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야외에 나와 여름 밤에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은 즐겁다.

여러 가지 장르의 영화를 준비하고 갔는데,

다수의 사람들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선택했다.

내심 생각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액션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사람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앞일은 모르는 법이죠."

 

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미국 뉴올리언즈의 부호 버튼은 아들을 얻는다.

그러나 아들은 특이하게도 다 늙어버린 노인의 피부와 체질을 가진 아기였고,

부인은 산고로 인해 죽는다.

순간 이성을 잃은 버튼은 아들을 노인 요양원에 버려둔 채 돌아선다.

 

몸은 늙었지만 보통 아이들과 똑같은 감성과 지성을 가진 벤자민.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몸은 젊어지고 감성과 지성은 성숙해진다.

특별한 삶을 살게 된 벤자민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들을 접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비밀 하나 알려줄까? 뚱뚱한 사람이나, 마른 사람이나, 키 큰 사람이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다 고독해. 당혹스러운 일이지!"

 

<가을의 전설>,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Brad Pitt)도 어느덧 중년 남자가 되었다.

분장이겠지만 20-30대의 브래드 피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미중년의 배우로서 이제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 주고 있다.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의 연인이었던,

줄리아 오몬드(Julia Ormond)을 오랜만에 보았다.

 

<에어리언3>, <세븐>, <소셜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감독.

다양한 장르에서 기막힌 상상력으로 영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예전에는 무거운 주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근래에는 휴먼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다.

 



 

"굉장히 젊어졌구나!"

 

"껍데기일 뿐이야."

 

원작이 있는 영화였지만 원작을 모르기 때문에 영화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특이한 설정이었는데 어색하지 않는 설정이라 공감할 수 있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상황에서 벤자민과 데이지가 젊음의 절정에서 나누는 사랑은, 

행복하면서도 왠지 슬퍼보였다.

 

3시간에 가까운 영화였지만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확실했다.

"앞날은 알 수 없지만 운명은 받아 들여야 한다."

여러 면에서 <포레스트 검프>와 비슷한 분위기와 연출을 볼 수 있었다.

 



 

"잘 자, 데이지."

 

"잘 자, 벤자민." 

 

거꾸로 가는 시간 속에서 사는 버튼의 눈으로,

정상적인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들 바라보는 것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영화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올 때면 짧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늙어가는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현실을 보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벤자민.

그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깨닫게 되는 삶과 인생의 의미는 낯설지 않았다.

왜냐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깊게 생각하며 여유를 갖기에는 지금 세상은 너무 복잡하다.

 

시간은 정확하고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자신의 몫이다.

사랑할 시간, 일할 시간, 잠잘 시간 등등..

모든 시간들은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한 사람들에게만 기억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일수록 소중하다.

앞일을 알 수 없다면 지금 이 순간에 주어진 시간을 받아 들이고,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시간은 사람을 늙게 하지만,

사람이 가진 기억들은 절대 늙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들이 쌓여 만든 추억은,

사람의 마지막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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