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수민족 살림지식총서 333
정재남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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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수민족>은 중국에 존재하는 55개의 소수민족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중국의 정치나 경제를 다룬 책은 많이 나온 반면, 소수민족 문제를 다룬 책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의 티벳(시좡) 문제에서 보듯이, 소수민족 문제는 정치나 경제 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소수 민족인 조선족은 사실 한국 사람들과 한 핏줄이기도 하니까, 소수민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이 책은 중국 소수민족의 분류와 특징, 종교와 문화를 설명한 다음에 중국 당국이 어떻게 소수 민족을 다루어 왔는지 설명합니다. 소수민족의 특징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소수민족의 생활 모습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소수 민족 문제와 조선족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졌던 티벳의 강력한 저항을 떠올리면서 무척 인상깊게 읽었답니다.

티베트족, 위구르족, 몽골족 등의 소수민족과 중국 당국의 갈등을 보고 있으면, 제3자인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도저히 판단이 잘 서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수민족 측의 입장을 들어 보면 충분히 그들이 독립과 해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입장을 들어 보면 그들도 나름대로 중국을 안정되고 균형감있게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의 소련이 민족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여 여러 나라로 쪼개졌는데, 그렇게 나뉜 이후에도 계속 반목과 갈등이 있는 것을 보면 설사 중국에서 여러 소수 민족들이 독립을 쟁취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도 계속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한국인들에게 소수민족이라는 개념은 무척 낯선 것 같습니다. 한반도에서 단일(물론 단일하지 않다고 보는 학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민족으로 살아 오면서, 우리와 모습과 종교가 다른 소수민족들과 함께 살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를 이해하면, 중국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에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주 외국인 문제에 대하여도 비교하며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자신과 생활 방식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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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경제의 리더들 - 팍스 시니카와 화교 네트워크 살림지식총서 331
박형기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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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경제의 리더들>은 중국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화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국을 상대로 사업을 하고 싶으신 사장님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사실 억지를 부려 책을 쓰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그룹의 회장의 일대기를 다루면 그를 신화화해 버리고 거짓과 과장을 더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이 책은 보다 냉정하게 중화경제의 리더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화교의 발생과 그들의 역사, 파벌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의 잘 나가는 리더들이 단순하게 운이 좋아서 돈을 벌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성공 이면에 감춰진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밝히는 것이지요.

지금이야 화교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에 부정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예전의 화교들의 모습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계속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해야 했고, 심지어 고향을 떠나 중국 이외의 나라로 가야만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이야 외국 생활을 많이 하는 것이 '국제 감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농업이 중시되던 시기에 이렇게 떠돌아 다니는 것은 분명 큰 고생이자 상처였을 것입니다.

외국을 떠돌아 다니면서 특유의 상인 감각을 발휘하고 근면하게 일하여, 화교들은 경제의 중심적 위치를 획득하게 됩니다. 특히 출신 지역이 같은 사람끼리 뭉쳐서 어려운 일들을 극복한다는 것이 저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성공했을 경우, 그가 어디어디 파벌 소속이라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그의 성장 배경과 인맥을 아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면을 보면 그들은 무척 폐쇄적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척 개방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야후 같은 유명한 기업을 경영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고향 중국 대륙에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과연 몇 백년 전에 고향을 떠나 유랑하던 자신들의 조상이 이러한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지 궁금해지네요.

에필로그 부분에서, 한국에 차이나타운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다루는 것을 보고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만약 화교들이 차이나타운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의 모습은 무척 다르게 변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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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엘리트 - 마오쩌둥에서 제5세대 지도자들까지 살림지식총서 332
주장환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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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에서 중국에 관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은 왜 이렇게 관료 체계가 복잡한 거야?" 태자단이 어떻고...총서기, 당의장, 공청단...모두 한국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들이 나와서 뉴스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후진타오가 자주 화면에 비치는 것을 보면 분명히 높은 사람인 것 같기는 한데...그 외에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중국의 엘리트> 이 책은 저의 궁금증을 잘 풀어주는 책이었습니다. 중국의 엘리트들이 공산당의 성장과 발전을 통하여 어떠한 단계로 구분되는 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항일 전쟁 시기에는 용맹한 기세와 꺾이지 않는 기개가 중시되었다면, 문화혁명과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예전의 투쟁가 같은 지도자 보다는 보다 유연하고 능력있는 엘리트들이 주목받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항일이나 독립 같은 가치와 경제 부양과 같은 가치는 양립하기 힘든가 봅니다.

중국에 대하여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은 충분히 수긍하실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중국 현대사에 대하여 아주 모르시는 분이라면, 책에 나온 엘리트의 세대 구분이 무척 낯설게 느껴지실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책에 설명된 엘리트들의 삶을 통하여 중국 현대사에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얇은 책 안에 중국 엘리트의 모든 것을 담고자 하다 보니, 각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짧게 되어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마오쩌둥 한 사람만 다루어도 책 수십권이 모자랄텐데 말이에요. 방대한 분량을 압축해서 설명하다보니 그의 출생지, 성격, 성향, 업적 정도를 단편적으로만 다룰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굳이 비교를 하자면 지식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재가 아니라, 시험 대비용으로 압축해 놓은 메모장 같다고 할까요? 중국의 엘리트들에 대하여 보다 폭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책을 다시 찾아 읽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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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중국의 두뇌 살림지식총서 328
조창완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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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전문가 조창완 씨가 베이징에 대하여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에요. 저는 이 분이 쓰신 다른 책 <베이징 - 네 멋대로 가라!>도 읽어 본 적이 있거든요. 그 책은 가이드북의 형식으로 중국과 베이징에 대하여 잘 설명하고 있는데, 살림지식총서에서 나온 이 책은 그 가이드북의 내용을 압축하고, 학술적인 내용을 더 첨가해 놓았네요.

베이징은 모두 아시다시피 중국의 두뇌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고, 중국 여행의 첫 출발지 역할도 하고 있지요. 저자는 중국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치 독자가 베이징에 여행하는 것 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줍니다. 베이징의 관광 명소들의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역사들을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저자가 인문학 및 사회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록 책 자체는 얇고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깊이와 무게가 있습니다. 베이징에 가시고 싶으신 분께서는 주머니에 가볍게 챙겨 가시면 좋을 듯 싶네요.

마지막 부문에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인들에 관한 내용이 있었는데, 참 유익하였습니다. 특히 미리 중국 진출에 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진출했던 수많은 중소 상공인들이 실패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책을 통하여 알게 되니, 무척 안타까웠어요. 역시 외국에 나가서 돈을 벌거나 생활하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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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 신화와 현실
박지향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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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2002년 입니다. 지금이 2008년이니까 무려 6년 전이네요. 그 때 영국사 수업을 들으면서 참고하려고 산 책인데, 수업 때는 그냥 선생님 말씀을 듣는 것으로 제국주의 공부를 대신해 버렸어요. 그리고 읽어야 겠다고 마음은 수차례 먹기는 하였지만, 어쩐지 어렵게 느껴져서 손이 선뜻 이 책으로 가지를 않았어요.

놀랍게도 2008년이 되어서, 이 책을 드디어 다 읽어 버렸네요. 2002년과 2008년 사이 6년의 시간이 흘렀고, 저도 학생 신분을 벗어나게 되었어요. 그동안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2002년에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건으로 혼란스러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2008년에 미국 소고기 문제로 다시 나라가 들썩들썩 하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6년의 시간동안 아직도 미국의 문제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아직도 식민지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특히 이 책의 저자 분께서 최근 뉴라이트라는 곳에서 활동하시면서 각종 보수 담론을 제작하고 계셔서, 이 책이 편향되어 있지는 않을까 생각도 많이 들었답니다. 책을 읽고 난 다음 드는 생각은, 분명 영국(을 포함한 식민 세력)을 우호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좌-우의 편을 떠나 객관적으로 글을 쓰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국주의가 제3세계를 착취하고 억압한 것은 사실일까요? 제국을 건설한 덕분에 영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번영을 누리는 데 성공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침략을 당한 나라를 무조건 '선'의 위치에 놓고, 침략한 나라를 '악'으로만 놓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생각인 것 같아요. 침략과 착취라는 겉모습 뒤에는 사실 무척 복잡한 갈등과 모순, 논쟁이 있었던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영국의 제국주의 확장이 그동안 소수자로 억압받았던 아일랜드 출신이나 스코틀랜드 출신에게는 출세의 기회가 되었다는 점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 같아요. 잉글랜드 본토인에게 무시받던 사람에게 식민지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을까요.

영국 더 정확히 말해 잉글랜드 사람들 조차 핏줄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민족이 섞여 있다는 것을 보면, 혈통과 인종을 통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을 우월하다고 여기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가 알게 되어요. 제국주의는 겉으로 보면 무척 견고하고 무서운 것 같지만, 어떤 면에서는 겉만 무섭고 속으로는 열등감이나 두려움 같은 것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 한국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제국과 식민지 문제를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한 비교는 좀 단순한 것 같아요. 영국 제국주의를 비롯하여 다른 나라의 제국주의도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많이 영향을 받는 한국사람이기에, 더욱 그러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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