감정을 걸러내며, 수많은 결정적 순간에 개입하지만, 이름 없는 존재로 남는다. 이 책은 그런 노동을 ‘기계가 아닌 인간의 땀’으로 규정하며, AI를 ‘추출 기계’라 명명한다. 인간의 감정, 창의성, 시간, 심지어 존엄까지 빨아들여 통계로 바꾸고, 그것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시스템. 그 과정엔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 편향과 착취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고발이나 기술 비판서에 머물지 않는다. 문제를 직시하되, 그것을 넘어 더 공정한 디지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AI는 인간을 통해 자라고, 인간을 통해 배운다. 그렇다면 인간이 빠진 미래란 과연 가능할까?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는 기술의 진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윤리적 상상력’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AI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안에서 인간성을 지키려는 노력은 분명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은 그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기술의 진보는 누구의 희생 위에 세워졌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희생을 계속 외면한 채 앞으로 나아가도 되는가?” 완독 후에도 이 질문이 참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를 외면하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할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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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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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질문하고 사유하도록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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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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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서재 신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질문을 못 배운 어른들을 위한 아주 실용적인 인문학 입문서





질문은 모르는 게 있어서 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사고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더해서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하면 새로운 관점이 생기고 이를 통해 사고력의 확장, 발상의 전화,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자기 수도적인 삶의 시작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최근 아주 특이한 사람을 만났다. 대화를 나눌 때 ‘주장’만 있고, 그 어떤 근거도 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치 자기 생각만이 유일한 진실인 양 자의식의 벽 안에 갇혀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질문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상대가 던진 질문조차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마침내 대화가 더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웃으며 말해보았다. "본인 의견만 말하지 말고, 상대 이야기도 좀 들어봐요." 안타깝게도 그런 말조차 통하지 않았다.


그 순간 떠오른 책이 있었다. 유선경 작가의 『#어른의어휘력』과 이번 신간 『질문의 격』이다. 대화가 단절된 이 경험은 곧, 우리 사회가 겪는 소통의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무엇이 사람 사이의 대화를 막고 생각의 깊이를 제한하는 걸까? 바로 '제대로 질문하지 못하는 능력'과 '듣고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질문하지 못하는 사람'이자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고, 궁금해하거나 묻기보다는 단정하고 단절했다. 그 모습은 단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을 두려워하거나 불편해하며 자라온 우리 사회의 민낯 같았다.







우리는 대부분 '답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왔다.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칭찬받았고,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아야만 인정받았다. 반면 질문은 어땠을까? 때로는 엉뚱하다고, 때로는 귀찮고 불편하다고 치부되며 질문은 차단되곤 했다. 결국 우리는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AI 시대. 이제는 답보다 ‘좋은 질문’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질문의 격』은 단순히 '질문을 잘하는 법'만을 다루지 않는다. 질문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이며 관계를 연결하는 통로임을 인문학적 사유로 풀어낸다. 저자는 말한다. "문장 끝에 물음표를 붙인다고 질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은 사고를 열어주는 열쇠이자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드러내는 지적 행위다.

질문은 얼마나 모르는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아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위해선 '앎'이 있어야 한다. 질문은 단지 모르는 걸 묻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해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도구다.


이 책은 질문을 못 배운 어른들을 위한 실용적 인문서이자, 삶을 바꾸는 '사유의 언어'를 일깨우는 안내서다. '어떻게'를 묻는 질문이 나를 바꾸고 관계를 바꾸고 결국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대화가 자꾸 벽에 부딪힌다면, 당신의 생각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답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이다. 질문에도 품격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 지금 바로 '묻는 연습'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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