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도 다를까?
케일럽 에버렛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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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언어의 비밀을 통해 인간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 깨닫게 해주는 책





[추천 독자]

다른 문화와 언어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
자신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언어학이나 인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여행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
교육이나 소통 분야에서 일하며 언어의 힘을 느끼고 있는 사람



전 세계 언어는 다양성이 어마어마한데, 내가 경험하기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과소평가한다. -p10


언어 보편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놀라운 일이다. 모든 인구집단은 생각하고 말하기 위한 기본적인 해부적 특징이 동일하며, 그 모든 특징은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에 퍼져 나가기 전에 이미 진화했기 때문이다. 언어가 다양한 인구집단에 걸쳐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보아도 놀랍다. 하지만 기능적 압력은 언어들 사이에 실제로 많은 형태적 유사성을 낳긴 했어도 참된 언어 보편성을 낳기에는 미흡하다. -p13


과거, 현재, 미래. 이 세 가지 시간 영역은 삶의 본질적인 요소처럼 보인다. 손에 잡힐 듯한 정도다. -p29


언어학과 관련 학문에서는 기본색 낱말이 언어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p145


낱말들이 현란한 배열로 결합하여 구와 문장이 되는 패턴을 뭉뚱 그려 통사라 한다. -p297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을 보고 있을까? 케일럽 에버렛 작가의 『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은 이 질문에 대한 생각지 못한 대답을 알려준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막연한 생각에 불과했다. 『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을 읽고 나서야 저마다의 개성과 고유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존, 태평양, 오세아니아에서 직접 발로 뛰며 수집한 생생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언어가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어떤 언어에서는 '파란 하늘'이 존재하지 않고, 미래가 뒤에 있다고 표현하며, 포크의 위치를 '서쪽'으로 설명한다. 이런 차이들이 단순한 표현의 다름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핵심이다.






독자로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환경이 언어를 만들고, 언어가 다시 사고를 만드는 순환구조였다. 정글에 사는 사람들의 언어와 북극에 사는 사람들의 언어가 각자의 생존 환경에 최적화되어 발달했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 이유는, 저자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특히 농경 사회에서 치열 때문에 생긴 특별한 발음, 몸짓에 따라 달라지는 뜻 등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서 이 책에서 정말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구나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한국어라는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우리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고 표현하는 것이 다른 언어권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웠다.






언어의 다양성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나의 언어, 나의 생각'에 대해 새롭게 성찰하게 만든다.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인문학적 통찰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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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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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사진과 함께 동양사를 쉽게 입문하도록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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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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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복잡한 동양사를 입체적 지도와 유쾌한 설명으로 풀어낸 책





그만큼 지리와 역사를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지리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와 조선에서 살던 조상들 사이에는 수백 년이라는 시간적 차이가 있습니다. 그 당시의 국제적 정세와 시대의 흐름, 상황을 지금 우리가 온전히 종감할 수는 없죠. -p5


하지만 역사적으로 '진짜 중국'을 따지고 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은 '한족'에 있습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지만, 중국 인구의 90% 이상은 한족이에요. 나머지 소수민족은 중국이라는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지 않으면 인정받지만,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티베트나 신장위구르처럼 가혹하게 탄압받스빈다. 그래서 중국은 한족의 나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p16


한국 지리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다룰 게 산입니다. 한반도의 약 70%는 산지로 되어 있죠.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시작으로 산줄기가 함경산맥, 낭림산맥, 태백산맥, 소백산맥으로 이어져 한반도에 뻗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지명에는 골짜기 곡이나 뫼 산 자가 참 많이도 들어갑니다. -p87


유리시아대륙 동쪽에 있는 강은 대부분 티베트고원에서 물길이 시작해요. 인도, 중국, 인도차이나의 많은 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하죠. 중국이 티베트를 포기하기 못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티베트의 수자원 양향력 때문이에요. -p201






역사는 어렵고, 지도는 더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데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은 단순히 지도를 해설하는 책이 아니다. 공간이 어떻게 시간과 맞물려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를 풍성한 일러스트와 흥미로운 사례로 풀어내며, 지리로 역사를 아는 척이 아니라 지리로 역사를 제대로 읽는 법을 알려준다.


중국, 한국과 일본, 남아시아와 중앙유라시아, 동남아시아까지. 익숙한 지역이지만 의외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동양의 지리와 역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왜 한족은 남쪽보다 북쪽을 먼저 개발했는지, 백촌강 전투 이후 한일 관계에 어떤 균열이 생겼는지, 히말라야산맥이 남아시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역사 교과서에서는 보지 못한 입체적인 해설이 이어진다.


지리와 역사의 관계에 익숙하지 않았던 독자라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각 장마다 구성이 간결하고, 역사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를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유튜브 채널 〈두선생의 역사공장〉에서의 유쾌한 강의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 있어, 책이지만 부담 없이 읽힌다.


전작인 서양 편을 읽지 않아도 전혀 문제없다. 이 책 한 권으로도 충분히 재미와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시리즈라 부담스러울까 봐 망설였던 독자도 안심하고 펼쳐볼 수 있다.






동양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배경지식 없이도 흥미롭게 역사책을 읽고 싶은 사람, 그리고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공간으로 사유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창작자들에게도 이 책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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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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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정의와 사랑을 배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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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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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성장 소설




[추천 독자]

-퓰리처상 수상작이자 오랜 시간 사랑받은 고전 문학을 접하고 싶은 사람

-인종 차별, 사회적 불의, 인간 본성 등 깊이 있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정의를 위해 용기 있게 맞서는 인물의 이야기에 감동받고 싶은 사람

-미국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문학 작품을 찾는 사람



젬 오빠의 팔이 심하게 부러진 것은 오빠가 열 세살이 다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어쩌면 다시는 미식 축구를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라지자 오빠는 상처에 대해 좀처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p15


나머지 학교생활도 첫날보다 더 나을 것이 없었습니다. 한 <단원>마다 <학습 목표>를 정하고 느릿느릿 진도를 나가는 과정의 끝없는 연속이었고, 그동안 앨라배마주는 내게 <집단 역학>을 가르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도화지와 크레용을 쏟아부었습니다. -p70


내가 취잖게 조른 끝에 예상했던 대로 젬 오빠가 마침내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얼마 동안 그 놀이의 속도를 늦췄습니다. -p86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변호사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가 딸 스카웃에게 들려준 이 말은, 『앵무새 죽이기』를 꿰뚫는 중심 문장이자 우리가 평생 되새겨야 할 삶의 자세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단지 오래된 고전이 아니다. 출간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이들의 책장에 살아 숨 쉬며, 미국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도 포함되어 오늘날까지 청소년들의 인생 책으로 읽히고 있다. 퓰리처상 수상, 40개국어로 번역, 4천만 부 이상 판매라는 기록은 이 책의 명성을 증명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우리에게 건네는 근본적인 질문에 있다.



1930년대 미국 남부 메이콤, 대공황의 그림자 아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 일상을 지배하던 시기.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는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간범으로 몰린 톰 로빈슨을 변호하기로 결심한다.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단다." 질 것이 뻔한 싸움이었지만, 그는 옳은 일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나아간다.



그 이야기는 아이 스카웃의 눈을 통해 펼쳐진다. 세상의 불합리함을 아이답게, 그러나 똑바로 바라보는 이 시선은 때로 순수해서 날카롭고, 때로 너무 맑아서 잔인한 현실을 비춘다. 이 책은 단순한 사회 고발을 넘어, 한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어른이 되어가는지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전한다.








"용기와 신념의 이야기.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공유할 보편의 가치는 무엇인지 말해 주는 작품."


미국 제44대 대통령 오바마가 이 책을 두고 남긴 이 표현은 『앵무새 죽이기』의 정수를 정확히 짚어낸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가. 불합리한 현실 앞에서 침묵하지 않을 용기를 지녔는가. 정의는 언제나 이기지 않지만, 옳은 일을 선택하는 삶은 언제나 존엄하다고.


『앵무새 죽이기』는 그 질문들을 가슴 깊숙이 새기게 만든다. 누군가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는 일, 그 작고도 어려운 공감의 시작이 얼마나 먼 길을 비출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고 단단하게 바라보게 한다. 그러니 이 책은 오래된 고전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곁에서 숨 쉬는 하나의 나침반이다.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방향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가리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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