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경제의 리더들 - 팍스 시니카와 화교 네트워크 살림지식총서 331
박형기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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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경제의 리더들>은 중국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화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국을 상대로 사업을 하고 싶으신 사장님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사실 억지를 부려 책을 쓰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그룹의 회장의 일대기를 다루면 그를 신화화해 버리고 거짓과 과장을 더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이 책은 보다 냉정하게 중화경제의 리더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화교의 발생과 그들의 역사, 파벌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의 잘 나가는 리더들이 단순하게 운이 좋아서 돈을 벌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성공 이면에 감춰진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밝히는 것이지요.

지금이야 화교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에 부정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예전의 화교들의 모습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계속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해야 했고, 심지어 고향을 떠나 중국 이외의 나라로 가야만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이야 외국 생활을 많이 하는 것이 '국제 감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농업이 중시되던 시기에 이렇게 떠돌아 다니는 것은 분명 큰 고생이자 상처였을 것입니다.

외국을 떠돌아 다니면서 특유의 상인 감각을 발휘하고 근면하게 일하여, 화교들은 경제의 중심적 위치를 획득하게 됩니다. 특히 출신 지역이 같은 사람끼리 뭉쳐서 어려운 일들을 극복한다는 것이 저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성공했을 경우, 그가 어디어디 파벌 소속이라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그의 성장 배경과 인맥을 아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면을 보면 그들은 무척 폐쇄적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척 개방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야후 같은 유명한 기업을 경영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고향 중국 대륙에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과연 몇 백년 전에 고향을 떠나 유랑하던 자신들의 조상이 이러한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지 궁금해지네요.

에필로그 부분에서, 한국에 차이나타운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다루는 것을 보고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만약 화교들이 차이나타운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의 모습은 무척 다르게 변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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